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석쇠 설거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오븐에 딸린 석쇠나 가스레인지 위에 얹는 철망은 집 안에서 손대기 가장 어려운 물건 가운데 하나다. 국물이 끓어 넘치고 기름이 튀는 자리에 그대로 놓인 채 매번 불을 받다 보니, 검게 눌어붙은 자국이 겹겹이 쌓여 돌덩이처럼 굳는다.
수세미로 문질러 봐도 표면만 미끄러질 뿐 검은 층은 그대로다. 철수세미로 힘껏 밀면 조금씩 벗겨지기는 하지만 팔이 먼저 지치고 살대 사이사이는 손이 닿지 않아 결국 포기하게 된다. 이런 석쇠를 문지르지 않고 벗겨 내는 방법으로 알려진 것이 비닐봉지와 암모니아수를 쓰는 방식이다.
석쇠의 탄 기름때가 돌덩이처럼 굳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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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쇠에 튄 기름은 그 자리에서 계속 열을 받는다. 액체였던 기름이 높은 온도에서 성질이 바뀌면서 서로 엉겨 붙고, 그렇게 만들어진 층 위에 다음 기름이 다시 얹혀 굳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이 쌓이면 표면은 기름이라기보다 딱딱한 껍질에 가까워진다. 물에도 풀리지 않고 주방세제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상태라, 세제를 아무리 묻혀도 겉만 번들거릴 뿐 안쪽까지 닿지 않는다. 결국 남는 선택은 힘으로 긁어내는 것뿐인데 그때는 석쇠 표면이 함께 상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문지르는 힘이 아니라 이 껍질을 풀어 주는 성분이다. 굳은 층을 아래에서부터 들뜨게 만들면 살대 사이에 낀 부분까지 한꺼번에 떨어지기 때문에 손이 닿는지 여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밀폐한 봉지 안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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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수는 알칼리성이 강한 액체다. 알칼리 성분은 굳은 기름과 만나면 그 성질을 바꿔 물에 씻기는 상태로 되돌리는데, 이 반응이 굳은 층과 금속 사이를 벌려 놓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액체가 아니라 봉지 안을 채우는 기체다. 암모니아수는 상온에서도 계속 기체를 내놓기 때문에 봉지를 단단히 묶어 두면 그 안이 암모니아 가스로 가득 차고, 이 기체가 석쇠 구석구석에 골고루 닿는다.
부어 놓은 액체에 잠기는 부분은 석쇠 아래쪽뿐이다. 반면 기체는 살대 위아래와 사이사이까지 빈틈없이 스며들기 때문에 반 컵 정도의 적은 양으로도 석쇠 전체가 같은 조건에 놓인다. 봉지를 꼭 밀봉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닐봉지와 암모니아수로 석쇠 때 벗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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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은 김장용 비닐봉지와 약국에서 파는 암모니아수면 된다. 석쇠가 접히지 않고 들어갈 만큼 넉넉한 봉지를 고르고, 봉지가 얇으면 두 겹으로 겹쳐 새는 것을 막는다.
석쇠를 봉지에 넣고 암모니아수를 반 컵쯤 붓는다. 석쇠에 직접 끼얹을 필요 없이 봉지 바닥에 부어 두기만 하면 되고, 부은 뒤에는 공기를 적당히 남긴 채 입구를 여러 번 접어 단단히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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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은 봉지는 베란다나 야외에 하룻밤 그대로 둔다. 암모니아 냄새가 매우 강해 실내에 두면 온 집에 퍼지므로 반드시 바람이 통하는 바깥에 두고, 락스나 다른 세제와는 절대 함께 쓰지 않는다.
다음 날 봉지를 열 때는 얼굴을 돌리고 입구부터 벌린다. 안에 찬 가스를 먼저 날려 보낸 뒤 석쇠를 꺼내 물을 뿌리면 검게 굳어 있던 층이 미역처럼 밀려 나오고, 남은 자국은 수세미로 가볍게 훑기만 해도 걷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