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면 수건으로 닦은 유기 제기 한 개가 주방 조리대 위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명절이 지나면 상에 올렸던 제기를 닦아서 다시 넣어 두게 된다. 유기 제기는 식구 수대로 꺼내 쓰다 보면 설거지할 그릇이 수북하게 쌓이는데, 하나하나 손으로 닦기가 번거로워서 식기세척기 문을 열고 차곡차곡 넣고 싶어진다.
그런데 식기세척기에서 꺼낸 유기 제기는 들어갈 때보다 색이 어두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누런 광택이 가라앉고 얼룩덜룩한 자국이 남아서 다음에 상에 올리기 전에 또 닦아야 하는데, 그렇게 몇 번을 되풀이하다 보면 그릇이 처음 샀을 때와는 다른 색이 되어 있다.
유기 제기는 설거지로 손세척한 뒤 물기만 바로 닦아서 넣어 두면 광택이 한참 유지되고, 이미 색이 탁해진 그릇도 결을 따라 한 방향으로 문질러 되살릴 수 있다.
명절마다 꺼낸 유기 제기 색이 탁해지는 이유
유기 제기 테두리 가까이에만 옅은 색 변화가 보이고 나머지 면은 깨끗한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유기는 구리에 주석과 아연, 니켈을 섞어 만든 합금이라서 공기 중의 산소와 습기에 닿으면 표면이 서서히 산화되는데, 이렇게 산화된 막이 쌓이면서 처음의 누런 광택이 줄고 색이 탁해진다. 변색은 유기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고 몸에 해로운 것도 아니지만, 제기는 상에 올리는 그릇이라 색이 어두워지면 눈에 거슬린다.
식기세척기에 유기를 넣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에서 뜨거운 물이 센 압력으로 뿜어지는 동안 산화가 빠르게 진행돼 변색이 일어나기 쉽다. 세척이 끝나고 굽 안쪽이나 테두리에 물방울이 남은 채로 식는 것도 문제인데, 그 물기가 마르면서 그대로 흰 얼룩으로 남는다.
결국 유기 제기의 색은 어떤 세제를 쓰느냐보다 물기를 언제 없애느냐로 갈린다. 다른 그릇처럼 설거지한 다음 마른 천으로 바로 닦아 두기만 하면 따로 관리할 것이 없다.
손세척한 유기 제기의 안쪽을 마른 흰 면 수건으로 바로 닦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유기 제기 손세척하고 변색된 광택 되살리는 방법
미지근한 물을 받은 싱크대에서 부드러운 수세미로 유기 제기 안쪽을 씻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필요한 것은 부드러운 수세미와 중성 주방세제, 물기를 잘 먹는 마른 면 수건 한 장이다. 철수세미나 금속 긁개는 꺼내지 않는 것이 좋은데, 표면에 잔 흠집을 내서 광택을 더 떨어뜨린다. 물은 뜨겁지 않은 미지근한 정도로 받는다.
음식이 묻은 제기는 상을 치우면서 바로 씻는다.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고 부드러운 수세미로 그릇 안쪽부터 바깥쪽, 테두리까지 닦은 다음 흐르는 물에 헹군다.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어야 헹굼이 끝난 것이다.
헹군 제기는 엎어서 말리지 않고 곧바로 마른 면 수건으로 닦는다. 굽 안쪽과 테두리가 접힌 자리는 물방울이 고여 있기 쉬우니 수건 끝을 밀어 넣어 눌러 가며 닦고, 광택이 있는 면에 물방울이 하나도 보이지 않으면 다 된 것이다. 여기까지 하면 습기가 적은 곳에 넣어 두기만 해도 된다.
유기 제기를 세운 채 수건 끝으로 굽 안쪽을 눌러 닦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색이 이미 어두워진 제기는 유기 전용 수세미를 쓰거나 마른 수세미에 베이킹소다를 한 숟갈 묻혀 문지른다. 이때 표면의 결을 따라 한 방향으로만 밀어야 하는데, 원을 그리며 문지르면 잔자국이 여러 갈래로 남아 광택이 얼룩덜룩해진다. 색이 돌아오면 물로 헹구고 다시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둔다.
명절마다 꺼낼 때 색이 가라앉아 있으면 그때 한 번씩 결을 따라 문질러 주면 충분하니, 올해는 식기세척기 대신 손으로 설거지하고 물기를 닦아 넣어 보길 권한다. 제기를 챙기는 일은 한 해에 몇 번 상에 올리는 그릇을 다음 명절에도 그대로 쓸 수 있게 해 두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