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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깐 '비 마시는 보도블록', 6개월 만에 전부 막힌 이유

spark_icon7분 지식
  • 서울시는 도시 불투수층 증가에 따른 침수와 하천 건천화를 막기 위해 투수블록을 깔았으나, 표면 오염과 단단한 하부 흙 탓에 수개월 만에 기능이 막히는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 이에 서울시는 블록 표면 흡수에만 기대던 방식에서 벗어나 화단 턱을 낮춰 거대한 물그릇 역할을 하는 빗물정원과 다층 배수 설계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 현장 살수 시험과 고압수·진공 흡입 재생 공법을 도입해 2050년까지 연간 강수량의 40%를 땅속으로 되돌리는 물순환 복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 인도에 깔린 이른바 '비 마시는 보도블록'은 물을 붓는 즉시 흡수하는 혁신적인 자재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2009년 서울시 실험 결과, 국가 인증을 통과한 8개 회사의 투수블록은 설치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전부 투수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블록 자체가 불량이었던 걸까요, 아니면 도시 물순환을 다루는 접근 방식 자체가 빗나갔던 걸까요?

1962년 서울의 불투수 면적률은 7.8%에 불과했으나, 개발이 이어진 현재는 도시 면적의 절반가량이 물을 통과시키지 못합니다. 과거에는 내린 비의 10% 남짓만 지표면으로 흘렀지만, 오늘날에는 절반이 넘는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 채 표면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그 결과 비가 올 때는 단시간에 하수관으로 빗물이 집중되어 침수가 발생하고,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지하수가 고갈되어 시내 하천의 약 30%가 말라붙는 건천화 현상이 나타납니다.

투수블록의 정의와 성능 기준

투수블록은 콘크리트 내부에 미세한 연속 공극을 형성하여 빗물이 블록 내부를 통과해 하부 지반으로 배출되도록 만든 포장재입니다. 성능 등급은 초당 얼마만큼의 물을 빨아들이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 1등급: 초당 1mm 이상 흡수
  • 3등급: 초당 0.1mm 흡수 (최저 기준)

이러한 구조 덕분에 투수블록은 도시 표면을 뒤덮은 콘크리트의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할 핵심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한계

흔히 '투수블록만 깔면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으로 스며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두 가지 결정적인 문제가 드러납니다.

첫째는 표면 공극의 오염입니다. 보도 위를 지나는 보행자의 신발 자국, 차량 바퀴 자국, 미세먼지와 낙엽, 기름때는 미세한 구멍을 빠르게 메워버립니다. 공장에서 갓 생산된 깨끗한 블록으로 측정하는 인증 시험과 달리, 실제 보도에서는 1년만 지나도 성능이 급감하며 3년이 지나면 기준치를 충족하는 블록이 손에 꼽힐 정도로 줄어듭니다. 서울시가 2012년부터 오염 후 투수 성능을 측정하는 기준을 별도로 도입한 이유입니다.

투수 블록의 내부 단면을 보여주는 그래픽으로, 내부의 미세한 구멍을 따라 푸른색의 물이 아래쪽 토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상적인 상태의 투수 블록은 내부 구조를 통해 빗물을 원활하게 아래로 흘려보냅니다.

둘째는 블록 하부 지반의 불투수성입니다. 도로는 보행과 하중으로 인한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 밑바닥 흙을 매우 단단하게 다져 시공합니다. 이렇게 꽉 다져진 흙은 물을 거의 흡수하지 못하므로, 블록을 통과한 물은 하부 지반으로 내려가지 못한 채 갇혀 있다가 옆으로 밀려나와 결국 보도블록 침하와 파손을 일으킵니다. 실제로 2026년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시공 1년 미만인 30곳 중 기준을 충족한 곳은 단 10곳에 그쳤습니다. 블록을 깔았다는 사실만으로 지반 침투까지 보장되지는 않는 셈입니다.

발상의 전환: 블록에서 '빗물정원'으로

서울시는 블록 한 장의 흡수력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도로 주변 공간 전체를 하나의 물그릇으로 활용하는 빗물정원(Rain Garden)을 도입했습니다.

기존 화단은 도로보다 턱이 높게 솟아 있었지만, 빗물정원은 턱을 낮춰 도로보다 낮은 오목한 그릇 형태로 조성합니다. 도로 표면을 타고 흐르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화단 내부로 흘러들어가며, 50~60cm 깊이로 조성된 다층 필터를 차례로 거치게 됩니다.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도로변 화단에 식물을 심는 손동작이 보이며, 하단에는 '물에 강한 풀을 심습니다.'라는 자막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화단의 높이를 낮추어 움푹 파인 그릇 형태로 만들고, 그 안에 습기에 강한 식물을 심어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식입니다.

  • 자갈층 (하부 30cm): 자갈 사이의 빈틈이 일시적인 저류 물탱크 역할을 합니다.
  • 모래층 (중간 10~20cm): 식물 뿌리가 자갈층 공극을 메우지 못하도록 차단하며 여과 기능을 수행합니다.
  • 식생 및 토양층 (상부): 빗물과 습기에 강한 식물을 심어 약 이틀간 물을 머금은 뒤 서서히 배출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빗물을 지하로 안전하게 침투시킬 뿐 아니라, 여름철 아스팔트 지표면 온도가 40~50도까지 치솟을 때도 정원 토양 온도를 30도 안팎으로 유지하여 도시 열섬 현상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까지 냅니다.

실전 적용: 시공 검증과 자원 순환 공법

물순환 설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현장 관리 및 유지보수 체계 역시 전면 개편되었습니다.

정사각형 형태의 회색 블록 내부에 파란색 물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3D 그래픽 영상 화면입니다.

2027년부터는 투수 성능 기준이 더욱 강화되어 1등급 제품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첫째, 시공 직후 현장 살수 시험을 필수 절차로 못 박았습니다. 3리터 용량의 물을 블록 위에 쏟아부었을 때 지표면에 남는 젖은 자국의 지름이 2m를 넘어서면, 물이 아래로 빠지지 않고 옆으로 번진 것으로 판단해 즉시 불합격 처리합니다. 실험실 수치가 아니라 실제 시공된 도로 전체의 통수 능력을 기준으로 검증하는 방식입니다. 아울러 적용 규정 역시 2026년부터 2등급 이상, 2027년부터는 1등급 블록만 사용하도록 강화되었습니다.

둘째, 고압수 및 진공 흡입 재생 기술의 도입입니다. 과거에는 막힌 보도블록을 뜯어내 폐기하고 전면 교체했지만, 이제는 3억 원 이상의 재생 용역 등을 통해 고압수로 찌꺼기를 세척하고 진공으로 이물질을 흡입하여 공극을 복원합니다.

서울시는 2050년까지 연간 강수량의 40%에 해당하는 620mm(약 3억 5천만 톤)를 땅속으로 되돌려 보내는 물순환 복원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빗물을 하수관으로 빠르게 흘려보내던 도시에서 땅이 스스로 품어내는 도시로의 전환은, 자재 하나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지반과 녹지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시스템 설계를 통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FAQ

투수블록과 일반 보도블록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일반 보도블록은 표면이 치밀해 물을 통과시키지 못하지만, 투수블록은 내부에 미세한 공극(구멍)을 연속적으로 배치하여 빗물이 블록 내부를 거쳐 하부 지반으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된 포장재입니다.

투수블록을 차도 전체에 설치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차도는 무거운 차량 하중을 지속적으로 견뎌야 하므로 공극이 많은 다공성 포장을 적용하기 까다롭습니다. 또한 차량 타이어 마찰 압력과 분진으로 인해 인도보다 훨씬 빠르게 구멍이 막히기 때문입니다.

빗물정원은 일반 화단과 구조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요?

일반 화단은 도로보다 턱이 높아 빗물이 들어오지 못하지만, 빗물정원은 도로보다 턱을 낮춰 빗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내부에는 자갈 저류층과 모래 여과층을 50~60cm 깊이로 구성해 물을 일시 저장한 뒤 천천히 지하로 스며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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