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떡볶이에 넣거나 샐러드에 올리려고 계란을 삶다 보면 마음처럼 되지 않는 날이 있다. 끓는 물 속에서 껍데기가 갈라져 흰자가 하얗게 뿜어져 나오기도 하고, 다 삶고 나서 껍질을 까면 살점이 함께 떨어져 나가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기도 한다. 소금이나 식초를 넣어 봐도 매번 깔끔하게 되지는 않는다.
이럴 때는 책상 서랍에 굴러다니는 압정 하나면 된다. 물에 넣고 끓이기 전에 계란의 뭉툭한 쪽에 바늘구멍을 하나 내주는 것인데, 이 작은 구멍 하나로 껍데기가 갈라지는 일도 줄고 껍질도 한 번에 벗겨진다. 준비할 것도 없고 시간이 더 드는 것도 아니다.
계란이 끓는 물에서 터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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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의 양 끝을 만져 보면 한쪽은 뾰족하고 한쪽은 둥글고 뭉툭하다. 이 뭉툭한 쪽 껍데기 안쪽에는 기실이라고 부르는 작은 공기주머니가 들어 있다. 갓 낳은 계란이 식으면서 내용물이 수축한 자리에 공기가 들어차 생긴 공간이라, 시간이 지난 계란일수록 이 주머니가 커진다.
물이 끓기 시작해 온도가 올라가면 이 안에 갇혀 있던 공기가 팽창한다. 빠져나갈 곳이 없는 공기는 껍데기를 안쪽에서 밀어내고, 그 힘을 이기지 못한 껍데기에 금이 가면서 흰자가 새어 나온다. 끓는 물에 넣자마자가 아니라 한창 끓는 중에 터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압정으로 뚫어 둔 미세한 구멍은 팽창한 공기가 빠져나가는 배기구 역할을 한다. 공기가 조금씩 새어 나가면서 껍데기를 밀어내는 힘이 줄어들고, 비어 있던 자리로는 끓는 물이 아주 조금씩 스며든다. 이 물기가 흰자와 껍데기 사이에 붙어 있는 얇은 막을 떼어 놓기 때문에 껍질을 깔 때 한 번에 벗겨진다.
압정으로 뭉툭한 쪽에 구멍 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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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쓸 압정을 고른다. 서랍 구석에서 오래 굴러다녀 녹이 슬었거나 끝이 무뎌진 것은 피하고, 포장을 새로 뜯은 깨끗한 압정을 쓰는 게 좋다. 음식에 직접 닿는 도구인 만큼 쓰기 전에 흐르는 물에 한 번 헹구고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아 두면 안심하고 쓸 수 있다.
계란은 냉장고에서 꺼낸 뒤 잠시 두어 찬 기운을 뺀 다음 손바닥에 세워 쥔다. 뭉툭한 쪽이 위로 오게 잡고 뾰족한 쪽은 손바닥 안쪽에 오게 감싸 쥐면 손이 흔들리지 않는다. 도마 위에 눕혀 놓고 뚫으면 계란이 굴러가기 쉬우니 손에 쥐고 하는 편이 안전하다.
압정의 뾰족한 핀을 뭉툭한 쪽 한가운데에 대고 손가락 힘을 뺀 채로 톡 눌러 준다. 껍데기 겉면만 살짝 관통한다는 느낌으로 눌러야 하는데, 힘을 주어 푹 찌르면 금이 사방으로 번져 계란 전체가 깨질 수 있다. 껍데기를 뚫는 순간 손끝에 걸리는 느낌이 사라지므로, 그때 바로 압정을 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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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은 한 개면 충분하다. 한 개만 뚫어도 팽창한 공기가 빠져나가는 데는 충분하고, 구멍이 많아질수록 삶는 동안 그 자리로 흰자가 조금씩 새어 나올 수 있다. 계란을 여러 개 삶는다면 하나씩 손에 쥐고 같은 자리에 한 개씩만 뚫어 나란히 놓아 두면 된다.
구멍을 낸 계란은 평소처럼 냄비에 넣고 삶으면 된다. 계란이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끓기 시작한 시점부터 반숙은 7분, 완숙은 12분 정도가 기준이다. 다 삶은 뒤에는 찬물에 담가 완전히 식혀야 껍데기와 흰자 사이가 확실하게 떨어져 껍질이 매끄럽게 벗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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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계란을 꺼내 뭉툭한 쪽부터 톡톡 두드려 깨면 구멍을 낸 자리를 시작으로 껍질이 넓게 이어져 벗겨진다. 흰자에 파인 자국 없이 매끈한 타원 모양이 그대로 나오니 떡볶이에 올려도 모양이 산다. 다음에 계란을 삶을 때 압정 하나를 먼저 꺼내 두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