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캔버스 운동화 한 켤레가 키친타월로 감싸인 채 베란다 그늘 바닥에 옆으로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볕이 좋은 날에 흰 운동화를 빨아 베란다 난간이나 마당 한쪽에 나란히 세워 두는 경우가 많다. 하얗게 빨았으니 해를 충분히 쬐어야 더 하얘질 것 같고, 천이 두꺼운 운동화일수록 빨리 말라야 눅눅한 냄새가 덜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 다 마른 운동화를 꺼내 보면 앞코나 발등 쪽이 누렇게 뜨고, 천과 고무 밑창이 만나는 자리에 얼룩 자국이 번져 있는 경우가 있다. 세제를 더 풀어 다시 빨아도 그 자리만 색이 돌아오지 않아 결국 신발장 안쪽으로 밀어 두게 된다.
이때 손을 대야 하는 곳은 세탁이 아니라 말리는 방법인데, 주방에서 쓰는 키친타월 몇 장과 신문지만 있으면 된다.
잘 빨아 놓은 흰 운동화가 마르면서 누레지는 이유
마른 흰 운동화의 앞코와 고무 밑창 경계선을 가까이 본 모습으로, 경계선 한 곳에만 옅은 노란 테두리 자국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누런 얼룩이 생기는 첫 번째 이유는 헹궈 내지 못하고 남은 세제 성분이다. 운동화는 천이 두껍고 안쪽에 쿠션이 겹겹이 들어 있어 물이 잘 통하지 않는데, 대야에서 한두 번 헹구는 정도로는 거품만 사라질 뿐 천 속에 스며든 세제가 그대로 남는다.
천 속에 남은 세제 성분은 마르는 동안 공기와 만나 산화하면서 색을 띠는데, 하필 물이 마지막까지 고여 있던 앞코나 밑창 경계선에 몰려 그 자리에만 테두리처럼 누런 자국이 남는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던 신발이 마른 뒤에 더 지저분해 보이는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햇빛이다. 밑창에 쓰이는 고무와 이브이에이(EVA) 소재는 자외선을 오래 받으면 표면이 산화되면서 누렇게 변하고, 이렇게 변한 색은 다시 빨아도 빠지지 않는다. 남은 세제도 강한 햇빛 아래에서 훨씬 빨리 변색되기 때문에, 볕에 바짝 말리는 방식은 누런 얼룩을 앞당기는 셈이다.
흰 운동화 누런 얼룩 없이 말리는 방법
스테인리스 싱크대 볼 안에서 두 손이 물에 담근 흰 운동화의 혀 부분을 눌러 물을 빼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그래서 말리기 전에 남은 세제부터 빼내야 한다. 세탁을 마쳤으면 미지근한 물에 운동화를 담갔다 꺼내기를 서너 번 반복하고, 혀 부분과 뒤축을 손으로 꾹꾹 눌러 물을 빼 준다. 눌렀을 때 거품기가 전혀 올라오지 않고 미끌거림이 없으면 헹굼이 끝난 것이다.
물기를 대강 털어 낸 다음에는 키친타월을 펼쳐 운동화 겉면을 한 겹 감싼다. 앞코부터 발등, 옆면까지 빈틈 없이 붙이고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천에 밀착시키는데, 한 겹으로 금세 젖어 버린다면 두세 겹을 덧대면 된다. 키친타월이 천에 남은 물기를 빨아들이면서 그 물에 녹아 있던 세제 성분까지 같이 끌어올린다.
손바닥이 흰 운동화 앞코에 덮은 키친타월을 눌러 천에 밀착시키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신발 안쪽에는 신문지를 뭉쳐 넣어 채운다. 앞코 깊숙한 곳까지 밀어 넣되 형태가 눌리지 않을 만큼만 채우고, 이렇게 해 두면 안쪽 습기가 빠지면서 마르는 동안 신발 모양도 그대로 잡힌다. 그런 다음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옆으로 눕히거나 뒤축이 위로 가게 세워 둔다.
손이 구겨 뭉친 신문지를 흰 운동화 안쪽 앞코 방향으로 밀어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두세 시간 뒤 겉면을 만져 보아 키친타월이 축축해졌으면 마른 것으로 갈아 준다. 안에 넣은 신문지도 눅눅해지면 새것으로 바꾸고, 보통 한두 번만 갈아 주면 다음 날 안쪽까지 마른다. 다만 빨리 말리겠다고 헤어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을 쐬거나 건조기에 넣지는 않는데, 열을 받으면 밑창을 붙여 놓은 접착제가 물러져 옆면이 벌어질 수 있다.
흰 운동화는 빨 때보다 말릴 때 색이 갈린다. 다음에 운동화를 빨거든 볕이 잘 드는 자리를 찾지 말고 키친타월로 감싸 그늘에 두어 보길 권한다. 몇 번 더 헹구고 종이 몇 장을 덧대는 수고면, 빨았을 때의 그 흰색을 다음 계절까지 신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