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 멸치랑 같이 팔팔 끓이지 마세요"…물이 끓기 시작하면 바로 건져야 합니다


물이 끓기 시작한 냄비에서 집게로 다시마 한 장을 건져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이 끓기 시작한 냄비에서 집게로 다시마 한 장을 건져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이나 찌개를 끓이려고 냄비에 물을 올리면서 다시마와 멸치를 한꺼번에 넣고 센 불에서 팔팔 끓이는 집이 많다. 오래 끓일수록 국물이 진해진다고 생각해서인데, 막상 그렇게 낸 육수는 맛을 보면 생각만큼 깊지 않다.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 보면 미끈하게 흐르고 혀에 닿는 뒷맛이 살짝 떫은데, 여기에 된장이나 고춧가루를 풀어도 그 미끈한 느낌은 그대로 남는다. 국을 다 끓여 놓고도 어쩐지 시원한 맛이 안 난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다.

미끈한 느낌과 떫은맛은 다시마를 냄비에 넣고 끝까지 끓인 탓이다. 다시마는 찬물에 담가 약한 불로 데우듯 우리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는 순간 건져내고 멸치만 남겨 더 끓이면 국물이 맑아진다.

오래 끓일수록 국물이 미끈해지는 다시마

국자로 떠올린 국물이 실처럼 이어지며 천천히 흘러내린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자로 떠올린 국물이 실처럼 이어지며 천천히 흘러내린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시마를 높은 온도에서 계속 끓이면 표면의 세포벽이 헐면서 안에 있던 알긴산이 한꺼번에 물로 나온다. 알긴산은 다시마나 미역을 만졌을 때 손에 남는 그 미끌미끌한 성분이라, 많이 나올수록 국물이 걸쭉해지고 떫은맛이 함께 돈다.

그래서 다시마는 오래 끓인다고 감칠맛이 계속 진해지지 않는다. 물이 끓기 시작한 뒤부터는 맛이 깊어지는 대신 미끈한 성분만 늘어나고 국물 색도 탁해져서, 정성껏 끓인 시간이 오히려 맛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간다.

반대로 다시마의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은 팔팔 끓이지 않아도 물로 잘 나온다. 찬물에 담가 두기만 해도 서서히 우러나고 약한 불로 천천히 온도를 올리는 동안 충분히 나오기 때문에, 육수는 끓이는 쪽이 아니라 낮은 온도에서 우리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국·찌개용 다시마 육수 맑게 내는 방법

마른행주로 다시마 겉면을 가볍게 훑어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른행주로 다시마 겉면을 가볍게 훑어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다시마 겉에 묻은 흰 가루는 물에 씻어 내지 않는다. 흰 가루는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라 씻으면 같이 흘러가 버리니, 마른행주나 물기를 꽉 짠 행주로 겉만 가볍게 닦아 낸다. 냄비에 찬물을 붓고 닦아 둔 다시마를 넣은 다음, 바로 불에 올리지 말고 1시간쯤 그대로 둔다. 담가 두는 동안 물빛이 옅은 갈색으로 변하고 다시마가 도톰하게 불어난다.

1시간이 지나면 냄비를 아주 약한 불에 올려 데우듯 천천히 온도를 올린다. 냄비 바닥에서 잔 기포가 올라오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그때 다시마만 집게로 건져낸다. 이 순간을 놓치고 한두 번만 더 끓어올라도 국물이 미끈해지니 냄비 곁을 떠나지 않는 것이 좋다.

찬물에 담가 둔 다시마가 도톰하게 불고 물빛이 옅은 갈색으로 변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물에 담가 둔 다시마가 도톰하게 불고 물빛이 옅은 갈색으로 변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시마를 건져낸 물에 멸치를 넣고 10분간 더 끓인다.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떼고 마른 팬에 살짝 볶아 넣으면 비린내가 덜하며, 10분이 지나면 멸치도 바로 건져낸다. 뜨거운 국물을 체에 거를 때는 김이 얼굴 쪽으로 올라오지 않게 냄비를 몸 반대쪽으로 기울여 붓는다.

다시마를 건져낸 육수에 머리와 내장을 뗀 멸치를 넣고 끓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시마를 건져낸 육수에 머리와 내장을 뗀 멸치를 넣고 끓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낸 육수는 식혀서 병에 담아 냉장실에 두면 이삼일은 쓸 수 있다. 국물이 여전히 미끈하거나 떫은맛이 남았다면 다시마를 건지는 시점이 늦었던 것이니, 다음번에는 물이 완전히 끓어오르기 직전에 꺼내 보는 것이 좋다.

육수는 재료를 더 넣는 것보다 언제 꺼내는지가 맛을 가르는 일이라, 다음에 국을 끓일 때는 물이 끓는 순간 다시마부터 건져 보길 권한다. 같은 다시마 한 장으로도 국물 맛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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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칠맛
# 국물 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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