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을 고루 입힌 오이무침이 흰 반찬 접시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오이무침은 재료가 단순해서 아무 때나 만들 수 있는 반찬인데, 집에서 무치면 식당에서 먹던 맛과 어딘가 다르다. 고추장에 고춧가루와 설탕, 식초까지 넣어 간을 맞췄는데도 맛이 양념 위에서만 돌고 삼킨 뒤에 남는 맛이 비어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럴 때 대개 손이 가는 쪽은 고추장을 한 숟갈 더 넣거나 설탕을 보태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맛이 깊어지는 대신 간만 세져서, 짜거나 달아진 양념이 오이 겉에 두껍게 묻고 한 젓가락만 먹어도 금방 물린다.
이럴 때 양념에 더하면 좋은 것이 까나리액젓이다. 반 스푼이면 충분한데, 짠맛을 올리려고 넣는 것이 아니라 고추장의 매콤달콤한 맛 뒤에 은은하게 짭조름한 맛을 깔아 주려고 넣는다.
고추장과 설탕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오이무침 뒷맛
투명한 작은 유리병의 까나리액젓과 오이무침 양념 재료가 조리대 위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오이는 대부분이 수분이라 그 자체로 내는 맛이 옅다. 그래서 오이무침의 맛은 거의 양념이 정하는데, 양념이 고추장과 고춧가루, 설탕, 식초처럼 맵고 달고 새콤한 쪽으로만 모여 있으면 입에 닿는 순간은 선명해도 뒤에 받쳐 주는 맛이 없다.
여기서 맛이 약하다고 고추장이나 소금을 더 넣으면 짠맛과 단맛의 세기만 올라간다. 혀가 먼저 느끼는 자극이 커지는 것이지 맛의 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서, 양을 늘릴수록 오이의 아삭하고 시원한 맛까지 양념에 덮여 버린다.
까나리액젓은 까나리를 소금에 오래 절여 흘러나온 국물을 걸러 낸 것이라, 소금물처럼 짠맛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선이 삭는 동안 생긴 감칠맛이 함께 들어 있다. 그래서 반 스푼만 넣어도 맵고 단맛 아래에 묵직한 맛이 한 겹 생기고, 짠맛을 더 올리지 않고도 간이 맞은 것처럼 느껴진다.
오이무침 양념에 까나리액젓 넣어 감칠맛 내는 방법
오이 두 개와 오이무침 양념 재료가 필요한 분량만큼 작은 그릇에 준비되어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오이 두 개를 기준으로 고추장 한 큰술, 고춧가루 한 큰술, 설탕 반 큰술, 식초 한 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에 까나리액젓 반 큰술을 준비한다. 액젓에 이미 짠맛이 있으니 평소 넣던 소금은 빼거나 아주 조금만 넣는 것이 좋다.
오이는 껍질을 그대로 두고 어슷하게 썰거나 반 갈라 반달 모양으로 썬 다음, 소금을 조금 뿌려 십 분쯤 두었다가 손으로 가볍게 쥐어 물기를 짜낸다. 오이에서 나온 물을 빼지 않으면 무친 뒤에 양념이 물에 풀려 묽어진다.
손으로 가볍게 쥔 소금 절인 오이에서 물기가 빠지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양념은 오이에 바로 붓지 말고 작은 그릇에 먼저 섞는다. 고추장에 고춧가루와 설탕, 식초, 다진 마늘을 넣고 고추장 덩어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푼 다음 까나리액젓 반 큰술을 넣어 다시 젓는다. 넣는 순간에는 비릿한 향이 조금 올라오는데, 양념에 풀리면서 금방 가라앉는다.
작은 흰 그릇에서 고추장 양념과 까나리액젓을 숟가락으로 섞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기를 짠 오이에 양념을 붓고 손이나 주걱으로 아래위를 뒤집어 가며 버무린 뒤 오 분쯤 그대로 둔다. 양념이 흐르지 않고 오이에 붙어 있고, 맛을 봤을 때 비린 향 없이 단맛이 돌면서 짭조름한 맛이 뒤에 따라오면 잘 된 것이다.
액젓을 더 넣으면 감칠맛보다 액젓 향이 먼저 올라오니 반 큰술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까나리액젓이 없으면 멸치액젓을 같은 양으로 써도 되는데 향이 조금 더 진한 편이다. 무쳐 두고 오래 지나면 물이 생기므로 먹을 만큼만 그때그때 무치는 것이 좋다.
오이무침을 할 때 액젓 반 큰술만 더해 보길 권한다. 양념 아래에 받쳐 주는 맛이 생기면 같은 재료로 무쳐도 밥상에서 한 접시를 더 비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