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감악산 아스타국화 / 한국관광콘텐츠랩-전계성 |
경남 거창군 신원면에는 산꼭대기가 넓게 펴진 자리에 꽃밭이 들어선 곳이 나온다. 감악산 정상은 해발 952미터인데 그 아래 900미터 언저리가 평평하게 펼쳐져서, 능선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산줄기가 겹겹이 내려앉은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자리를 별바람언덕이라 부른다. 거창군이 이 고원에 10만 제곱미터쯤 되는 꽃밭을 가꾸어 두었고 그 가운데 아스타 국화 단지만 5만 제곱미터에 30만 본이 심겨, 꽃이 필 때는 능선 전체가 보랏빛으로 덮인다.
아스타 국화가 피는 시기와 8월의 벌개미취
거창 감악산 / 한국관광콘텐츠랩-예광희 |
다만 이 보랏빛을 보려면 시기를 맞춰야 한다. 아스타 국화의 개화는 9월에 들어서야 시작되고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가 절정이라, 8월 하순에 오르면 아직 꽃대만 올라온 밭을 보게 된다.
그렇다고 8월 말의 이 언덕이 비는 것은 아니다. 이 시기 능선을 채우는 꽃은 벌개미취다.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연보랏빛으로 피는 이 국화과 식물이 1.2헥타르 넓이에 11만 본 심겨서, 아스타를 기다리는 동안 이쪽이 대신 자리를 채운다.
가을로 접어들면 꽃이 한 번 더 바뀐다. 아스타에 이어 구절초가 4헥타르 넓이로 피어나므로,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는 보랏빛과 흰빛이 함께 능선을 덮는다.
계단 없이 3.5킬로미터를 도는 둘레길
감악산 출렁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한반도관광센터 비켄 |
이 언덕을 도는 길에는 계단이 한 곳도 없다. 무장애 나눔길이라는 이름으로 3.5킬로미터가 놓였고 경사도 8도를 넘지 않게 다듬어져서, 유모차를 밀거나 휠체어를 타고도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한 바퀴에 걸리는 시간은 한 시간쯤이다. 출발한 자리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구조이고 길 위에 전망대가 네 곳 놓여, 걷다가 쉬면서 아래를 내려다보기에 어렵지 않다.
감악산 출렁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한반도관광센터 비켄 |
전망대에 서면 이름난 산들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 지리산, 북쪽으로 덕유산, 동쪽으로 가야산이 잡히고 발아래로는 합천호 물빛까지 내려다보인다.
이 능선에는 풍력발전기 일곱 기가 늘어섰다. 기둥 높이가 80미터에 날개 지름이 90미터인 발전기가 2016년 2월부터 돌아가는데, 바로 아래를 지날 때 머리 위에서 나는 날개 소리가 이 길에서만 겪는 일이다.
차로 오르는 길과 축제 기간 예약제
감악산 출렁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한반도관광센터 비켄 |
평소에는 언덕 가까이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입장료도 주차료도 따로 받지 않으므로, 꽃철이 아닌 때에는 차를 대고 바로 언덕으로 걸어 들어가면 된다.
축제 기간에는 방식이 달라진다. 올해 감악산 꽃&별 여행은 9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열리고 이 기간에는 차량이 사전예약제로 바뀌어 승용차 한 대에 6000원을 미리 결제해야 한다. 예약을 놓쳤다면 산 아래 임시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되고 요금은 한 사람에 3000원이다.
감악산 출렁다리 / 한국관광콘텐츠랩-한반도관광센터 비켄 |
옷은 계절보다 한 발 앞서 챙겨야 한다. 이 고원은 평지보다 기온이 5도 넘게 낮고 풍력발전기가 설 만큼 바람이 센 자리라, 한여름에 올라도 얇은 바람막이 하나는 넣어 가는 쪽이 안전하다. 축제 기간에는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차량 진입이 막히니, 해 질 녘까지 머물 생각이라면 셔틀 막차 시각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