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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유는 영하 50도에서도 얼지 않도록 예민하게 수분을 관리해야 하며, 유통기한이 최대 2개월로 짧아 위기 상황에서 비축해 둘 수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가집니다.
  • 러시아와 이란 상공이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이면서 항공기들이 우회하거나 고도를 낮춰 비행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연료 소모량이 급증하며 가격 폭등을 부추겼습니다.
  • 실제 비행기를 타는 날이 아닌 표를 미리 끊는 '발권일' 기준으로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현행 시스템은, 유가 급등락 시기에 소비자와 항공사 모두에게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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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지식 언더스탠딩입니다. 여러분, 요즘 해외여행 가려고 비행기 표 끊으실 때 유류할증료 보고 깜짝 놀라신 적 있으시죠? 전쟁 때문에 기름값이 올랐다지만, 사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30~40% 오를 때 비행기가 쓰는 항공유는 무려 두 배 넘게 폭등했습니다.

똑같이 원유를 정제해서 나오는 건데, 왜 하필 항공유만 전 세계적으로 똑 떨어져서 난리인 걸까요? 미리미리 좀 만들어 놓고 쟁여두면 안 되는 걸까요? 오늘 그 궁금증을 아주 명쾌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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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02:19

1. 쟁여둘 수 없는 '신선식품', 항공유의 치명적 약점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기름이라고 다 드럼통에 넣고 무작정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항공유는 굉장히 예민한 친구입니다. 비행기는 영하 50도 이하의 아주 높은 고도를 날아갑니다. 만약 기름에 수분이 조금이라도 껴서 얼음 알갱이가 생기고 그게 엔진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정말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겠죠. 그래서 엄청나게 까다롭게 품질을 관리해야 합니다.

게다가 장기 보관도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산소와 반응해서 산화되거나 탱크 안에 결로가 생겨 물이 고일 수 있거든요. 자동차에 넣는 휘발유나 경유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도 가지만, 항공유는 길어야 2개월 안에 무조건 소비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상하면 아예 못 쓰는 위험한 재료가 되니까요. 그러니까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생산해서 바로바로 써야 하는, 일종의 '신선식품' 같은 구조입니다. 공급망에 충격이 오면 가장 먼저 재고가 바닥날 수밖에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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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03:28

2. 중동의 끈적한 원유와 고도화 설비

항공유는 원유를 끓일 때 나오는 등유를 바탕으로 만드는데, 그냥 끓인다고 콸콸 나오는 게 아닙니다. 원유 100을 끓이면 7~8%밖에 안 나와요. 그래서 남는 찌꺼기를 한 번 더 짜내는 '고도화 설비'를 거쳐야 생산량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도화 설비는 주로 무겁고 끈적한 원유, 즉 중동에서 나오는 중질유를 정제할 때 많이 씁니다. 중동 지역에 전쟁이 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이 고도화 설비를 돌릴 원유 수급에 타격을 입게 되고 결국 항공유 생산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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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07:45

3. 하늘길 병목현상: 막히고, 돌아가고, 기름 먹고

여기서 핵심이 뭐냐면, 전쟁 때문에 비행기들의 '연비'가 엄청나게 나빠졌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중동에서 전쟁이 터지면서 러시아와 이란 상공이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여버렸습니다. 예전에는 넓은 2차선 고속도로로 뻥뻥 뚫려 있던 항로가 갑자기 1차선 국도로 좁아진 셈입니다. 호주 퍼스에서 영국 런던을 갈 때 예전에는 16~17시간이면 갔는데, 지금은 삥 둘러가야 해서 19~20시간이 걸립니다. 비행시간이 3시간이나 늘어난 거죠.

게다가 좁은 항로에 비행기들이 몰리다 보니 충돌을 막기 위해 일부 비행기들은 평소보다 고도를 낮춰서 날아야 합니다. 고도를 낮추면 공기 밀도가 높아져서 저항을 많이 받게 되고, 결국 기름을 훨씬 더 많이 먹게 됩니다. 기름을 더 쓰니까 연료를 더 실어야 하고, 비행기가 무거워지니 또 기름을 더 먹는 악순환에 빠지는 겁니다.

4. 군용기의 새치기, 민간 항공사는 웁니다

마지막으로 전쟁이 나면 당연히 군용기들이 하늘을 많이 날아다니겠죠. 전투기나 군용 수송기들도 다 항공유를 씁니다. 국가 비상사태니까 가격에 상관없이 군용 연료부터 최우선으로 확보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민간 항공사들이 쓸 수 있는 파이는 줄어들고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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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20:37

5. 의아한 유류할증료 시스템: 왜 '발권일' 기준일까?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항공사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유류할증료를 엄청나게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아했던 건, 유류할증료가 내가 비행기를 '타는 날' 기준이 아니라 표를 '끊는 날(발권일)' 기준으로 매겨진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가 4월 20일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3월에 미리 예매했다고 쳐보죠. 비행기는 어차피 4월의 비싼 기름을 넣고 저를 태워야 하는데, 왜 제가 내는 할증료는 3월 기준으로 정산될까요? 평상시처럼 기름값이 잔잔할 때는 전달이나 이번 달이나 별 차이가 없으니 넘어가지만,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는 시기에는 이 시스템이 굉장히 불합리하게 느껴집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3월 요금을 받았는데 4월에 기름값이 폭등하면 엄청난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니까요. 반대로 기름값이 폭락하면 소비자만 비싼 돈을 내고 타는 셈이 됩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최근의 항공유 대란은 단순히 기름이 모자라다는 1차원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극도로 예민한 품질 관리, 짧은 유통기한,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항로 변경, 그리고 낡은 유류할증료 산정 방식까지 얽히고설킨 복잡한 퍼즐입니다. 당분간은 이 비싼 비행기 표값을 감당해야 할 것 같네요. 이해를 하셔야 됩니다. 지금까지 언더스탠딩이었습니다.


FAQ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항공유를 많이 수출한다는데, 국내 항공사들은 좀 더 싸게 살 수 없나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얄짤없습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국제 시세(싱가포르 항공유 가격 등)에 맞춰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단지 같은 국적이라는 이유로 싸게 넘기면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량으로 장기 구매를 하거나 국내에서 바로 주유할 때 운송비(유조선 비용 등)가 절감되는 정도의 소소한 이점은 있습니다.

유럽이나 아시아 항공사들은 항공유 부족으로 난리인데, 미국 항공사들은 왜 상대적으로 조용한가요?

미국은 기본적으로 항공유를 자체 생산해서 충당할 수 있는 순수출국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델타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는 아예 자체 정유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직접 항공유를 만들어 씁니다.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오는 기름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공급망 충격이나 항로 우회 문제에서 훨씬 자유로운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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