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타고니아와 REI는 단순한 아웃도어 브랜드를 넘어,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 자체를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 기존의 주주 중심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협동조합 모델과 지분 100% 기부라는 파격적인 소유 구조를 전략 도구로 활용합니다.
- 단기적인 적자나 비용 상승을 감수하더라도, 강력한 커뮤니티 팬덤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장기적인 생태계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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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1년 중 가장 매출이 높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대적으로 이런 광고를 낸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같은 날, 아예 매장 문을 닫고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주며 "밖으로 나가라(Opt Outside)"고 등 떠미는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의 혁신을 이끄는 두 거인, 파타고니아(Patagonia)와 REI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어떻게 이윤 추구가 최우선인 자본주의 시장에서 환경과 공동체를 앞세우고도 어마어마한 팬덤과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지속 가능성 자체를 비즈니스 모델로 승화시킨 두 기업의 목적지향적 혁신을 본격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자본주의의 역설: 팔지 않아야 살아남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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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혁신전파사 제공 영상 · 02:38
최근 파타고니아와 REI는 기존 기업들이 걷지 않는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시장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일가는 2022년,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 100%를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전액 기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옷을 수선해 오래 입기를 권장하는 '원웨어(Worn Wear)' 캠페인에 이어 기업의 소유권마저 지구를 위해 내놓은 것입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아웃도어 편집숍 REI는 팬데믹 이후 캠핑 수요 감소와 다브랜드 재고 문제로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의 철학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여전히 매년 이익의 70%를 조합원과 사회에 환원하고 있으며, 전체 운영 시설의 90% 이상에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달성하는 등 자신들이 지향하는 가치를 묵묵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왜 이들의 행보가 중요한가: 비용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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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혁신전파사 제공 영상 · 04:37
불과 15년 전만 해도 기업들에게 ESG나 지속 가능성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비용'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와 REI는 이 인식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지속 가능성을 단순한 상품 스펙이 아닌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파타고니아의 맥주 브랜드 '롱 루트 에일(Long Root Ale)'입니다. 지구를 지키는 기업이 갑자기 주류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명확합니다. 대기 중의 탄소를 엄청나게 포집하는 3~4m 깊이의 뿌리를 가진 식물 '컨자(Kernza)'의 재배를 촉진하기 위해서입니다. 맛이 씁쓸해 농부들이 기르지 않던 컨자를 수매해 맥주로 가공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새로운 수익 창출 생태계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어떻게 실제 비즈니스 기획으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증명입니다.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 소유 구조의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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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혁신전파사 제공 영상 · 02:38
이 두 기업이 외부의 압력이나 단기적인 실적에 흔들리지 않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소유 구조'에 있습니다. 이들은 기업의 지배 구조 자체를 전략 도구로 설계했습니다.
1938년에 설립된 REI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일반 기업이 아닙니다. 23명의 친구들이 1달러씩 모아 만든 비상장 협동조합(Co-op)에서 출발해, 현재는 무려 2,400만 명의 조합원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주주가 없기 때문에 단기 이익에 쫓기지 않고, 공동체와 자연환경 보호라는 장기적인 가치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파타고니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자연을 훼손하던 주력 상품 '피톤'의 매출이 전체 비즈니스의 70%에 달했음에도 과감히 단종시키고, 원가가 3배 비싼 유기농 면으로 전면 교체할 수 있었던 것은 외부 주주의 간섭 없이 창업자의 확고한 철학을 밀어붙일 수 있는 독립적인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 경험과 커뮤니티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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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혁신전파사 제공 영상 · 04:37
이러한 철학은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방식마저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를 넘어, 가치관을 공유하는 강력한 커뮤니티 팬덤이 형성된 것입니다.
시애틀에 위치한 REI 본사 매장에는 숲과 트레일 코스, 자전거 트랙, 실내 암벽 등반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직접 산길을 걸어보고 자전거를 타보며 제품을 철저히 경험한 후 구매를 결정합니다. 파타고니아 또한 고장 난 옷을 무상으로 수선해 주거나, 낡은 옷을 포인트로 교환해 주는 순환 경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들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자신도 지구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는 강력한 연대감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 주목할 포인트: 디지털 전환과 생태계 확장
그렇다면 이 목적지향적 기업들의 다음 과제는 무엇일까요?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반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디지털로 전환해 낼 것인가입니다.
현재 REI가 겪고 있는 적자의 상당 부분은 클라우드 이전, 고객 관계 관리(CRM) 구축 등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결과입니다. 90년 가까이 된 협동조합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시스템을 혁신하는 이 뼈아픈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REI는 다시 한번 견고하게 도약할 것입니다. 파타고니아 역시 의류를 넘어 식품(프로비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지구를 살리기 위한 생태계를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 가치를 지향하는 이들의 혁신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시장의 표준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때입니다.
FAQ
파타고니아가 블랙 프라이데이에 '이 재킷을 사지 마라'고 광고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분별한 소비를 줄이고, 옷을 제작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튼튼한 옷을 오래 입고 수선해 입는 문화를 장려하여 지구를 보호하겠다는 기업의 철학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REI는 일반적인 주식회사와 어떻게 다른가요?
REI는 1938년에 설립된 비상장 협동조합입니다. 일반적인 주주 대신 2,400만 명의 조합원이 있으며, 매년 이익의 70%를 조합원 리워드와 사회 공헌, 직원 복지 등에 환원하는 공동체 중심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가 굳이 맥주를 만들어 파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기 중 탄소를 대량으로 포집하는 깊은 뿌리를 가진 식물 '컨자(Kernza)'의 재배를 늘리기 위해서입니다. 씁쓸한 맛 때문에 농부들이 재배를 꺼리자, 파타고니아가 이를 수매해 '롱 루트 에일'이라는 맥주로 가공하며 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 생태계를 구축한 것입니다.
REI가 최근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코로나19 이후 아웃도어 수요 감소로 인한 악성 재고 문제도 있지만, 클라우드 이전 및 CRM 시스템 구축 등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DX)에 선제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