정수기 앞면 아래쪽 추출구에 면봉 끝을 넣어 안쪽 벽을 따라 돌려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정수기 필터를 제때 갈아 끼우고 나면 이제 물은 안심하고 마셔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리 기사가 다녀간 날이나 직접 필터를 바꿔 끼운 날은 더 그렇다. 그런데 정작 날마다 컵을 가져다 대는 자리, 물이 쏟아져 나오는 입구 쪽을 제대로 들여다본 기억은 좀처럼 없다.
정수기를 닦는다고 하면 대개 몸통 앞면과 물받이 정도에서 끝난다. 행주로 겉을 한 번 닦고 물받이를 비워 헹구면 할 일을 다 한 것 같지만, 컵이 닿는 입구 안쪽은 손이 들어가지도 않고 눈에도 잘 보이지 않아 그냥 넘어가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입구 언저리가 불그스름하거나 미끌거리는 것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
필터를 아무리 잘 갈아도 물이 마지막으로 지나는 1cm에서 다시 더러워지면 소용이 없다. 면봉과 거즈, 그리고 집에 있는 식초나 약국에서 파는 소독용 알코올만 있으면 이 자리를 몇 분 만에 닦아 낼 수 있다.
물이 마지막으로 지나는 추출구에 붉은 물때가 끼는 이유
추출구 끝에 물방울 한 방울이 맺혀 있고 안쪽 테두리 한쪽에만 옅은 분홍빛 자국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추출구는 정수기에서 유일하게 바깥 공기와 맞닿아 있는 물길이다. 물을 한 컵 받고 나면 입구 끝에 물방울이 한두 방울 매달린 채로 남는데, 공기 중을 떠다니던 먼지가 여기에 내려앉아 그대로 붙는다. 물기가 마를 새 없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그 자리에 미끈한 막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붉은 기가 도는 물때로 굳는다.
문제는 이 막이 겉이 아니라 안쪽 벽에 붙어 있다는 점이다. 추출구는 끝이 둥글게 말려 있거나 안쪽에 단이 져 있어서 행주로는 바깥 테두리밖에 닿지 않는다. 그래서 겉을 아무리 문질러도 며칠이면 다시 불그스름해지고, 얼음이 함께 나오는 모델은 통로가 넓고 안쪽에 물기가 오래 남아 눅눅한 냄새가 배기도 한다.
식초물은 이 미끈한 막을 무르게 만들어 살짝만 문질러도 떨어져 나오게 하고, 소독용 알코올은 닦은 자리가 금방 말라 물기를 남기지 않는다. 결국 겉을 닦는 도구 말고 입구 안으로 들어가는 가는 도구가 필요한데, 집에 흔한 면봉이 그 역할을 한다.
면봉으로 정수기 물 나오는 입구 닦는 방법
면봉 서너 개와 접은 거즈, 식초와 물을 1대 2로 섞은 식초물을 담은 작은 그릇을 준비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면봉 서너 개와 거즈나 마른 수건 한 장, 그리고 식초와 물을 1대 2로 섞은 식초물을 작은 그릇에 준비한다. 식초 냄새가 부담스러우면 소독용 알코올을 그대로 쓴다. 뜨거운 물이 나오는 모델은 닦는 동안 버튼이 눌리지 않도록 온수 잠금부터 걸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추출구가 돌려서 빠지는 모델이라면 먼저 떼어 낸다. 떼어 낸 추출구는 중성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5분쯤 담갔다가 부드러운 솔로 안쪽을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완전히 말린 뒤에 다시 끼운다. 젖은 채로 끼우면 안쪽에 물이 고여 며칠 만에 도로 미끌거린다.
분리한 추출구 부품을 한 손에 쥐고 작은 솔로 안쪽 통로를 문지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분리가 되지 않는 모델은 면봉을 식초물에 적셔 물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살짝 짠 뒤, 입구 안으로 밀어 넣어 벽을 따라 한 바퀴 돌려 가며 닦는다. 면봉 끝에 불그스름한 것이 묻어 나오면 새 면봉으로 바꿔 같은 자리를 다시 닦고, 아무것도 묻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두세 개를 쓴다. 바깥 테두리는 거즈에 식초물을 묻혀 감싸 쥐고 돌려 닦는다.
추출구 바깥 테두리를 식초물 묻힌 거즈로 감싸 쥐고 돌려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닦았으면 물을 한두 컵 받아 그대로 버려 남은 식초 기운을 흘려보내고, 마른 수건으로 입구 물기를 닦아 둔다. 염소계 세제나 표백제는 입에 닿는 자리라 쓰지 않는다. 이 정도면 5분이면 끝나므로 주 1~2회, 물받이를 비우는 김에 함께 하면 좋고, 얼음이 나오는 모델은 통로에 물기가 더 오래 남으니 같은 방법으로 챙기는 것이 좋다.
정수기 추출구를 닦는 일은 값을 치르고 걸러 낸 물이 컵에 담기기 직전까지 그대로이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