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저수지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경남 창원 의창구 동읍과 대산면에 걸쳐 있는 물은 저수지 하나로 부르기에는 규모가 크다. 산남과 주남, 동판 세 개의 저수지가 나란히 이어져 하나의 습지를 이루고 있어서, 안내판에도 배후습지형 호수라는 이름이 함께 적혀 있다.
이 물은 처음부터 생태지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다. 1920년대부터 주변 농경지를 개간하면서 농사에 쓸 물을 대고 홍수를 막으려고 백월산과 구룡산 사이에 약 9킬로미터에 이르는 제방을 쌓았고, 그렇게 생긴 물이 지금의 모습으로 남았다. 철새가 찾아오면서 성격이 바뀐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의 일이다.
세 저수지가 이어진 배후습지
주남저수지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세 저수지는 크기도 성격도 서로 다르다. 주남저수지가 285헥타르로 가장 넓고 동판저수지가 242헥타르, 산남저수지가 75헥타르로 이어지며, 총면적은 898헥타르이고 수면만 따지면 602헥타르로 기록된 자료도 있다.
넓은 수면과 수풀이 역할을 나눠 맡는다. 산남과 주남은 트인 수면이 넓어 새들이 쉬고 먹이를 찾는 자리가 되고, 동판저수지는 갈대와 수초가 발달해 몸을 숨기기 좋은 구조를 이룬다.
물속에 사는 식물도 여러 종류가 함께 자란다. 가시연과 자라풀, 통발과 어리연꽃, 마름 같은 수생식물이 자리를 나눠 살고 있어 물빛과 수면의 질감이 구간마다 달라진다.
여름 수면을 덮은 연꽃과 12킬로미터 탐방로
주남저수지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여름에 이 습지를 규정하는 것은 연꽃이다. 넓은 연잎이 수면을 융단처럼 덮으면서 물빛이 초록으로 바뀌는데, 이 풍경은 최근 20년 사이에 크게 달라진 결과이기도 하다.
주남저수지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연꽃이 차지한 면적은 빠르게 늘어 왔다. 2009년에는 주남저수지 수면의 1.4퍼센트에 지나지 않던 것이 2015년 가을에는 30퍼센트를 넘어섰고, 그사이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 군락은 자리를 크게 잃었다. 창원시가 2018년부터 수초제거선을 띄워 연 군락을 걷어 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걷는 길은 생태탐방로 12킬로미터가 세 구간으로 나뉜다. 1구간은 제방길을 따라 물을 가까이 보며 걷고 2구간은 주남돌다리와 오솔길로 이어지며, 3구간은 1.8킬로미터에 35분쯤 걸리는 길로 동판조망대와 주남조망대 두 곳을 지난다.
11월에 시작되는 철새의 계절
주남저수지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이 습지가 가장 붐비는 계절은 겨울이다. 철새는 대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머물고, 재두루미와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같은 천연기념물이 해마다 같은 자리를 찾아온다.
수만 마리가 한꺼번에 앉는 광경도 볼 수 있다. 2020년 1월에는 가창오리를 포함해 1만 6000여 마리가 확인됐고 큰고니만 2000여 마리에 이르러 11년 만에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여름에는 사람도 새도 드물어 조용하다. 대신 물과 수생식물이 만드는 풍경을 방해 없이 보게 되고, 람사르문화관과 생태학습관은 4월부터 9월까지 월요일에 문을 닫으니 요일을 맞춰 가는 편이 낫다.
주남저수지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받지 않는다. 람사르문화관 주차장이 소형 36대 규모이고 만차일 때는 황톳길 주차장과 단풍나무 주차장을 쓸 수 있다. 다만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탐방로 전체가 통제되므로 겨울에는 출입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