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벚꽃 개화 뉴스가 들려오기 시작하면, 이상하게도 멀리 떠나기 전에 먼저 생각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이죠. 회사 끝나고도, 주말 반나절만 떼어도 다녀올 수 있는 서울 봄 여행지들이 의외로 꽤 많아서예요. 문제는 “어디 갈까?”가 아니라, 막상 검색을 시작하면 선택지가 너무 많아져서 결국 아무 데도 못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뿐이죠.
그래서 오늘은 차 타고 멀리 나갈 필요 없이 지하철만 타고 다녀오는 봄 코스로 딱 정리해 봤습니다. 한강, 궁, 동네 산책길까지 살짝씩 맛보는 구성이라, 하루에 한 코스씩 골라 다녀와도 좋고, 주말 이틀을 묶어서 작은 서울 봄 여행처럼 즐기셔도 좋아요.
여의나루역에서 시작하는 한강 봄 산책 코스
한강 봄 산책 / 사진=서울관광재단 |
여의나루역 2·3번 출구로 나와 강 쪽으로 몇 분만 걸어 내려가면, 주말마다 돗자리와 자전거, 피크닉 바구니로 가득한 여의도 한강공원이 펼쳐집니다. 벚꽃 시즌에는 윤중로 쪽 인파가 부담스럽다면, 강변 산책로 쪽으로만 살짝 내려와도 충분히 봄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어요.
강바람을 맞으면서 천천히 걷다 보면, 시청이나 광화문까지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서울 봄 여행지가 자연스럽게 완성됩니다. 한강공원은 밤에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해가 질 무렵 노을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맞춰 나가면, 분홍빛 하늘과 강 위로 반사되는 불빛이 어색하게 로맨틱해요.
편의점에서 간단히 라면이나 삼각김밥을 사서 벤치에 앉아 먹는 소소한 피크닉도 추천해 드려요.
혜화역에서 걸어가는 창경궁 봄 산책
창경궁 벚꽃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려 대학로를 지나면, 비교적 조용하게 봄을 즐길 수 있는 창경궁에 닿습니다. 경복궁에 비해 관광객이 적은 편이라, 꽃 피는 시기에도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산책이 가능한 궁이에요.
고즈넉한 궁궐 담장과 연못, 소나무숲 사이사이로 피어나는 매화·산수유·벚꽃이 어우러져, 도심 한가운데에서 잠시 다른 시대에 들어온 듯한 무드를 만들어 줍니다.
궁만 보고 돌아오기 아쉽다면, 나와서 대학로 쪽 카페 골목이나 북촌 방향으로 살짝만 걸음을 옮겨도 좋습니다. 한 번 나왔을 때 궁과 동네 산책을 함께 묶어 돌 수 있어서, 반나절 서울 봄 여행지 코스로 활용하기에 딱 좋은 동선이에요.
무악재역에서 바로 이어지는 안산 자락길
안산 자락길 트레킹 / 사진=서울관광재단 |
3호선 무악재역은 겉으로 보기엔 그냥 평범한 동네역 같지만, 10분만 걸으면 계단 없이 걸을 수 있는 안산 자락길이 시작됩니다. 여기가 좋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서울 한복판인데도 산책로가 부드럽고 완만해서, 등산이라기보다 조금 긴 산책 정도 느낌으로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이에요.
길을 따라 벚꽃과 새순 돋는 나무들이 이어져, 따로 먼 교외 봄 여행지를 찾지 않아도 충분히 계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락길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서대문·충정로 인근 카페나 식당까지 이어서 코스를 짜기도 좋습니다.
주말 오전에 가볍게 돌고 내려와 브런치까지 먹고 집에 돌아오면, 하루를 꽉 채운 것 같은 기분이 들 거예요. 평일 저녁 운동 겸 산책 코스로도 추천하는 루트입니다.
서울숲역·뚝섬역 성수 코스
성수 구름다리 야경 / 사진=서울관광재단 |
수도권 전철 분당선 서울숲역과 2호선 뚝섬역 일대는, 요즘 서울에서 가장 화제가 많은 동네 중 하나죠. 서울숲 공원은 초봄에는 매화와 산수유, 조금 더 지나면 튤립과 벚꽃, 초록 나뭇잎까지 차례대로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서울 봄 여행지입니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책이나 간식 하나만 가져가도, 반나절은 금방 지나가 버려요. 공원만 보고 돌아가기 아쉽다면 성수동 골목으로 슬슬 걸어 내려와 보세요. 리노베이션한 카페와 작은 편집숍, 빵집들이 골목마다 숨어 있어, 산책하다 마음에 드는 곳에 그냥 들어가는 맛이 있습니다.
공원에서 자연을, 골목에서 동네 분위기를 챙길 수 있는 조합이라, 지하철만 타고도 서울 안에서 떠나는 봄 여행 느낌을 제대로 내기 좋은 코스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