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학동고분군 / 한국관광콘텐츠랩-장재윤 |
경남 고성군 고성읍 북쪽에는 둥근 봉분들이 서로 맞닿은 채 늘어선 구릉이 있다. 무기산이라 부르는 이 낮은 언덕은 거의 평지에 가까울 만큼 완만한데, 잔디로 덮인 봉분의 곡선이 겹쳐 보이는 풍경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된다.
이곳이 사적으로 지정된 것은 1963년이다. 지정 면적은 6만 7325제곱미터이고, 2023년 9월에는 김해 대성동과 함안 말이산을 비롯한 일곱 곳과 함께 가야고분군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열여섯 번째 세계유산이 이렇게 정해졌다.
소가야 왕들이 묻힌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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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덤들의 주인은 소가야 사람들이다. 고자국이라 불리던 소가야의 지배층이 5세기 후반부터 6세기 전반 사이에 이 구릉을 왕들의 무덤 자리로 삼았고, 지금 남은 대형 봉토분은 자료에 따라 여섯 기에서 일곱 기로 헤아려진다.
이 가운데 1호분은 오랫동안 논쟁의 한가운데 놓였다. 겉모습이 일본의 전방후원분과 닮았다는 이유로 일본식 무덤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인데,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이어진 발굴로 사정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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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세 개의 봉토가 잇달아 겹쳐 쌓인 가야 고유의 형식임이 확인됐고, 안에서는 붉게 칠한 굴식돌방무덤이 나왔다.
가장 큰 봉분이 드러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25년 발굴 결과 14호분이 남북 47.5미터에 동서 53미터, 높이 7.6미터로 확인되면서 가야 권역에서 가장 큰 봉분으로 꼽히게 됐다.
구릉을 걸어 도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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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분 사이로는 탐방로가 놓여 있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구릉이라 걷는 데 힘이 들지 않고, 봉분과 봉분 사이를 지나며 능선이 겹쳐지는 각도를 계속 바꿔 볼 수 있다.
길이 가장 높은 자리에 서면 시야가 트인다. 발아래로 고성 읍내의 낮은 지붕과 거리가 펼쳐지고, 그 너머로 이어지는 산줄기까지 한눈에 담긴다.
지금 이 일대는 손을 보는 중이다. 고성군이 쉼터를 다시 놓고 가장자리에 치자나무를 심는 정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걷는 동선이 예전과 달라져 있을 수 있다.
8월 말의 야간 행사와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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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말에는 이 고분군이 밤에 문을 연다. 8월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고성국가유산야행이 열려 봉분 위로 드론 라이트쇼가 뜨고 야간 해설과 공연, 야시장이 함께 차려진다. 같은 날부터 9월 10일까지는 일곱 곳의 가야고분군이 동시에 참여하는 세계유산축전도 이어진다.
낮에 가면 바로 아래 박물관을 함께 보게 된다. 고성박물관이 고분군 바로 아래 송학로113번길 50에 자리하고 관람료를 받지 않으며, 이 고분군에서 나온 토기와 철기, 장신구를 상설로 전시한다. 다만 월요일에는 문을 닫으니 요일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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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찾아간다면 통영대전고속도로 고성IC에서 내리면 된다. 고성 시외버스터미널이 고분군과 같은 송학고분로 변에 있어 버스로 와도 멀지 않고, 하이면의 상족암군립공원과 회화면의 당항포관광지는 차를 타고 따로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