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밤 사 오면 물부터 부어보세요"…2시간 뒤 떠오르는 밤은 버려야 합니다


물에 담근 햇밤 가운데 떠오른 밤을 확인하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에 담근 햇밤 가운데 떠오른 밤을 확인하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9월 중순이 지나면 시장과 마트 매대에 햇밤이 쌓인다. 알이 굵고 껍질에 윤기가 도는 것으로 한 봉지 골라 와서 베란다나 냉장고 한쪽에 두었다가 며칠 뒤에 꺼내 보면, 몇 알에 하얀 곰팡이가 피어 있거나 껍질에 작은 구멍이 나 있어 볼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밤을 고를 때는 대개 껍질이 갈라지지 않았는지, 손으로 눌렀을 때 물렁하지 않은지를 본다. 그런데 이렇게 겉만 보고 골라 온 밤도 봉지째 두면 일주일을 못 가는 일이 잦고, 상한 밤 몇 알이 섞여 있으면 그 옆에 있던 멀쩡한 밤까지 같이 무르기 시작한다.

사 온 밤을 손질하기 전에 큰 그릇에 물을 붓고 담가 두는 것만으로 이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두세 시간 뒤에 위로 떠오른 밤만 골라서 버리면, 남은 밤은 냉장고에서 두세 달까지 두고 먹을 수 있다.

겉이 멀쩡한 밤도 물에 뜨는 이유

껍질의 작은 구멍을 가까이 살펴보는 생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껍질의 작은 구멍을 가까이 살펴보는 생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밤에 구멍을 내는 벌레는 밤이 아직 나무에 달려 있을 때 껍질 속에 알을 낳아 두는데,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밤 속살을 파먹으며 자라는 동안 파먹은 자리가 그대로 빈 공간으로 남는다. 겉으로는 단단해 보여도 속은 이미 비어 가고 있는 상태다.

이 과정이 껍질 안쪽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문제다. 애벌레가 다 자라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껍질에 구멍이 뚫리지 않아, 밤을 하나씩 손으로 눌러 보고 눈으로 살펴봐도 속이 꽉 찬 밤과 구분하기가 어렵다. 겉모양만으로 고르다 보면 상한 밤이 그대로 봉지에 섞여 들어온다.

대신 무게는 확실하게 달라진다. 속이 꽉 찬 생밤은 물보다 무거워 그릇 바닥에 가라앉지만, 속을 파먹혀 빈 곳이 생긴 밤이나 마르고 썩어 들어간 밤은 그만큼 가벼워져 물 위로 올라온다. 손과 눈으로 가리기 어려운 밤을 물에 담가 두면 간단히 구분할 수 있으니, 밤을 사 온 날에는 손질보다 물에 담그는 일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

생밤에서 벌레 먹은 밤 골라내는 방법

큰 그릇에 생밤이 잠기도록 찬물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큰 그릇에 생밤이 잠기도록 찬물을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큰 그릇과 찬물뿐이다. 사 온 밤을 봉지에서 전부 꺼내 그릇에 쏟고 밤이 완전히 잠기도록 찬물을 붓는데, 물이 모자라 밤끼리 겹쳐 있으면 아래쪽 밤이 떠오르지 못하니 밤 높이보다 손가락 두 마디쯤 물이 더 올라오게 부어야 한다.

그 상태로 두세 시간을 그대로 둔다. 시간이 지나면 물 위에 둥둥 뜬 밤이 눈에 띄는데, 이렇게 떠오른 밤은 속이 비었거나 썩어 들어간 것이라 건져서 버린다. 두세 시간이 지나도록 한 알도 뜨지 않으면 그 봉지는 상태가 좋은 것이니 그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된다.

남은 밤은 물에서 건져 겉에 묻은 흙과 먼지를 씻어 낸 다음, 물기를 완전히 말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채반에 한 겹으로 펼쳐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두고 마른 수건으로 한 번 닦아 주는데, 껍질을 만졌을 때 축축한 느낌이 전혀 없어야 다 마른 것이다. 물기가 남은 채로 담아 두면 냉장 보관 중에도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채반에 펼친 밤의 물기를 마른 수건으로 닦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채반에 펼친 밤의 물기를 마른 수건으로 닦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기가 마른 밤은 신문지에 싸서 냉장실에 넣어 두면 두세 달까지 두고 먹을 수 있다. 껍질째 두는 생밤은 영하 1도에서 0도 사이가 가장 알맞아 김치냉장고가 있다면 그쪽이 낫고, 일반 냉장고에 넣는다면 온도가 낮은 안쪽에 둔다. 일주일 안에 먹을 양은 키친타월로 감싸 밀폐용기에 담아 0~4도 냉장실에 두면 된다.

키친타월을 깐 밀폐용기에 생밤을 담아 냉장 보관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키친타월을 깐 밀폐용기에 생밤을 담아 냉장 보관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을에 사 온 밤 한 봉지를 끝까지 먹으려면 사 온 날 물 한 그릇에 담가 두는 일부터 해 보길 권한다. 떠오르는 몇 알을 미리 골라내는 것이 남은 밤을 오래 두고 먹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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