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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를 이은 요치케? SNS에서 발견한 ‘인스타그래머블’한 케이크집에서 만드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케이크 /김서진 기자 하루에도 SNS를 여러 번 들여다보는 사람들이라면 두바이쫀득쿠키, 일명 ‘두쫀쿠’ 열풍이 불고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웬만한 유행은 SNS를 보면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 대왕 카스테라와 탕후루가 그랬고, 허니버터칩이 그랬다. 대중들이 맛있는 걸 발견하고 서로 공유하는 것은 단순히 음식이 맛있어서도 있지만 자신이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마주하고 싶다는 욕구도 있을 테다. 맛있는 것을 사먹어볼 수 있다면 사먹어 보고, 재미있는 레시피를 발견하면 따라해 가며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SNS가 두쫀쿠로 도배되어 있다시피 한 요즘, 흔한 것 같으면서도 신선한 레시피 하나가 SNS에서 알음알음 퍼지고 있다. 이름도 두쫀쿠처럼 생소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닌 요거트치즈케이크다. 흔히 걸리는 검색어 같지만 막상 검색해 보면 너도나도 이 자그마한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한 일본 유저가 퍼뜨린 레시피, 한국에 상륙하다 인용과 맘찍 모두 대박이 난 최초(로 추정되는) SNS 게시글 /SNS 캡쳐 이 레시피의 처음은 한 일본 SNS 유저에게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닛신의 코코넛 세이블 비스킷과 통으로 된 요거트를 준비한 이 유저는 TL(틴즈 러브, 상업 만화 장르)에서 발견했다면서 ‘요거트에 과자를 넣고 하루가 지나면 치즈 케이크가 된다’란 말을 남겼다. 이 게시물은 조회수 2천만을 가뿐히 넘으며 SNS에 퍼졌고, 이 흐름이 한국 SNS 유저들에게도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매일 보는 흔한 재료인 요거트와 비스킷, 이 두 가지의 재료를 넣었을 뿐인데 어떻게 치즈케이크가 되는지 사람들의 궁금증이 폭발할 수밖에 없다. 요거트와 비스킷 모두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지만, 막상 두 개를 섞어 하루를 숙성해 먹을 생각은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요거트와 비스킷이 만나 촉촉한 케이크가 됐고, 심지어 맛까지 그럴듯하다. 네티즌들이 이 재미있는 조합을 그냥 둘 리가 없다. 이 케이크의 재료는 요거트와 비스킷이 전부다 /SNS 캡쳐 그럴듯한 케이크 단면 모습 /SNS 캡쳐 한국 SN에서도 네티즌들이 열심히 만들고 있다 /SNS 캡쳐 SNS에 검색해 보면 한국에서 여러 비스킷들을 조합해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유저들의 집단 지성이 발휘된 셈이다. 네티즌들은 어떤 요거트와 어떤 비스킷이 만났을 때 정말 치즈케이크 같은 맛을 낼 수 있는지를 다양하게 시도했고, 이 집단 지성이 만나 네티즌들은 곧 최적의 조합과 맛을 찾아냈다. 광풍처럼 불고 있는 두쫀쿠는 사먹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집에서 만들기 또한 너무나 어렵다.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만드는 시간 또한 너무 오래 걸린다. 그에 비해 이 요거트치즈케이크 레시피는 단순하게 요거트와 비스킷만 있으면 된다. 또 집에 굴러다니는 유리로 된 반찬통 하나만 있으면 더 좋다. 이 레시피의 장점은 전혀 어렵지 않고, 요리를 하나도 못하는 사람도 가능하며, 심지어 유치원생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재료는 에이스 바스크치즈케이크맛과 소와나무 생크림 요거트 /김서진 기자 비스킷은 그대로, 그릭요거트와 크림치즈를 추가했다 /김서진 기자 현재 SNS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재료로 만드는 레시피와, 본인 취향의 그릭요거트로 만드는 레시피 등 두 가지로 만들어 봤다. 모든 재료는 당연히 내돈내산임을 밝힌다. 다만 처음부터 본인처럼 주둥이가 좁고 동그란 모양의 유리통에 시도하지 않길 바란다. 나중에 꺼낼 때 모양이 엉망이 되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넓고 깊은 통을 쓰는 것이 꺼낼 때도 좋고 편하다. 요거트를 담고 비스킷을 겹치고의 반복 /김서진 기자 요거트는 질감과 당이 어느 정도 들어 있는 요거트로 하루를 숙성시켰을 때 좀더 촉촉하고 산뜻한 맛을 가져다준다. 비스킷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다코코넛과 에이스 바스크치즈케이크맛 두 가지가 열띤 경쟁을 펼쳤으며, 본인은 후자가 좀더 치즈케이크맛이 나기에 선택했다. 플라스틱 뚜껑이 있는 요거트라면 아예 통 없이 요거트 안에 비스킷을 넣어도 되며, 요거트는 150g을 쓰는 게 편리하다. 통에 어느 정도 요거트가 채워졌으면 비스킷을 하나씩 겹쳐 넣는다. 요거트의 부피가 있어 비스킷이 둥둥 뜰 수 있으니 반으로 쪼개 넣으면 좀더 수월하게 넣을 수 있다. 넓은 통에 시도한다면 요거트를 넣고 비스킷을 겹쳐 넣은 뒤 또 요거트를 덮고 비스킷을 깔아두는 식으로 마치 케이크 시트를 만드는 것처럼 작업하면 된다. 간단히 완성 /김서진 기자 이 레시피는 사실상 비스킷을 넣는 것으로 끝이다. 비스킷을 넣었으면 다시 요거트를 퍼내 위를 살살 덮어준다. 이것마저도 귀찮다면 그냥 비스킷을 넣고 이 레시피는 끝이다. 요거트를 채우고 통의 뚜껑을 덮은 뒤 냉장고로 직행한다. 그릭요거트와 크림치즈의 만남 /김서진 기자 또 하나는 본 기자의 레시피다. 달디단 요거트보다 플레인 그릭요거트를, 여기에 좀더 치즈케이크의 맛을 살리기 위해 크림치즈를 추가했다. 먼저 크림치즈를 통에 넣고 풀어준다. 나중에 요거트와 섞어주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충분히 크림치즈를 풀어줘야 한다. 요거트와 크림치즈를 섞고 똑같이 비스킷을 겹쳐 쌓는다 /김서진 기자 구분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하루 기다린다 /김서진 기자 그릭요거트는 일반 요거트와 다르게 비스킷을 넣으면 좀 더 꾸덕해지고 단단해진다. 나중에 통에서 꺼낼 때 좀 힘들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릭요거트가 크림치즈와 만나 특유의 쫀득거리는 느낌을 선호한다면 괜찮을 것이다. 이 레시피는 몇 시간 정도도 좋지만 아예 하루 정도를 통째로 냉장고에 두었다 먹는 걸 추천한다. 우선 생크림 요거트와 비스킷으로 만든 치즈케이크, 비주얼이 그럴듯하다 /김서진 기자 단면 비주얼은 좀 그렇지만 맛있다, 가오나시가 노릴 정도로 /김서진 기자 요거트와 합쳐진 비스킷이 과연 치즈케이크 맛이 날 수 있을지 솔직히 불신한 상태로 만들었지만, 막상 나온 결과물은 정말 그럴듯하다. 치즈케이크맛의 비스킷과 촉촉해진 요거트가 만나 마치 정말 치즈케이크 시트와 생크림을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숙성 과정에서 비스킷이 요거트의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비스킷의 바삭함이 없어지고 마치 케이크 시트처럼 촉촉한 맛이 나는 것이다. 요거트의 산미와 버터가 들어간 비스킷의 풍미가 합쳐지며 실제 크림치즈로 만든 케이크의 맛이 난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신기한 조합이다. 그릭요거트로 만든 치즈케이크, 다만 꺼낼 때 모양이 망가지는 바람에 새로 쌓아 올리는 통에 모양이 저런 것을 양해 바란다 /김서진 기자 이전과 다르게 달지 않고 꾸덕한 치즈케이크의 맛이 난다 /김서진 기자 기자의 레시피인 그릭요거트와 크림치즈로 만든 것에 특별히 딸기를 얹어 봤다. 그릭요거트로 만든 이 케이크는 일반 레시피와 다르게 좀더 꾸덕하고, 단맛이 줄어들었으며, 상대적으로 원래 레시피보다는 담백한 맛이 난다. 당이 신경쓰인다면 무가당 플레인 그릭 요거트에 크림치즈를 빼고 먹는 것도 좋을 것.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수분이 많은 저지방 요거트보다는 생크림이나 그릭 요거트가 만들기에 더 좋다는 점이다. 질감이 어느 정도 있어야 비스킷이 요거트에 눅눅해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면서 촉촉해진다. 숙성 시간도 2-3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보다 아예 저녁에 만들어 두고 다음날 아침이나 오후에 꺼내 먹어야 더 맛있다. 해당 유저는 요거트에 딸기잼을 넣어 딸기치즈케이크를 만들었다 /SNS 레시피는 너무나 간단하지만 사람들의 도전은 끝이 없다. 원래 레시피가 단순하니 자연스럽게 여러 변주가 가능하다. 요거트에 레몬껍질을 갈아 넣으면 레몬치즈케이크가 되고, 바닐라빈을 넣으면 바닐라치즈케이크가 된다. 비스킷을 오레오로 바꾸면 오레오케이크가 되며, 케이크에 메이플시럽이나 슈가파우더를 뿌리면 맛이 좀더 풍부해지며 홈메이드 케이크 장인이 될 수 있다. 이 케이크, 가성비와 가심비의 조화가 훌륭하다 집에서 한번쯤은 만들어볼 만한 케이크다 /김서진 기자 대개 베이킹이라고 하면 드는 재료도 많고 과정도 어려워 미간부터 찌푸려지기 마련이다. 이 레시피는 재료도 간단하고 과정 또한 눈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니, 사람들에게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함께 주방으로 이끈다. 또한 베이킹 재료라 하면 당연히 비싼 것들이 많지만 이 레시피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요거트와 비스킷이 전부다. 재료도 간단하고, 들일 노력도 없는 이 레시피는 실제 카페에서 판매하는 치즈케이크의 맛을 아주 잠깐이나마 느끼게 하니 SNS에서 네티즌들끼리 공유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유저들에겐 자연스럽게 쉬우면서도 간편한 또하나의 콘텐츠가 생긴 셈이다. 게다가 케이크는 살이 찐다는 죄책감이 들지만 이 레시피는 유산균이 많은 요거트가 주 재료니 죄책감이 조금이라도 덜 드는 간식이 된 것. 요거트와 비스킷이 만나 케이크 시트로 보이게 하는 이 케이크는 네티즌들에게 또다른 신기한 ‘경험’이 되었다. 저렴한 비용과 어렵지 않은 과정으로 그럴듯하게 태어난 이 결과물을 얻어내는 이 경험은 네티즌들에게 작은 유행이 되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김서진 기자 
8분 만에 도난당한 루브르 유물, 돌아올 수 있을까지난달 세계 최대의 미술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허술하게 뚫려버렸다. 박물관이 오픈한 지 30분 만에, 범인들은 외벽에 사다리차로 접근해 티아라와 귀걸이, 목걸이 등 19세기 왕실 보석들을 훔쳐 갔다.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에 등록된 루브르 박물관 도난 유물 / 인터폴 희대의 도난 사건이기도 하지만, 세계 문화유산을 보유한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체계에 의문을 남겼다. 이는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문화재 도난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미 해외에는 약 24만 점의 우리 문화재가 국내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도난 문화재를 회수하고, 문화재 도난을 예방할 수 있을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도난당한 유물 대부분 19세기 왕실 보석 지난달 19일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에서 발생한 이번 도난 사건은 박물관 개관 후, 30분 만인 오전 9시 30분경 발생했다. 해당 사실이 밝혀진 후, 박물관 측은 곧바로 폐쇄 조치를 내리고 관람객을 내보냈다. 아폴론 갤러리 전경 / 위키미디어 (Wilfredo Rafael Rodriguez Hernandez) 직접 침입한 범인 4명은 톱과 장비 등을 갖고 조끼를 입은 채 인부로 위장했다. 기계식 리프트를 1층에 주차해, 창문으로 올라가 내부로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경비원을 위협한 후, 전시실의 유리를 절단하고 유물을 훔쳐 도망쳤다. 프랑스 수사 당국이 현재까지 체포한 용의자는 총 7명이다. 1차로 검거한 2명과 2차 검거자 5명 중 3명이 직접 침입한 4인이며, 나머지는 공범 또는 조력자로 알려졌다. 직접 침입한 용의자 중 1명만 쫓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범행을 시인했으며, 최대 15년 징역형과 벌금형 등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들이 도주과정에서 흘리고 간 외제니 황후의 티아라 / 위키미디어 (David Liuzzo) 이날 도난당한 유물은 총 9개였다. 이 중 1개인 외제니 황후의 티아라는 도난당했다가 범인들이 도주 과정에서 흘린 것을 발견했다.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외제니 황후의 티아라는 나폴레옹 3세의 왕후인 외제니 드 몽티조의 것으로, 1855년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특별히 제작된 것이다. 금으로 만들어진 관은 독수리와 당초무늬와 함께 다이아몬드, 에메랄드로 장식돼 있다. 1988년 경매에 나와 로베르토 폴로가 루브르 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제니 황후의 진주 티아라 / 위키미디어 (Jean-Pierre Dalbéra) 외제니 황후가 티아라를 쓰고 있는 초상화 / 위키미디어 외제니 황후의 또 다른 티아라인 진주 티아라도 도난품 중의 하나다. 프랑스 보석상이던 알렉상드르 가브리엘 레모니에가 나폴레옹 3세와의 결혼을 기념해 제작한 것이다. 은에 금을 덧입혀 세팅하고, 212개의 진주와 1,998개의 올드컷 다이아몬드로 장식됐다. 외제니 황후의 대형 코르사주 브로치 / 위키미디어 (Shonagon) 외제니 황후가 소유했던 보석이 대부분 도난당했는데, 성유물 브로치와 대형 코르사주 브로치 2종이 있다. 이중 대형 코르사주 브로치는 프랑스 보석상이자 금 세공사인 프랑수아 크라메르가 만들었다. 1855년 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 이 브로치는 커다란 리본 형태로, 길이 22. 2cm, 너비 10. 5cm, 두께 3. 5cm로 브로치라고 하기엔 큰 사이즈다. 전체적으로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점이 돋보이는 장신구다. 사파이어 세트 중 귀걸이 / 위키미디어 (Tangopaso) 사파이어 세트 중 목걸이 / 위키미디어 (Tangopaso) 사파이어 세트 중 티아라 / 위키미디어 (Shonagon) 마리 아멜리 왕비의 초상화 속에서 사파이어 주얼리 세트를 발견할 수 있다 / 위키미디어 프랑스의 마리 아멜리 왕비와 네덜란드의 오르탕스 왕비가 소유했던 사파이어 세트 중 귀걸이와 목걸이, 티아라도 포함됐다. 해당 세트는 티아라, 목걸이, 귀걸이, 큰 브로치 1개, 작은 브로치 2개, 빗, 팔찌 2개로 구성됐다. 스리랑카산 사파이어가 세팅됐으며, 주변은 다이아몬드로 둘러싸여 있다. 에메랄드 귀걸이 / 위키미디어 (Shonagon) 에메랄드 목걸이 / 위키미디어 (Shonagon) 마리 루이즈 황후의 초상화 / 위키미디어 나폴레옹 1세의 왕후인 마리 루이즈 황후의 에메랄드 귀걸이와 목걸이도 도난당했다. 이 세트는 프랑스 보석상 프랑수아 레그노 니토가 제작한 것으로, 나폴레옹의 결혼선물로 알려져 있다. 초상화에서도 황후가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해당 유물들의 가치는 약 8,800만 유로(한화로 약 1,400~1,500억 원 이상)로 추정된다. 모나리자 도난에 이은 ‘최악의 사건’ 이번 도난 사건을 두고, 프랑스 현지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며, 무려 115년 전인 1911년 있었던 모나리자 도난 사건이 회자될 정도로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는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시스템에도 큰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도난당해 비어 있던 모나리자의 자리 / 위키미디어 1914년 반환된 모나리자의 귀환을 알리는 신문 기사 / 위키미디어 모나리자 도난 사건도 도난당한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었다. 당시 화가 루이 베루드가 모나리자 모작을 위해 방문했을 때 도난 사실을 알게 됐는데, 사진 촬영을 위해 옮겨진 줄 알았다고 한다. 조사를 위해 일주일이나 폐관했으며, 범인은 직원이었던 빈첸초 페루자로 밝혀졌다. 범인은 박물관이 문을 닫은 후, 옷장에 숨어있다가 외투에 그림을 숨겨 걸어 나오는 방식으로 모나리자를 빼돌렸다고 한다. 그리고 무려 2년여간 집 난로 밑에 숨겨두었다가 우피치 미술관에 판매하려고 했다가 체포됐다. 그 후 모나리자가 루브르로 돌아온 것은 1914년 1월이다. 19일 도난 당시 ‘특별한 사유로 휴관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 루브르 박물관 X 갈무리 이렇게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이유로 CCTV 등 시스템 노후화와 부재, 감시 인력 부족, 정부의 예산 집행 지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로랑스 데카르 루브르박물관장은 청문회에서 “외부에 카메라가 여러 대 있지만, 노후화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장비가 매우 부족해 외벽 전체를 감시하지 못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범인들이 침입한 지점을 비추지 못하는 등 사각지대가 있음이 알려졌다. 때문에 범인들이 쉽게 사다리차를 대고 침입할 수 있었다. 이번 도난 사건은 CCTV와 인력 부족, 재정 부족 등 다양한 문제점이 낳은 결과다 / AI가 생성한 이미지 (Google Gemini) 또한, 현장을 감시하는 인력 부족과 근무 태만도 지적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루브르 박물관 감시 인력은 190명이 감소했으며, 도난 사고가 발생한 시간에는 6명이 감시해야 했지만, 개장 30분이 지난 첫 휴식 시간에는 4명만 근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런 허점은 직원이 아니면 쉽게 알 수 없다. 때문에 수사 당국은 박물관 보안팀 직원과 공모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실제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보안과 관련된 정보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한다. 무엇보다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정부의 예산 집행이었다. 라시다 다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지난 40년 동안 대형 박물관의 보안 강화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박물관 장비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음을 지적했다. 현재 프랑스의 재정위기 상황과 맞물리면서, 보안 시스템 현대화를 위한 예산 집행도 지연됐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X 갈무리 이번 도난 사건 하루 뒤인 2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SNS를 통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글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은 우리의 역사적 유산을 공격한 것”이라며 “1월에 시작된 ‘루브르 신르네상스 프로젝트’에는 보안 강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로써 우리의 기억과 문화를 이루는 것들을 보존하고 지킬 것을 보장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루브르 박물관 전경 / 루브르 박물관 X 이후 프랑스 정부의 대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이 됐다. 프랑스 문화부는 전국 문화기관의 보안시스템을 전수조사할 것을 지시했으며, 루브르 박물관 측은 박물관 내에 파출소를 설치하고,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장벽을 외부에 설치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추가 도난을 예방하기 위해 아폴론 갤러리의 보석 등은 프랑스 중앙은행 지하 수장고로 이관했다. 도난당한 유물은 어떻게 되나 현재 프랑스 정부와 수사 당국은 100명의 특별 수사팀을 구성해 도난당한 유물을 되찾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유로폴 등 국제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도난품의 밀반출과 거래 경로를 추적 중이며, 체포된 범인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도난당한 유물이나 문화재, 그림 등은 암시장(Black Market)에서 거래된다 / AI가 생성한 이미지 (Google Gemini) 그렇다면, 보통 도난당한 유물이나 문화재는 어떤 경로로 처리될까. 보통은 ‘Black Market’이라고 불리는 암시장에서 소수의 컬렉터, 장물아비, 범죄 조직 등에 거래된다. 본격적인 거래가 이뤄지기 전, 도난품은 ‘장물’로서 브로커에게 전달된다. 관련된 서류를 조작하거나 복제품을 만들기도 하며, 유물이 분해되거나 재가공 되기도 한다. 특히, 이번에 도난당한 보석들은 알려졌기 때문에 원형 그대로 거래될 가능성이 적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후 암시장 거래를 위해 동유럽-중동-아시아 경로로 이동하는데, 자유무역항인 홍콩, 싱가포르가 주요 허브로 거론된다. 이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프랑스 정부는 막대한 보험료 때문에 문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 pixabay 또는, 해당 유물이나 그림, 문화재에 가입된 보험금을 노리고 협상 또는 협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에 도난당한 물품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소장품이라는 점에서 민간 보험은 막대한 보험료가 책정되기 때문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며, 국가가 보험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손실액은 국가 재정으로 감당한다고 프랑스 정부가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프랑스 법규상 작품 대여나 이동에만 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으며, 내부 소장품은 해당하지 않아, 이번 도난으로 인한 손실액이 모두 국가 재정으로 남게 돼,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2번이나 도난당했던 뭉크의 〈절규〉 / 위키미디어 도난당한 유물이나 작품 중에는 암시장이나 협상을 통해 회수된 사례로 아주 드물게 발견된다. 유례없이 2번이나 도난당했던 뭉크의 〈절규〉는 1994년과 2004년 도난 당시 경찰이 암시장 거래에 직접적으로 개입, 암시장 처분 정황을 포착해 회수됐다. 2019년 독일 드레스덴 왕궁 내에 있는 그린 볼트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보석 장신구 3개와 보석 21점은 체포한 용의자들과 협상 끝에 대부분을 회수했다. 韓 문화재 환수도 제자리 걸음 이번 도난 사건은 프랑스의 안일한 대처만 문제 삼을 수 없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내용을 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도난당한 문화재는 12,749건이었으며, 회수된 것은 15. 5%인 1,972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국외 소재 한국 문화재 추정 규모 /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갈무리 조금 다른 사례지만, 올해도 문화재 환수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지난달 16일에 있었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는 올해 기준 24만 7,718여 점이지만, 환수된 것은 최근 10년간 1,288건, 최근 5년간 100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5% 수준이다. 또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개인이 해외 경매를 통해 문화재를 다시 국내로 환수했지만, 도난 문화재를 이유로 몰수한 사례도 알려졌다. 정 의원은 “일반인이 경매를 통해 문화재를 입수하면, 국가유산청은 도난 문화재라는 이유로 몰수한다”며 “도난 문화재라고 딱지를 붙여버리면 양성화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장렬왕후 어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인조계비 장렬왕후 가상존호 옥보를 참고로 생성함 / AI가 생성한 이미지 (Google Gemini) 문제가 된 장렬왕후 어보는 숙종 2년인 1676년 인조의 계비인 장렬왕후 조 씨에게 ‘휘헌(徽獻)’이라는 존호를 올릴 때 제작된 것으로, 6. 25 전쟁 당시 대거 도난당한 것 중 하나다. 이를 2016년 문화재 수집가인 정진호 씨가 미국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약 1,070만 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사이트에 올라온 이름은 ‘일본 석재 거북이’였다고 한다. 정 씨는 해당 물건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했으며, 진품임을 확인한 후,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의 유물 매수 공고에 따라 국립고궁박물관에 약 2억 5,000만 원에 매수할 것을 신청하고 인도했다. 박물관과 국가유산청은 어보를 심의한 결과, 도난당한 어보로 확인, 도난 문화재이며 어보가 조선시대 제작된 국가 소유의 문화재라는 이유로 매입을 거부했다. 이에 정 씨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도난품을 취득한 경우는 선의취득자여도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미국 버지니아주 법률을 인용하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법원이 화해 권고 결정으로 국가유산청에 보상금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권고했지만,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았다. 당시 언론 등은 이를 두고 ‘몰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호조태환권 원판 / 국립고궁박물관 호조태환권 원판은 조선 최초의 근대 지폐인 ‘호조태환권’ 인쇄를 위한 동판으로, 고종 때인 1892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의미가 있어 국보급 문화재로 여겨지지만, 이 역시도 6. 25 전쟁 당시 도난당해 해외로 유출됐다. 지난 2010년 문화재 수집가 윤원영 씨가 미국의 한 경매 사이트에서 약 3,000만 원에 호조태환권 원판을 낙찰받았다. 이후 주미한국대사관 법무협력관 검사에게 해당 문화재는 한국 정부 소유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이후 대사관에서 추가 연락이 없어 잔금을 치르고 인수했다. 인수 3년 후인 2013년, 미국국토안보수사국(HSI)에 장물취득 혐의로 체포됐으나 증거불충분으로 기소 철회됐으며,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원판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역시도 사실상 ‘강제 환수’, ‘몰수’라며 부정적인 여론이 강했다. 해외에서 돌아오지 못한 우리 문화유산은 약 24만 점에 달한다 /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홈페이지 이에 정부와 국회에서도 법 개정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2021년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이 문화재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폐기됐다. 당시 개정안은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을 모르고 개인이 문화재를 소유했을 때 ‘선의(善意)취득’으로 인정하고 몰수하지 않도록 하던 기존 법안을 고쳐, 출처 및 취득 경위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 국가유산청장(당시 문화재청장)의 확인을 받은 경우에만 선의로 취득한 것으로 추정해 문화재 몰수의 예외로 인정하도록 했다. 국가유산청도 해외에 있는 문화유산을 환수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2012년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을 설립해, 국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현황 조사, 반출 경위 등 연구, 환수·활용 전략 및 정책 개발 등 국외소재문화유산 관련 사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협상·매입·기증 등의 방식으로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2,484점의 유산과 관련 자료를 환수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에 유럽 거점 사무소를 개설해, 유럽 소재 한국 문화유산의 조사·환수·활용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유럽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은 약 4만 9,161점이다. 올해 발행된 「다시 찾은 소중한 문화유산」 기념우표 / 국가유산청 올해 1월에는 환수 문화유산 4종의 사진을 담은 「다시 찾은 소중한 문화유산」 기념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 2021년부터 이어진 기념우표 발행은 정부의 문화유산 환수 정책의 적극성을 알리는 동시에 국민에게 국외소재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알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루브르 박물관의 도난품은 인터폴까지 나서서 수색 중이다. 지구 어딘가에서 원래의 모습 혹은 이미 해체된 모습으로 존재할 이 유물들은, 암시장에서는 금전적 가치만으로 숫자처럼 거래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역사와 정체성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희망이 없다’는 말처럼, 문화재도 역사의 한 뿌리다. 이번 사건이 ‘최악의 사건’으로 남지 않도록 실질적이면서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전은지 기자 
‘조선시대에도 키링이 있었다?’ 복과 멋이 담긴 열쇠패SNS를 보면 ‘키링’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듯하다. 다양한 모양의 단추를 매듭으로 엮어 만드는 단추키링 DIY가 유행하기도 하며, 지난 6월에는 뚜껑을 키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편의점 CU의 ‘가나디 바나나우유’가 출시 이틀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문구 팬시점에는 여러 디자인의 키링을 판매하는 코너가 따로 마련될 정도니, 그야말로 ‘키링의 시대’다. 조선시대 열쇠패 / 국립중앙박물관 작고 예쁜 키링의 매력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시대에도 복을 가득 담은 장신구가 있으니, 바로 ‘열쇠패’다. 실제로 열쇠를 달기도 했지만, 자수와 매듭, 천과 동전을 엮어 시집가는 딸에게 혼수로 넣어주기도 했으며, 왕실이나 사대부들은 장식품으로 사용했다. 열쇠패의 화려함을 보면, 지금의 키링이 왜 유행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시집가는 딸을 위해 복을 담은 장신구 열쇠패는 이름처럼 집안에서 사용하는 열쇠를 걸어 보관하거나 별전을 여러 자수 장식품과 엮어 만든 장신구 중 하나다. 조선시대 숙종 때 시작돼 고종 때까지 전해졌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시집가는 딸을 위해 어머니가 별전과 자수 장식품을 엮어 잘 살라는 의미를 담아 혼수품으로 선물했다고 한다. 신부는 선물 받은 열쇠패를 방에 장식품으로 걸어두며, 집안의 평안과 번영을 기원했다. 별전 / 국립중앙박물관 여기서 알아야 하는 것은 ‘별전(別錢)’이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별돈’ 또는 ‘이전(耳錢)’으로도 불리는 ‘별전’은 통용되는 화폐 외에 특별한 사안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주화다. 현대에도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기념주화’와 같다고 이해하면 된다. 별전은 원래 주전서에서 화폐의 원료인 동(銅)의 순도와 무게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 삼아 만든 화폐였다. 그런데 별전이 인기를 얻자, 왕실이나 사대부가에서 여러 가지 문양을 넣어 만들게 됐다고 한다. 별전 여러 개를 엮은 열쇠패 / 국립중앙박물관 여러 개의 별전을 하나의 장식으로 만든 쌍봉열쇠패 / 국립중앙박물관 열쇠패는 하나의 별전을 여러 개 엮거나 별전 여러 개를 하나의 형태로 만들어 사용했다. 열쇠패나 별전에 들어가는 문양이나 글귀도 다양하다. 넝쿨무늬, 쌍룡 열쇠패 / 국립중앙박물관 나비 문양이 들어간 단선형 열쇠패 / 국립중앙박물관 다양한 무늬와 글귀가 새겨진 열쇠패 / 국립민속박물관 복주머니 모양 열쇠패 / 국립중앙박물관 복주머니 모양 열쇠패 / 국립민속박물관 사슴, 박쥐, 나비, 용, 물고기, 거북 등의 동물 모양, 포도, 복숭아, 소나무, 불로초, 매화, 대나무 등의 식물 모양, ‘수복강령(壽福康寧)’, ‘부귀다남(富貴多男)’ 등 글자 모양을 넣기도 했다. 새겨진 문양이나 글귀는 대체로 ▲오래 살고 복을 누리라는 의미의 ‘수복(壽福)’ ▲많은 재산과 높은 지위를 얻으라는 의미의 ‘부귀(富貴)’ ▲아들을 많이 낳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다남(多男)’ 등을 의미했다. 금속 세공부터 자수까지, 공예의 결정체 조선시대의 열쇠패는 단순히 아름다운 장신구로만 볼 수는 없다. 자수부터 금속 세공까지 과거 조상들의 공예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 짐작하게 만드는 복합 예술품이기 때문이다. 그 가치를 숫자로 매길 수는 없지만, 화폐 전문 업체인 풍산화동양행이 운영한 ‘화동옥션’에서 열쇠패가 1억 원 정도로 낙찰된 사례도 있어, 문화 유물로서 열쇠패의 역사적·경제적 가치는 작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자수 열쇠패 / 국립민속박물관 자수 열쇠패 / 국립민속박물관 열쇠패가 혼수품의 하나로 쓰인 만큼, 전통 규방공예 중 하나인 자수를 빼놓을 수 없다. 자수기예 중에서도 열쇠패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별전 괴불 / 국가유산청 국가민속문화유산 중 하나인 별전 괴불을 보면, 총 16줄의 장식 중 7줄이 괴불 등의 자수품이 달려있을 정도다. 다른 열쇠패보다 유독 화려한 별전 괴불은 궁중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별전 괴불에는 다양한 자수 기법이 쓰였다고 한다. 삼각형 모양의 노리개를 말하는 괴불에 수놓아진 꽃들은 자련수·우련수·이음수 기법을 썼고, 나비는 이음수와 씨앗수, 벌과 편복의 몸체는 징금수 기법을 썼다. 자수 두루주머니. 자련수는 색을 다르게 불규칙적으로 면을 채우는 자수기법이다. 회화적인 느낌을 준다 / 한국색동박물관 자련수는 땀의 길이를 불규칙적으로 반복해 넓은 면을 채우는 기법이다. 수묵화에서 농담과 명암을 표현하듯, 색을 다르게 사용하면 회화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우련수는 실 색깔의 농담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수를 놓은 위에 한 올씩 엇겨 눌러 주는 기법으로, 자련수의 더 세밀한 표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음수는 같은 길이의 바늘땀으로 계속 이어 나가는 수법으로 표현하려는 선의 굵기에 따라 겹치는 정도를 다르게 한다. 잎의 줄기나 나뭇가지, 윤곽선 등을 수놓는다. 흥선대원군 기린무늬 자수 흉배. 징금수는 금사, 은사, 색금사 등으로 수를 놓을 때 사용하는 기법이다 / 국립중앙박물관 징금수는 금사, 은사, 색금사 등을 윤곽선에 놓고 비슷한 색의 명주실을 0. 3~0. 5cm 간격으로 징그어주는 기법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자수 선을 고정해 주는 기법인데, 실제로 보면 굉장히 세세해서 어려워 보인다. 이렇게 말로만 보아도 어려운 자수 기법을 사용했으니, 자수의 장인이라고 하는 자수장들도 어려워할 법하다. 대한제국 시대의 자수 열쇠패 / 국립민속박물관 자수 열쇠패 / 국립고궁박물관 다른 열쇠패에도 다양한 꽃 자수가 놓여있다. 당시 사대부가 여인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가 자수였다는 점,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을 위해 만들었다는 점을 근거로 보면, 열쇠패는 규방공예의 산물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다양한 별전의 모습 / 통영시립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별전과 열쇠 / 국립중앙박물관 열쇠패에 사용된 별전에도 세밀한 금속 공예 기법을 발견할 수 있다. 화폐에 글귀나 문양을 새기거나 여러 개의 별전을 하나로 엮은 열쇠패를 만들어야 했기에 고도의 기술력과 집중력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금속 공예는 크게 재료를 가공하는 야금, 형태를 만드는 성형, 표면에 장식을 더하는 장식(시문) 기술로 나뉜다. 여기서 성형 기술은 ‘단조(鍛造)’와 ‘주조(鑄造)’로 구분되는데, 화폐는 주로 주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상평통보 제작 과정 / YTN 사이언스 영상 갈무리 (https://youtu. be/yxi0wHZ-dxU?si=-ve0DIPCOxz_Yew_) 주조는 흙이나 모래, 돌 등 불연성 물질로 만든 틀에 재료로 사용할 금속재를 도가니에 용융한 용액을 부어 기물 형태를 완성하는 방법이다. 범종, 불상, 향로, 병, 합 등 입체형 기물을 제작할 때 사용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화폐인 상평통보 역시 주전 틀을 만들어, 틀 안에 쇳물을 부어 굳은 후 떼어 연마해 만들었다고 한다. 별전은 모양과 형태가 제각각이었기에, 이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주전들이 필요했다. 이는 세밀한 금속 공예 기법이 사용됐으며, 고도의 기술이 뒷받침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네잎클로버 키링 품절…MZ도 키링에 ‘복’ 담는다 이렇게 열쇠패에는 오래 살거나 많은 재산, 자녀를 낳아 다복한 가정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런 의미가 요즘의 키링도 다르지 않았다. 소비자 시장조사 전문 브랜드 트렌드모니터의 조사를 보면, ‘나는 실제로 부적(네잎클로버, 키링 등)을 지니고 다닌 적이 있다’는 항목에 5060세대보다 10대부터 2030까지 젊은 세대의 응답 비율이 높았다. 트렌드모니터 행운 가득 시리즈 상품 중 키링 / 다이소몰 갈무리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도 수능을 앞두고 최근 ‘행운 가득’ 시리즈를 선보였는데, 행운을 의미하는 네잎클로버가 그려진 키링이 많았으며, 직접 뜨개질로 만드는 DIY 네잎클로버 키링은 품절 상태였다. 키링이 단순히 패션과 개성의 아이템이 아닌, 과거 조선시대처럼 복을 비는 의미가 담긴 아이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ChatGPT) 이외에도 요즘의 키링은 ‘나’를 표현하거나 ‘나’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측면이 강하다. 자신의 정체성이나 취향을 표현하는 퍼스널 브랜딩의 도구로 MBTI 유형을 새기거나 좋아하는 캐릭터 등을 달아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간접적으로 표현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나타내고자 한다. 또는 심리적 안정을 위해 사용한다. 감각 자극은 신경계에 안정감을 주며, 반복적인 행위는 안정감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푸시팝이나 피젯스피너, 스퀴시, 스트레스볼 등을 키링으로 달고다니기도 한다. 화장품으로 키링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들 / 유튜브 갈무리 AI로 생성한 이미지 (Google Gemini) 최근에는 미니어처 화장품이 유행하면서, 기존의 화장품을 키링으로 만드는 방법이나 키링 형태의 미니 화장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 역시도 화장품을 나의 취향을 보여줄 수 있는 액세서리로 선택한 MZ세대의 트렌드다. 일본에서도 ‘쁘티 뷰티’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한 문구팬시점의 키링 코너 / 전은지 기자 키링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조선시대에도 복을 빌며 다양한 문양으로 장식했던 것처럼, 요즘도 ‘나’를 나타내기 위해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 캐릭터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MZ세대뿐만 아니라 열쇠를 사용했던 중장년층도 열쇠고리나 핸드폰 고리에 가족사진이나 차 번호 또는 다양한 장식을 달고 다녔던 추억이 있다. 열쇠패와 키링이 닮은 것처럼,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의 문을 여는 문화의 매개체가 되어 가고 있다. 전은지 기자 

‘에겐 테토 테스트’는 재미일까, 성(性)의 이분법일까MBTI 다음으로 성격이나 성향을 분류하는 테스트로, ‘에겐남’과 ‘테토녀’ 등을 불리는 ‘에겐 테토 테스트’가 유행하고 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줄인 말로, 호르몬에 따라 가까운 성격 유형을 분류하게 된다. SNS를 중심으로 에겐과 테토 중 어느 성향과 가까운지를 인증하는 영상이나 게시물이 많다. 쿠팡플레이의 SNL에서는 이를 희화화한 내용이 등장해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배우 한가인도 스스로를 ‘테토녀’라고 인증했을 정도로 최근 밈(meme)이 되고 있다. ‘에겐 테토 테스트’는 여성성과 남성성 중 어떤 성향이 추측할 수 있는 테스트다 / Pixabay 내가 여성적인지, 남성적인지를 단순히 재미로 즐길 수 있는 테스트이지만, 몇 가지 문항으로 사람을 두 가지 성향으로 분류한다는 부분에서 고정관념에 갇힐 수 있어 전문가들은 비과학적인 테스트를 너무 맹신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에겐 테토 테스트’ 어디서 시작된 걸까 유행처럼 지나가는 밈(meme)이라고 생각되지만, 그 유래는 무려 4년 전이다. 온라인에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21년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상수 씨가 처음 제시한 ‘연애 먹이사슬 분석 글’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연애 먹이사슬을 에겐과 테토로 분류했다 / 크리에이터 이상수 블로그 갈무리 (https://blog. naver. com/azalea1_1/222381720041) 해당 글에서 이상수 크리에이터는 에스트로겐 남, 녀와 테스토스테론 남, 녀는 서로에게 먹이사슬처럼 끌려가는 관계라고 분석하고 있다. 호르몬이 강한 순서대로, 남성성이 강한 테토남이 가장 상위에 있으며, 그다음은 테토녀, 에겐남, 에겐녀 순이다. 비슷한 성향이거나 자신이 가지지 못한 남성성, 여성성을 가진 이성에게 끌린다는 것이 글의 요점이다. 내쪼 작가 인스타그램 갈무리 (@nezzo_toon) 이후 인스타툰 작가인 내쪼가 2024년 ‘알파 메일 꼬시는 법’, ‘짝남 유형별 꼬시는 패션 추천’ 등에서 에겐남, 테토남 등을 언급하며 그린 웹툰이 화제가 되면서 해당 테스트와 성격 유형이 확산됐다. 내쪼 작가 역시 해당 개념을 이상수 크리에이터의 글을 참고했다고 언급해, ‘에겐’과 ‘테토’로 구분하는 성격 유형 분류가 오래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metavv 갈무리 types 앱 갈무리 직접 해본 ‘에겐 테토 테스트’는 여러 개가 있는데, 대체로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2가지 선택지를 놓고 답하도록 한다. 질문도 10~20개 정도로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다. 모두 실제로 있을 법한 상황이라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하게 되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다양한 결과가 나온다 / types 앱 갈무리 그렇게 나온 결과는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하다.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하고 깨닫게 되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나는 이런 사람이었어’하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결과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 등도 알려주는 내용도 있어, 평소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하다. 성격 유형 테스트 인기 이유? 자기 이해, 공동체 소속감, 정보 추구 등 그렇다면 ‘에겐’과 ‘테토’처럼 성격 유형을 분류하는 테스트가 왜 인기일까. 국내 여러 논문에서 MBTI를 대중들이 왜 좋아하는가를 분석한 내용이 있다. 그에 따르면, MBTI나 에겐 테토 테스트처럼 성격 유형을 분류하는 테스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도구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는 성향 ▲공동체 소속감 등 대인 관계 형성을 위한 도구라는 점이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로이 바우마이스터 / 공식 홈페이지 (roybaumeister. com)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인간이 자기 스스로에 대한 피드백을 원하며, 자신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외부에서 정보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이 비과학적인 성격 유형 테스트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특히, 성격 유형 테스트는 자신을 표현하며, 사회적 흐름에 뒤처지고 싶지 않아 유행을 선도하는 MZ세대의 성향과도 잘 맞는다. Pixabay 또 다른 이유는 관계 형성에 있다. 과거 유행했던 혈액형처럼, 비슷한 공통점을 찾거나 다른 점을 파악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에 성격 유형 테스트처럼 간단하고 편리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할 때,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질문으로 “MBTI가 뭐예요?”하고 묻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성격 유형 테스트는 사회적인 문제를 해석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예를 들어,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섬세하며, 갈등을 회피하는 성향을 가진 ‘에겐남’, 독립성이 강하며 활동적이고 직설적인 ‘테토녀’와 어떤 갈등이 생겼을 때,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개인 간 혹은 단체 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 성격 유형 분류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인간은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 위키미디어 성격 유형 테스트가 인기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 때문이다. ‘무의식’과 ‘자아’에 대한 개념을 오래 연구한 심리학자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와 연관 지어 보면, 성격 유형 테스트는 즉각적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어떤 상황에 놓여있다는 가정하에 내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를 대답하는 과정 또한 흥미롭다. 전문가들 “비과학적인 성격 분류, 재미로만 보아야” 경고 MBTI나 ‘에겐 테토 테스트’는 단순히 재미로 보기엔 즐겁지만, 주변 사람들까지 어떤 성향인지 혼자 추측하고 분류하게 된다. 누군가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테스트가 비과학적이라는 점, 타인을 이분법적 사고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위험하기에 재미로만 봐야 한다고 경고한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치료학과 교수 / SBS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https://youtu. be/ARRj0mo9q1g?si=S9oC3ggLbuunke30)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에서 “MBTI와 같은 성격 테스트는 과학적이지 않은 도구라고 해서 믿지 않는 것보다는 상대방과 이런 소재로 이야기하는 즐거운 놀이로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테스트에 관심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 “개인적, 사회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의지하고 싶은 것이 필요한데, (MBTI와 같은 성격 테스트는) 성향을 알려주며, 듣고 싶은 이야기나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이를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 하는데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진이 제시한 심리테스트를 직접 해본 임명호 교수는 신빙성이 있냐는 질문에 “직관적 대답일수록 정답이다. (신빙성이) 있다”고 답하며 “지나치게 맹신하지만 않는다면 젊은 사람들이 심리테스트에 관심이 있고, 남과 나의 성격에 관심이 많은 것은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태경 우석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 SBS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https://youtu. be/gRBEWJ05Al8?si=ooJBshjOD9a95r8_) 김태경 우석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상담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MBTI는 쓸모가 있는 유용한 검사”라며 “성격이라는 게 보통 18세가 넘어야 굳어진다고 하는데, 요즘은 어린아이들도 테스트를 하더라. 이렇게 남용되어도 되나 싶은데 좋은 이야기만 나오는 위험한 것이 없는 검사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유튜브 채널 갈무리 (https://youtu. be/UYHjMxOsKAI?si=DZDXBuK4xmUMb4lt)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MBTI와 같은 테스트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쉽고 유용하다. 이 같은 유형론은 편견이고 고정관념이지만, 뇌가 에너지를 덜 쓰고 정보를 많이 얻는 방법”이라며 “사람을 판단할 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기 어렵다. 그런데 MBTI와 같은 정보는 뇌과학적으로 보면 정보 처리의 효율성 측면에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MBTI는 비과학적인 것이라고 언급하며, 자기가 자기에 대해 서술하는 문항에 대한 결과물이며, 내가 말한 것이니 맞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flickr (Cheryl) MBTI의 문제점에 대해 스펙트럼을 범주로 오해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I와 E는 내향성과 외향성인데, 두 가지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은 성향의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격의 스펙트럼을 이분법적으로 범주화하기 따라서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동진 평론가의 의견이다. 성향을 ‘에겐’과 ‘테토’로 분류하는 테스트 역시 이분법적으로 사람을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테스트에 대한 신뢰도 문제도 있다. 이동진 평론가는 “나는 MBTI 검사를 해보지 않았다. 이론이 되기 위해서는 검증 가능해야 한다. 막상 검사를 해보면 맞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매번 검사 결과가 다르면 이론화할 만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라며 “심리학에서도 성격 유형을 분류하는 검사가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분류법은 (MBTI처럼 극명하게) 반대가 아니다. N과 S가 반대인지, 제대로 된 범주화인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 영상 갈무리 (https://youtu. be/ZfABBX_q2zQ?si=9zApvMpEk0lIas6_)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의 ‘포러 효과(Forer Effect)’ 또는 ‘바넘 효과(Barnum effect)’를 근거로 심리테스트를 근거 없이 믿지 않을 것을 경고했다. ‘바넘 효과(Barnum effect)’는 성격에 대한 보편적인 묘사들이 자신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말한다. 버트럼 포러가 학생들에게 성격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주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학생들 모두 같은 내용이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검사 결과가 자신과 잘 맞는다며 5점 만점에 평균 4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바넘 효과 /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 영상 갈무리 (https://youtu. be/ZfABBX_q2zQ?si=9zApvMpEk0lIas6_) 김경일 교수는 “애매하거나 모호하고 일반적인 내용을 보면 그렇게 믿는다. 혈액형, 별자리 등 성격에 대한 근거 없는 이야기들은 간단하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사람들이 이런 테스트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내가 어떤 위치인지를 놓고 자기 자신을 규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에 대해 알려주는 심리테스트에 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경일 교수의 의견이다. 이어 김경일 교수는 “사람을 유형별로, 간단한 검사로 알아보려는 그것은 상대방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다. 쉽게 알기 위해 근거 없는 지식을 사용하며, 몰입하는 것은 지적해야 할 부분”이라고 경고했다. 심리테스트, MBTI, 에겐, 테토 등의 검색 통계 / 네이버 데이터랩 갈무리 네이버 데이터랩의 최근 3개월간 ‘심리테스트’, ‘MBTI’, ‘에겐’, ‘테토’ 등 검색량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나’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큰 것이다. 내가 누군지 정체성을 파악하는 노력은 좋지만, 전문가의 경고처럼 이를 맹신할 필요는 없다. 몇 가지 질문으로 사람을 두 가지 유형으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 SNS에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며, 내가 이런 사람인가를 타인에게 ‘인정’받기보다는, 가볍게 ‘인증’하며 재미로 끝내기를 바란다. * 참고 논문 - MBTI 성격 유형론에 대한 태도와 주관적 안녕감 간의 관계: 성격 5요인과 자기개념 명확성의 조절효과 (권가영, 임낭연 / 2023) - MZ세대의 자기애성향, SNS 이용동기, 과시적 여가소비의 관계 (장나연, 주진영, 신규리 / 2022) 전은지 기자 
모두에게 고하노라, 가장 한국적인 게 무엇인지를 ‘케이팝 데몬 헌터스’넷플릭스 6월 3주차 영어권 영화 2위에 오른 케데헌 /넷플릭스 코리아 SNS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로 공개된 지 하루만에 22개국에서 1위, 공개 3일째 31개국 글로벌 1위, 로튼토마토 종합 평점 188점으로 신기록 달성, IMDB 평점 7. 9점, 아이튠즈 1위, 스포티파이 850만 스트리밍 기록으로 역대 최다 스트리밍 하루 기록 달성··· 이것은 유명한 한류 스타가 등장하는 것도, 전세계를 누비는 초대형 아이돌이나 가수가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도 아니다. 12세 등급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이야기다. 지난 25일, 케데헌은 넷플릭스 6월 3주차 영어권 영화 2위에 등극했다. 6월 20일에 개봉했으니 4일치의 기록이 빠졌고 애니메이션임에도 말이다. 이 작품은 한국을 포함해 영국, 호주,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등 총 41개국에서 1위를 기록. 총 93개국에서는 톱10에 진입한 상태다. 다만 이 위대한 기록들은 케데헌의 그저 한 부분일 뿐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른 이 반짝반짝한 애니메이션엔 기록보다 사람들을 빨아들인 매력들이 산재해 있다. (이 기사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각본 다냐 히메네스, 해나 맥메찬과 감독 매기 강, 크리스 애플한스가 공동연출한 케데헌의 내용은 12세 등급답게 간단하고 명료하다. K-팝 슈퍼스타 루미, 미라, 조이는 매진을 기록하는 대형 스타디움 공연이 없을 때면 또 다른 활동에 나선다. 바로 비밀 능력을 이용해 팬들을 초자연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 이들은 귀마가 조종하는 사자보이즈에 맞서 거대한 싸움을 벌인다. 무당, 아이돌, 케이팝, 저승사자 등 이 모든 단어가 섞인다고 한다면 대체 뭘 다루려고 하는지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머나먼 과거로 돌아가 악귀를 물리치는 세 명의 무당을 보여준다. 함께 깔린 내레이션은 무당이 왜 세대가 이어지며 자연스레 헌터가 됐고, 지금의 헌트릭스가 탄생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헌트릭스의 루미, 미라, 조이는 악귀와 귀마를 세상에서 몰아내는 황금 혼문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간 세상을 삼키려는 귀마와 악귀에게서 노래로 세상을 지키는 헌터의 싸움이 이 애니메이션의 주 내용이다. 이토록 한국적일 수 있을까 넷플릭스 공식 계정, 유난이 말이 아니다 /넷플릭스 공식 SNS 이전까지 해외에서 그려낸 아시아, 또는 더 변방의 나라였을 한국의 모습은 그랬다. 미드 ‘하와이파이브오’는 파주 전통주를 뱀술이라 소개했으며, 남한이랍시고 내보낸 모습은 열대우림과 폐허인 숲으로 묘사하는 등 한마디로 손톱만큼의 성의 자체가 없었다. 서양에서 그려진 아시아인들의 모습은 총천연색의 브릿지를 머리에 다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그마저도 비중 없는 단역이었거나 오히려 악의 축으로 북한이 언급되기 일쑤였다. 드라마 ‘킹덤’이 나오고, ‘오징어게임’이 흥행하고, 라이엇게임즈의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여성 K-팝 그룹 ‘K/DA’가 탄생하면서 서양 특유의 게으른 시선은 아주 조금씩 나아져 갔지만, 여전히 서양의 나이브한 시선은 크게 기대할 수 없던 수준이었다. 케데헌의 초기 시안이 나왔을 때 긍정적인 반응은 거의 없었다 해도 무방하다. 또 서양에서 흔히 그리는 끔찍한 혼종이나 잡탕찌개일 거라는 의심은 당연했다. 그리고 케데헌이 공개되었을 때 이 의심은 경이로움으로 바뀐다.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이렇게까지 한국스러운 게 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우선 영어 더빙은 한국계이거나 한국인인 사람들이 맡은 것이 특징이다. 루미, 미라, 조이 역에는 각각 아덴 조, 메이 홍, 유지영이 맡았으며 셀린 역엔 미드 ‘Lost(로스트)’로 알려진 김윤진이 맡았다. 그 외에도 감초였던 한의사와 헌트릭스의 매니저를 맡은 바비 역엔 각각 다니엘 대 킴과 켄 정이 맡았다. 헌트릭스와 대척점을 이루는 사자보이즈의 메인보컬이자 리더인 진우 역엔 안효섭, 귀마 역엔 이병헌이 출연했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엔딩곡 ’Take down’은 가수 트와이스가, 실제 노래들은 작곡가, 한국계 미국인 프로듀서, 가수, 래퍼 등 한국과 관련된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했다. 케데헌은 하나하나 뜯어보면 말 그대로 너무나 한국스러워 신기한 수준이다. 라이브를 파투낸 후 셋이 국밥을 먹으며 이야기할 때 반찬은 도토리묵과 어묵볶음, 깍두기가 보이고 수저와 젓가락은 냅킨 위에 놓여 있다. 앉을 때도 양반다리, 한쪽 다리만 올리고 앉기 등 일반적인 한국인들과 다를 바 없다. 멀쩡한 소파를 놔두고 전용기 바닥에 앉아 분식을 먹어치우는 것까지. 남산타워와 (가상의)남산 스타디움 /넷플릭스 패밀리 유튜브 달리는 전철 뒤로 보이는 한강의 풍경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극중에 등장하는 목욕탕 고증뿐만 아니라 남산타워, 잠실종합운동장 등 모두 저작권 허가를 받아 디자인했다고 한다. 특히 목욕탕의 빨간 표시는 미국 법무팀이 라이선스 로고가 아니냐며 못 쓰게 해, 졸지에 아트 디렉터 측에서 목욕탕 표시의 역사와 위키피디아를 들고 싸웠다는 후문도. 매체에서 흔히 보이는 도쿄와 뉴욕의 풍경이 아닌 우리가 아는 서울의 풍경을 그려내기 위해 노력한 부분도 눈에 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풍경은 녹색의 산과 공원, 나무와 풀이 도심의 건물과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지만 서양에서는 그 점조차 당연히 모를 테니 아무 배경이나 가져다 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이들의 동양, 특히 한국을 바라본 시선은 그만큼 나이브하고 게을렀다. 골든 의상의 어깨 부분은 묘하게 옛 장군들의 갑옷을 연상케 한다 /넷플릭스 패밀리 유튜브 사자보이즈의 갓과 갓끈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사자보이즈의 저승사자 컨셉인 5명의 악귀들을 비롯해 ‘헌트릭스’의 루미, 미라, 조이의 의상과 무기 또한 너무나 한국스럽다. 악귀들이 쓴 갓과 갓끈, 도포는 물론 헌트릭스 멤버들이 찬 노리개와 의상 곳곳에 보이는 한국적인 요소를 구경하는 것 또한 재미있다. 전용기 장면에서의 루미와 미라가 입고 있는 사복을 보면 단청 모양이 보이며, 조이의 의상은 고름을 현대화한 것이 돋보인다. 노래 ‘골든’을 부르는 무대 배경은 일월오봉도이며, 이들을 응원하는 응원봉 또한 전통매듭 디자인이다. 헌트릭스의 무기들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생소할 수 있는 조이의 무기는 신칼이다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이들이 쓰는 무기 또한 지극히 한국적이다. 루미의 사인검, 미라의 월도(언월도), 조이의 신칼 등 각자에게 어울리는 이 무기들도 너무나 한국적이다. 사인검과 언월도 외에도 조이의 무기는 약간 생소할 수 있는데, 신칼은 굿에서 사용하는 칼 형태의 무구다. 옛부터 일반적인 칼의 용도와 달리 종교적인 상징성을 지닌 도구로 사용됐다. 특히 신칼의 이미지는 아마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많이 접해 본 사람이라면 일본의 ‘쿠나이’를 떠올릴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신칼은 제주도 무속에 속하며 칼 손잡이 끝에 술이 매달려 있다. 제작진 측도 이 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쿠나이와 다르게 디자인하려 노력했다는 점을 꼽았다. 주인 잃은 호랑이와 까치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케데헌의 사랑스러운 동물인 호랑이와 갓을 뺏어 쓴 까치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민화에 호랑이와 까치가 같이 등장하는 ‘호작도’ 또는 ‘작호도’는 호랑이와 까치를 소재로 하여 그린 그림을 말하며, 우리말로 ‘까치호랑이 그림’이라고도 한다. 까치호랑이 그림은 19세기 문배도로 많이 그려졌는데, 새해에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잡귀를 막기 위하여 문에 붙이는 그림을 뜻한다. 그 나라에 대해, 또는 그 나라의 문화 요소에 대해 최소한으로 알아보려는 노력도 없이 무감각한 생각으로 그려진 그동안의 한국의 모습과는 달리 케데헌을 이루는 요소들은 어딜 봐도 한국적이며, 누가 봐도 한국이란 나라를 향하고 있다. 이토록 K-팝일 수 있을까 그저 프로 아이돌의 무대가 아닐 수 없다 /넷플릭스 패밀리 유튜브 비주얼 면에서 한국적인 요소를 완벽하게 그려냈다고 해도 이 애니메이션은 엄연한 ‘음악’이 주제인 애니메이션이다. 즉 애니메이션 전반에 깔린 여러 음악들이 소위 K-팝스럽지 않거나, 단순하게 좋은 음악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사람들에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 현재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노래들은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를 포함해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아이튠즈 1위라는 기록과 스포티파이 850만 스트리밍 기록은 그저 놀라울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공식 SNS 계정은 아이튠즈 1위 기록에 대해 헌트릭스 멤버들이 열광하는 장면을 인용한 반응을 보였다. 그뿐인가, K-팝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는 멤버의 파트 분배에 따라 색깔별로 가사가 나오는 영상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벌써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무대를 커버해 주길 바라는 반응도 많다. 헌트릭스에 맞서는 사자보이즈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중요한 건 12세 등급의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이들의 노래나 무대 영상을 허투로 연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들이 보는 K-팝 무대라고 해 유치하거나 성의없는 연출은 지양한다. 헌트릭스의 골든 무대는 공연장의 천장을 뚫어버릴 것 같은 벅찬 노래와 함께 팬들의 터져나오는 함성을 어우러지게 그려냈다. 또한 사자보이즈의 'Your Idol' 무대는 소위 ‘빌런송’답게 한없이 어두우면서도 유혹적인 악귀들의 눈빛과 손짓으로 보는 사람들의 넋을 빼앗아버릴 것처럼 만든다. 눈에 띄는 건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멤버들이 노래를 부르는 무대 장면이다. 헌터처럼 팬들을 사로잡는 헌트릭스와 세이렌처럼 팬들을 홀리는 사자보이즈 모두 표정이나 손을 쓰는 것, 시선처리까지 모두 실제 K-팝 아이돌 무대에서 보는 것과 다름없다. 제작진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아이돌의 무대들을 얼마나 신경쓰고 집중해 관찰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 어떤 것에 세심한 공을 들였다면 그 포인트는 여지없이 빛날 수밖에 없다. 헌트릭스의 골든 무대에서 영어 가사에 언뜻 보이는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은 영어가 아닌 온전한 한글 가사로 부른다든지, 사자보이즈의 'Your Idol' 초반에 나오는 라틴어 가사가 사실 진혼곡 『진노의 날』에 나오는 “dies irae illa vos solve in Favilla Maledictus Erus In flamas Eternum ( 진노의 날, 저주받은 자여, 그 손길 아래 재로 흩어지고 영원한 불꽃이 그대를 태우리라 )”가사였다든지. 탑 아이돌이지만 얼마든지 망가져도 괜찮다 /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재미있는 건 케데헌은 현실의 K-팝을 다루었지만 그럼에도 현실을 마냥 그대로 그리진 않았다는 점이다. 케데헌의 세상은 콘서트 시작 전 여성 아이돌이 과자와 떡볶이, 김밥, 라면을 마음껏 먹어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한껏 엉망인 표정으로 얼굴을 구겨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 세상이다. 아이들은 그저 이 세 명의 주인공들이 잘 먹고, 악귀들과 신명나게 싸우고, 즐겁게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편하게 보면 되는 것이다. 아마 소니픽쳐스나 넷플릭스 등은 케데헌이 이렇게까지 뜨거운 반응을 얻을지 몰랐던 모양이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노래의 리릭 영상을 황급히 하나씩 올리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공식 영상들이 넷플릭스 패밀리, 넷플릭스 코리아, 넷플릭스 공식, 소니픽쳐스 등 곳곳에 분산되어 올라간 탓에 막상 조회수 히트는 이미 재빠르게 영상을 올렸던 팬 계정들이 가져간 상황. 원래는 수많은 아이돌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아육대’ 장면이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어른들의 사정으로 대신 합동 팬사인회 장면이 들어갔다든지, 고연차 선배 그룹의 불화를 언급하며 신인 그룹이 대신 자신들의 콘서트를 보러 오라는 홍보 영상을 띄운다든지, 현실의 아이돌 세상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들어감으로써 과몰입한 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아이들에게 아이돌은 스타이자 히어로라는 메시지까지 문양으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고뇌하는 루미의 모습 /넷플릭스 패밀리 유튜브 그밖에도 특히 엔터 쪽에서 여성 가수, 아이돌이 겪는 고충은 TV 밖에서 그 아이돌을 우러러보는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노출된다. 아이들의 우상인 아이돌은 항상 흠결 없이 완벽한 모습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강박이 존재하지만 케데헌은 주인공에게 문양이라는 흠결이 존재함에도, 각성과 주체성이라는 주제를 함께 녹여냈다. 진우는 루미에게 너 또한 나와 같은 악귀이며, 우리에게 남은 건 결국 고통과 비참함 뿐이라는, 400년간의 시간을 귀마에게 묶이며 자연스레 포기한 모습을 보인다. 대조적으로 루미는 자신이 악귀와 인간의 혼혈이었음을 숨겨오고 살아왔지만 그에게 내재된 선량함으로 새 혼문을 만들어 내면 된다는 결론을 만들었다. 즉 인간과 악귀의 혼혈이라는 정체성을 셀린처럼 끝까지 숨기는 것이 아닌,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 셀린은 끊임없이 그 문양을 숨겨야 한다고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하며, 루미는 미라와 조이에게 이 문양은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문양, 상흔은 아니다. 루미는 엄연한 사람이며 망가진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그 문양은 고칠 수 없다. 결국은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헌트릭스는 수많은 팬들의 마음을 합쳐 새로운 혼문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패밀리 유튜브 그가 지키던 혼문은 어쩌면 계속 외면해 왔고 숨기려고 했던 자신의 과거일지도 모르기에, 루미는 자신이 지켜 왔던 혼문을 깨버리고 새로운 혼문을 만들기로 한다. 이전의 혼문을 깨는 것은 자신을 괴롭혔던 흠결과 제 잘못이 아님에도 감추려 했던 과오를 깨 버리고 벗어나겠다는 의지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아이돌일뿐만 아니라 루미라는 개인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 모습은 큰 의미가 있다. 여러 매체에서 그동안의 여성은 누군가의 엄마로, 누군가의 공주님으로 존재했던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케데헌의 주인공들은 친구와의 우정을 소중히 여기며, 부족하거나 싫은 자신의 모습까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주체적인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특히 어른들로 자라날 아이들에게 여성 헌터이자 히어로들이 던지는 메시지라면 더. 사자보이즈의 데뷔곡, 소다팝 /넷플릭스 패밀리 유튜브 옛날 만화방의 만화책과 비디오로 문화를 접한 사람들이라면 학교 운동장에 벚꽃이 휘날리고, 일본식 교복이 익숙하고, 산 위에 우뚝 서 있는 도쿄타워의 모습이 당연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OTT를 접하는 아이들은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울의 풍경을 애니메이션으로 접하고, 여성들의 눈물나는 우정과 사랑을 실감하며 그들의 목소리로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TV로 보게 됐다. 케데헌은 지금까지 이어져 온 전통과 또는 새로 생겨난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적인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심을 확신으로 바뀌게 했다. 정말 한국적인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케데헌을 보길 감히 고한다. 아쉽게도 사자보이즈는 더이상 이 세상에 없지만 곧 당신은 뭔가에 홀린 것처럼 욜마소다팝, 마이리를소다팝을 흥얼거리게 될지도 모르니까.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Z세대는 ‘말차라떼’를 마신다… 라이프스타일 된 초록 음료말차라떼가 유행하면서 이와 관련된 밈도 등장하고 있다 /melbmatchagirlies(@melbmatchagirlies)의 인스타그램 갈무리 미국 Z세대를 중심으로 말차라떼 유행이 한창이다. 이미 SNS에서는 각종 말차라떼 인증샷과 레시피가 피드를 점령하고 있다. 얼마전까지 테이크아웃 컵 ‘플랫 뚜껑’ 감성이 유행했던 만큼 두 트렌드가 합해진 현상도 재미있다. 독특한 점은 말차라떼가 단순한 음료가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말차 음료를 마시며 웰니스를 지향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유의 초록빛에서 느껴지는 힙한 이미지를 하나의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 삼는다. 그렇다면 현재 말차라떼의 유행은 어떻게 발생한 것일까. 젊은 세대들이 집중하고 있는 초록 음료가 어떻게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벨라 하디드, 카일리 제너, 젠데이아도 말차라떼 말차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차 문화의 역사와 함께 오래도록 즐겨왔던 음료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 음료가 지난해부터 갑작스럽게 트렌드의 중심이 된 것에는 유명 셀러브리티들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정확한 시작점은 알려지지 않지만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말차라떼를 즐기는 해외 셀러브리티들의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슈퍼 모델이자 트렌드 세터인 벨라 하디드부터 모델 겸 사업가로 활동하며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로 알려졌던 카일리 제너나 할리우드 배우 젠데이아 콜먼, 가수 두아 리파까지 모두 말차라떼를 마시는 모습이 포착된 인물들이다. 두아 리파가 개인 SNS에 말차라떼 인증샷을 올렸다 /두아 리파(@dualipa)의 인스타그램 갈무리 모델이자 유명 인플루언서인 애쉬톤 우드가 말차라떼를 들고 있는 모습 /애쉬톤 우드(@ashtonwood)의 인스타그램 갈무리 국내외 복수의 매체들은 이 말차라떼 유행을 ‘디토(Ditto) 소비’와 연관 짓는다. 디토는 ‘마찬가지’를 뜻하는 영단어로, 디토 소비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특정 인물 혹은 콘텐츠를 보고서 제품을 따라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유명한 셀러브리티들이 말차라떼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젊은 세대들 또한 이를 ‘힙’한 음료로 받아들이게 된 것인데 이러한 현상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말차라떼의 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기준 ‘matchalatte’ 해시태그가 포함된 글은 약 193만 개로 나타난다 /인스타그램에서 'matchalatte'를 검색한 화면 갈무리 지난 15일 기준으로 ‘matchalatte’ 해시태그가 포함된 글은 틱톡에서 약 53만 건, 인스타그램에서 약 193만 건으로 확인된다. 이외에도 ‘matcha’ 해시태그가 포함된 글은 틱톡에서 약 180만 건, 약 879만 건으로 나타난다. 말차와 녹차, 원료 같지만 차이 존재해 그렇다면 지금 유행하는 말차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시는 녹차와 같은 차일까. 원료인 차나무의 잎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녹차와 말차는 재배와 가공, 섭취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식물로 만들어지더라도 서로 다른 종류의 차로 인식된다. 차나무 잎, 재배와 가공, 섭취 방식에 따라 차의 종류가 구분된다 /픽사베이 가장 특징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바로 재배 방식이다. 녹차는 햇빛 아래에서 일광 재배를 통해 찻잎을 수확하지만 말차는 약 15~20일 간 차나무 위에 덮개를 띄우고 빛을 차단하는 방식의 차광 재배를 통해 찻잎을 얻는다. 이 차광 여부에 따라 차의 맛도 달라지며 말차는 녹차보다 상대적으로 떫은 맛이 덜하다고 알려진다. 이러한 이유는 빛이 줄어들면 찻잎은 더 많은 엽록소를 생성하게 되는데 이때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인 카테킨은 줄어들고 감칠맛을 내는 테아닌, 아미노산은 증가하며 풍미를 더 깊게 살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차의 색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차광 재배 중 차나무 잎은 광합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더 많은 엽록소를 만들어낸다. 이로 인해 잎의 색이 더 짙고 선명한 초록색을 띄게 된다. 녹차보다 부드럽고 진한 색을 가진 말차 /픽사베이 섭취방식도 다르다. 일반적인 녹차는 찻잎을 우려낸 뒤 잎은 버리고 우러난 차를 마시는 형태인 반면, 말차는 찻잎 전체를 곱게 갈아낸 다음 물이나 우유 등에 타서 마신다. 물론 가루 녹차도 존재하지만 이 역시 말차와는 차이가 있다. 가루 녹차의 경우 찻잎을 그대로 분쇄하지만 말차는 줄기와 잎맥을 제거한 후 맷돌에 천천히 갈아 가루를 얻는다. 웰니스·클린걸·그린코어… 말차라떼 유행의 핵심 현재 말차라떼 트렌드는 이를 마시고 소비하는 등 음료 자체의 선호 외에도 특정한 라이프스타일과 연관을 가지는 경향이 크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Z세대의 관심사를 관통하는 웰니스(Wellness), 클린걸(Clean girl) 트렌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Z세대 관심사와 연관되는 말차 트렌드,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픽사베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말차를 건강한 음료로 여기는 점이 눈에 띈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말차의 영양 성분 뿐만 아니라 음료 자체가 주는 시각적·감성적 이미지에서 건강을 연상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자연과 편안함을 연상케하는 선명한 초록색 혹은 휴식이나 명상과 연관되는 동양의 차 문화와 연관 지어 이를 설명하기도 한다. 말차가 가진 건강상 이점 뿐만 아니라 시각적·감성적 이미지 자체를 선호하는 Z세대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픽셀스 실제로 말차는 다양한 영양 성분을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성분이 항산화물질이다. 복수의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말차의 항산화 성분은 일반 녹차보다 높다. 이중 폴리페놀은 체내 유해한 활성산소를 중화하는데 심장질환, 일부 암 질환을 예방하고 노화 지연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L-테아닌 함량도 녹차보다 높다. 아미노산인 L-테아닌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잠을 잘 오게 하는 성분을 가진다고 한다. 말차가 노년층 인지기능과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된 연구 <Effect of matcha green tea on cognitive functions and sleep quality in older adults with cognitive decline: A randomized controlled study over 12 months> 1) 이다. 연구에 따르면 일본 츠쿠바 대학교 연구진은 60~85세 사이의 노인 99명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중 64명은 주관적 인지 저하, 35명은 경도 인지 장애가 있었다고 한다. 임상 연구는 무작위로 배정한 두 그룹을 대상으로, 한 그룹에는 12개월 간 매일 2g의 말차를, 또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말차를 섭취한 그룹에서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사회적 인지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얼굴 감정 인식을 평가한 사회적 예민도 점수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말차의 테아닌 성분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잠을 잘 오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이를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수면의 질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커피와 비교해 말차의 카페인 함량이 적다는 점이 주목된다. 하지만 녹차에 비해서는 카페인 함량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카페인 과다 섭취에 대해서는 민감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말차에 함유된 L-테아닌이 카페인의 흡수를 완화하거나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 이를 참고하면 말차 섭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말차는 커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카페인 함량이 적지만 카페인에 민감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은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윤미지 기자 말차가 가진 여러가지 건강상 이점은 클린걸 트렌드로도 이어진다. 클린걸 트렌드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습관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니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지향하며 이러한 트렌드는 패션, 메이크업을 넘어 라이프스타일로도 확장되고 있다. 즉 Z세대들에게 웰니스의 의미가 자기 돌봄이나 자기 관리 등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클린걸 트렌드와 같은 맥락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관리 혹은 힐링의 측면에서 건강한 음료 중 하나라고 인식되는 말차 음료를 선호한다.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하면서 이를 즐기는 루틴을 각종 SNS를 중심으로 공유하는 현상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SNS를 중심으로 말차를 들고 걷거나, 하루를 마무리하는 루틴으로 말차를 마시는 이들의 인증샷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은 틱톡에서 'matcharun'을 검색한 결과 /틱톡에서 'matcharun'을 검색한 화면 갈무리 이외에도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그린 코어가 유행하면서 말차라떼가 가진 특유의 색감이 유행하고 이를 패션의 일부로 반영하는 모습도 보인다. 선명한 초록색을 가진 말차라떼 자체가 패션 아이템이 되어 이를 들고 셀피를 촬영하는 방식을 통해 개성 있는 아웃핏을 SNS에 공유하는 방식이다. 말차라떼가 유행하면서 말차 혹은 녹색 아이템도 유행하고 있다 /melbmatchagirlies(@melbmatchagirlies)의 인스타그램 갈무리 말차라떼 쏟는 인증샷 유행… 이는 ‘오해’ 말차라떼가 유행하면서 이를 활용한 각종 인증샷이 SNS에 공유되는 가운데 이를 바닥에 쏟고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미국 내에서 유행 중이라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사진 속에는 말차라떼가 쏟아지며 초록 음료가 바닥에 흐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온라인 상에서는 실수로 말차라떼를 엎었을 가능성 보다 실수를 가장한 말차라떼 인증샷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엑스(X·구 트위터) 사용자는 말차 인증샷 사진과 함께 “이런 유행 미국에 없다”라고 주장한다. 또 각종 커뮤니티에도 이러한 인증샷 유행에 대한 글은 날조이며, 말차가 미국에서 유행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유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쏟아진 말차 인증샷' 유행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 사진은 눈 위의 초코 음료와 말차,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픽사베이 실제로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matcha’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봐도 말차를 쏟는 행위와 연관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찾기 어려웠다. 또한 말차 인증샷으로 오해 받는 관련 영상과 사진의 일부는 체코 프라하에 소재하는 한 카페에서 업로드한 것일 뿐 이를 유행의 한 종류로 여길 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말차의 유행, 다양한 양상으로 확산 현재 말차라떼 트렌드는 단순히 음료 자체를 선호하고 마시는 것 외에 Z세대의 특성 그 자체와 연결되는 듯 보인다. 이러한 유행에 맞춰 식품 업계에서는 과자와 케이크 등 다양한 말차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현상도 돋보인다. 말차 버블티 /픽사베이 또한 국내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가 떠오르며 해당 메뉴를 주력으로 하는 카페 등이 공유되는 있는 지금, 다양한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말차라떼의 유행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한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가는 바다. *참고자료 1) Uchida K, Meno K, Korenaga T, Liu S, Suzuki H, Baba Y, et al. (2024) Effect of matcha green tea on cognitive functions and sleep quality in older adults with cognitive decline: A randomized controlled study over 12 months. PLoS ONE 19(8): e0309287. https://doi. org/10. 1371/journal. pone. 0309287 윤미지 기자 
그 시절 그 홍콩 영화, ‘왕가위 감독’의 감성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네이버 영화 ‘90년대 홍콩 영화’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왕가위(王家卫) 감독이다. 그는 세계적인 영화 감독이자 아시아 영화계의 거장이며 자신만의 구성과 연출을 선보인 독창적인 실험가이기도 하다. 1988년 작품 <열혈남아>로 감독으로서 처음 관객을 만났던 왕가위는 3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영화관에서 돌아가며 기획하는 듯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왕가위 감독 기획전’이 여전히 많은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9월 4일부터 10일까지 CGV에서 만나볼 수 있는 ‘왕가위 기획전’은 왕가위 감독의 마스터피스이자 대표작 <중경삼림>, <화양연화>, <아비정전> 총 3편의 리마스터링 영상을 상영한다. 그 시절 홍콩 영화의 감성을 새롭게 알아보고 싶거나 혹은 다시 느껴보고 싶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해당 기사에서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 <화양연화>, <아비정전> 중 몇몇의 장면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다면 영화를 먼저 관람하길 권한다> 도시의 고독과 청춘의 실연, 중경삼림 미국 록그룹 마마스 앤 파파스의 히트곡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을 듣게 되면 자동으로 재생되는 장면들이 있다. 노래 자체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야기하지만 90년대를 지난 세대라면 홍콩의 정취가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그 이유는 이 음악이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1994)의 주제곡으로 삽입되면서 다시 한 번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영화 <중경삼림> 포스터 /네이버 포토 중경삼림은 1994년의 홍콩을 그리고 있다. 젊은 남녀 간의 사랑을 가볍고 탐미적으로 다루면서 동시에 불안정한 도시의 고독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두 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옴니버스식 구성의 영화로 각각 두 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먼저 1부는 금발 가발을 쓴 미스터리한 여인과 경찰 223의 이야기다. 금발 가발의 여인은 임청하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버려진 경찰 223역은 금성무가 연기했다. “기억이 통조림에 들어 있다면, 기억이 영영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꼭 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 년 후로 하고 싶다”라는 유명한 대사는 이 에피소드에서 등장한다. 경찰223의 이름은 하지무. 5월 1일 생일인 그는 자신의 연인인 ‘메이’에게 이보다 한 달 전인 4월 1일 만우절에 이별 통보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생일이 오기까지 한 달 동안 매일, 그녀가 좋아했던 과일인 파인애플의 통조림을 구매한다. 이 통조림은 모두 유통기한이 5월 1일까지인 것들이다.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연인과 헤어진 하지무는 유통기한이 5월 1일까지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모두 먹어치운다 /네이버 영화 하지만 하지무의 생일이 다가와도 그녀에게는 연락이 오지 않는다. 그는 단골 식당 미드 나이트 익스프레스로 향해 그곳을 전전하고, 전화기를 붙든 채 전 연인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끝내 메이와 연락이 닿지 않은 그는 파인애플 통조림을 모두 먹어버리며 그녀를 잊기로 한다. 금발의 가발을 쓴 미스터리한 여성은 한 바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마음 먹은 하지무를 만난다. 그녀는 금발에 레인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홍콩이라는 도시와는 이질적인 차림의 모습을 하고 있어 궁금증을 더한다.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금발의 가발과 선글라스, 레인코트의 그녀 /네이버 영화 2부에서도 연인에게 이별을 당한 경찰이 등장한다. 양조위가 연기한 경찰663은 스튜어디스인 연인과 이별했다. 그의 전 연인은 경찰663의 단골 음식점을 찾아 편지와 함께 그의 집 열쇠를 맡긴다. 그 음식점이 바로 1부에서 하지무가 방문했던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다.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에서 경찰663과 페이 /네이버 영화 또 다른 등장인물 페이는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에서 일한다. 해당 역은 왕페이가 맡아 연기했다. 그녀는 경찰663을 몰래 사랑하고 있다. 페이는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에 엎드려 경찰663의 집을 몰래 훔쳐보기도 한다. 이 장면은 많은 젊은 관람객들에게 인상적인 기억을 남기며, 실제 해당 장면을 촬영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관광 명소로 떠올라 여행객들의 인증샷에 등장하고 있다.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경찰663의 집을 몰래 훔쳐보는 페이 /네이버 영화 페이는 우연히 그의 전 연인이 맡긴 편지와 집 열쇠를 손에 넣게 되면서 경찰663의 집에 마음대로 들어간다. 무단침입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찰663은 페이 덕분에 전 연인에 대한 미련을 지울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중경삼림은 영화 전반에 걸쳐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왕가위 감독은 독특한 미쟝센을 통해 주인공들의 불안정하면서도 고독한 심리상태를 보여주는데, 그의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핸드헬드나 스텝 프린팅 기법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핸드헬드는 카메라가 조금씩 가벼워지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촬영 기법이다. 촬영자가 휴대용 카메라를 직접 들고 피사체를 찍는 방식으로 화면의 흔들림이 두드러지고 산만하다는 특징을 준다. 또 스텝 프린팅은 저속 촬영을 한 다음 특정한 부분을 복사해 붙이는 방식으로 늘어진 듯 보이는 화면의 잔상 등을 통해 공간을 왜곡해 보이게 한다. 왕가위 감독은 이러한 여러가지 촬영 기법과 고속촬영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화면을 파편화하고 왜곡하는 등 자신만의 미쟝센을 구축한다. 이는 불안정하고 고독한 주인공들의 감정, 상황 등을 보여주는 연출이자 장치인 셈이다.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미쟝센이 돋보이는 영화 /네이버 영화 특히 이러한 영화 전반의 분위기는 홍콩의 복잡한 시대적 배경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시 홍콩은 1997년 중국반환을 앞두고 혼돈 상태에 놓인다. 많은 이들이 홍콩을 떠났고 사람들은 변화하는 체제 속에서 불안정한 감정 그리고 혼란한 도시 속의 고독을 느끼기도 한다. 1부에 등장하는 금발 가발의 여성은 비가 오는 날 입는 레인코트와 햇빛이 내리쬐는 날 쓰는 선글라스를 동시에 착용하고 있다. 그녀가 이런 차림을 하는 이유는 언제 비가 올지, 해가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영국령에서 중국으로 반환을 앞두고 있는 홍콩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충킹맨션 또한 이러한 불안한 시대상을 보여준다. 이 영화로 충킹맨션은 홍콩의 주요 관광지가 됐으나, 완공 초반 고급맨션이었던 것과 달리 꾸준히 빈집이 늘면서 불법체류자들이 거주하게 되고 나중엔 관리가 되지 않는 건물로 전락했다고 한다. 감독은 다양한 사람들이 불안정하게 모여 있는 이 건물을 배경으로 삼으며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불행 속 피어오른 아름다운 시절, 화양연화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2000)는 1960년대 홍콩, 한 아파트 이웃이 된 차우와 첸 부인의 이야기다. 그들은 상해에서 홍콩으로 이주해 온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로 같은 날 이사 왔다. 차우의 아내는 호텔 근무로, 첸 부인의 남편은 잦은 출장 일정으로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 이들은 사실 상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영화 <화양연화>의 포스터 /네이버 포토 아파트를 오가며 자주 마주치는 차우와 첸 부인은 각각 그들의 넥타이와 가방이 각자의 배우자의 것과 동일함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배우자들이 불륜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되며 서로에 대해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 이들은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각자의 배우자들이 사랑을 시작한 순간에 대해 궁금해 한다. 그래서 역할극을 하며 불륜의 시작을 유추해본다. 또 차우는 평소 무협지를 쓰고 싶어했는데 이에 대해 첸 부인에게 도움을 받기로 한다. 아파트를 둘이서 오가면 주변인들로부터 오해를 받을 것이 분명하기에 그 둘은 차우가 마련한 호텔의 한 방에서 만남을 이어간다. 영화 <화양연화> 스틸컷, 차우와 첸 부인 /네이버 포토 차우와 첸 부인은 사실 불륜의 피해자들이다. 하지만 서로를 연민하고 위로하고 슬픔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반대로 불륜의 주인공이 된다. 서로 끌리는 감정을 마음 속에 비밀로 간직하지만 아파트 사람들, 첸 부인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의 사장 등 주변인들은 그 둘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차우와 첸 부인은 서로에 대한 감정이 연민 그 이상의 것임을 알고 있으나 결국 직접적인 불륜을 행하지도 못한다. 그들은 불륜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욱이 배우자의 불륜으로 인해 가장 큰 아픔을 겪어봤기에 서로에게 다른 마음을 가지는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다. 영화 <화양연화>의 스틸컷, 두 사람은 배우자들의 불륜의 시작을 알고 싶어 역할극을 하기도 한다 /네이버 포토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 왕가위 감독은 많은 이야기거리를 남겨두었다. 전문가들이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 할 영화’에 선정되거나 , 2016년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 중 2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우와 첸 부인을 연기한 양조위, 장만옥의 연기 역시 일품이며 양조위는 이 영화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화양연화는 미쟝센의 영화다. 모든 화면이 아름다워 영화를 보다 어느 장면에서 멈춰도 예술로 느껴진다. 왕가위 감독이 중경삼림에서는 보여줬던 급박하고 현대적인 화면과는 다르다. 화양연화는 오히려 느리고 정적이다. 슬로우를 건 듯 느리게 움직이는 화면 구성 등 감독은 절제된 연출을 통해 주인공들의 사랑과 그로 인한 도덕적 고뇌, 그럼에도 돌아갈 수 없는 그 순간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화양연화>의 스틸컷, 아름다운 미쟝센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네이버 포토 배우를 활용한 화면 구성이나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 그리고 그 안에서 바랜 듯 표현되는 여러가지 색감도 아름답다. 이러한 요소들이 하나로 모여 전반적으로 정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완성해 준다. 이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 풍경, 그 안에서 마작을 하는 사람들, 좁은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보이는 국수 가게 등 그 시대 홍콩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장면도 다수 보인다. 이는 1960년대 홍콩이 가진 화려함과 그 이면에 가려진 빛 바랜 시간들을 보여주는 요소로, 실제로 왕가위 감독은 1960년대 홍콩에서 유년기를 보냈다고 알려져 있다. 화면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손에 꼽히지만 역시 가장 유명한 장면은 국수 가게로 향하는 첸 부인의 모습을 느리게 보여주는 씬이다. 배우자의 불륜을 알아차린 순간에도 두 사람은 건조한 하루를 이어간다. 차우는 국수를 먹기 위해 혼자 가게로 향하고 첸 부인은 포장한 국수를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두 사람은 어두운 골목에서 스치듯 마주친다. 영화 <화양연화>의 스틸컷, 불행 속 피어난 아름다운 시절 /네이버 포토 이때 나오는 음악도 유명하다. 의미심장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현악 연주곡 <유메지의 테마>는 화양연화를 대표하는 음악으로도 유명하다. 이 음악은 화양연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은 아니며, 음악의 이름에서 알 수있듯 원래는 일본 영화 <유메지>의 OST였으나 화양연화에서 사용되며 더 인기를 끌었다. 첸 부인을 연기한 장만옥이 입고 나오는 다양한 디자인의 치파오도 눈길을 끈다. 영화에서는 총 23벌의 치파오가 등장한다. 첸 부인의 치파오는 단지 의상일 뿐이지만 우아하고 나른한 영화의 감성을 완성하는데 한몫을 한다. 특히 치파오를 입고 국수통을 든 채 느릿느릿 걸어가는 첸 부인의 모습은 화양연화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영화 <화양연화>의 스틸컷, 첸 부인의 치파오가 눈에 띈다 /네이버 포토 영화 <화양연화>의 스틸컷, 첸 부인의 치파오가 눈에 띈다 /네이버 포토 사랑을 믿지 못하는 '발 없는 새'에 관한 이야기, 아비정전 왕가위 감독의 작품은 영화를 직접 보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아는 장면을 하나씩은 포함하고 있다. 영화 <아비정전(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1990)에서도 유명한 장면이 있다. 바로 주인공 아비를 연기한 장국영이 방안에서 혼자 러닝셔츠 차림으로 맘보춤을 추는 모습이다. 영화 <아비정전>의 스틸컷, 맘보춤을 추고 있는 아비의 모습 /네이버 포토 언뜻 자유로운 바람둥이인 아비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면 같지만 춤이 시작되기 전 나오는 ‘발 없는 새’에 관한 내레이션은 아비의 슬픈 처지를 보여준다. 발 없는 새는 나는 것 밖에는 알지 못해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지치면 바람에 의지해 잠이 들 뿐이다. 영화 <아비정전>의 포스터 /네이버 포토 아비정전은 제목 그대로 ‘아비의 일대기’라는 의미다. 거창한 것 같지만 아비의 삶은 특출 나지 않다. 아비는 오후 3시 매표소에서 일하는 한 여자를 찾아간다. 그 여자는 소려진으로, 처음에는 매일같이 찾아와 집적대는 아비를 받아줄 생각이 없었으나 이내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기에서도 유명한 장면이 등장하는데 아비는 소려진에게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1960년 4월 16일 3시 1분전, 당신과 여기 같이 있고, 당신 덕분에 난 항상 이 순간을 기억할 거예요. 이건 당신이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죠. 이미 지나간 과거니까”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지한 사랑을 요구하는 소려진과 공허한 마음으로 되는대로 살아갈 뿐인 아비의 사이는 금방 균열을 맞는다. 소려진은 결혼을 원했지만 아비는 어디에도 정착할 수 없다. 소려진은 그를 떠난다. 영화 <아비정전>의 스틸컷, 소려진은 다시 찾아오지만 아비는 여전히 정착하지 못한다 /네이버 포토 사실 아비는 어렸을 적 자신을 두고 떠난 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 속에서 공허한 하루를 살고 있다. 그는 부모에게 버려진 상처에 의해 아무 곳에도 정착하지 못한다. 사랑에 대해 알지 못하는 아비는 결국 발 없는 새처럼 한 없이 표류한다. 양어머니를 괴롭게 하는 남자를 찾아가 혼내 주던 아비는 그곳에서 루루라는 여자를 만나지만 여전히 진정한 사랑 보다는 가벼운 연애를 할 뿐이다. 영화 <아비정전>의 스틸컷, 루루와 가벼운 연애를 이어가는 아비 /네이버 포토 아비정전은 장국영, 장만옥, 유덕화, 유가령 그리고 마지막 엔딩 장면에 잠깐 등장했던 양조위까지 홍콩의 유명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음에도 개봉 당시엔 호평을 받지 못했다. 당시 가장 인기있는 영화 장르는 홍콩 느와르였던 만큼 아비정전은 정적이며 어둡고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로 평가되며 대중에게 외면을 받은 것이다. 영화 <아비정전>의 스틸컷, 왕가위 감독 영화의 본질을 담은 아비정전 /네이버 포토 다만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 아비정전은 왕가위 영화의 마스터피스로 회자되고 있다. 특히 해당 영화는 왕가위 영화의 시작과 끝이자, 본질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이보다 앞서 개봉했던 그의 데뷔작 <열혈남아>(1987)는 당시 인기였던 홍콩 느와르적 요소를 어느 정도 가져가면서 관람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비정전은 이와 반대로 대중적이지 않으면서 왕가위 감독이 가진 세계관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버려지고 엇갈리며 외롭고 공허하다. 이는 <중경삼림>, <화양연화> 등 왕가위 감독이 제작해 온 다른 영화에서도 여러 번 등장했던 테마다. 버려지고 기다림을 반복하는 인물들은 끊임없이 엇갈리지만 그럼에도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발이 없는 새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하늘에서 내려와 정착할 수 있다. 불안정과 그리움을 이야기한 왕가위 감독 왕가위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통해서 불안정과 혼란, 그리움 등의 정서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는 청춘이 가진 고독, 사랑의 예민함 그리고 지나버린 시간의 무상함을 모두 담고 있으면서 작품 외적으로는 당시 홍콩의 불안정한 시대상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시절 그 홍콩 영화 감성이 그리운 이들이라면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감상해 봐도 좋겠다. 독특한 촬영 기법과 아름다운 미쟝센을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그의 세계관은 언제 봐도 흥미로운 요소를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윤미지 기자 
MZ세대, 스마트폰 대신 ‘뜨개’ 바늘 잡은 이유'느좋' 취미 뜨개질, 최근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픽셀스 패션뿐만 아니라 취미도 그랜마코어가 대세다. 한때 할머니들의 취미로 여겨지던 뜨개질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젠 카페나 지하철 등에서 뜨개질을 하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SNS 등에서도 개성 넘치는 니트류 제품을 직접 만들어 입는 시도가 늘고 있는 가운데 뜨개인을 사로잡기 위한 공간도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요즘 젊은 세대가 뜨개바늘을 잡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팬데믹 끝나도 여전히 ‘뜨개질’ 중 최근 감성적인 ‘느좋(느낌 좋은)’ 취미로 뜨개질이 떠오르는 듯 싶지만 사실 이에 대한 관심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시기에 급증했다. 당시 외출이 제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았고 그 중에서 비교적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뜨개질이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본 기자도 뜨개질을 직접 시도해 봤다 /윤미지 기자 눈에 띄는 점은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뜨개질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에서 최근 2년간(2022년~2024년) ‘뜨개’의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동절기와 하절기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고른 수치를 보인 그래프가 2024년 11월 최다 검색량을 보이며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 독자가 직접 만든 뜨개 가방 /독자 제공 소비에 있어서도 뜨개질과 관련된 내역이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뜨개질 카페의 2024년 1월~10월 신한카드 이용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카페에서도, 영화관에서도… 늘어나는 뜨개 공간 집콕 취미 정도로 여겨졌던 뜨개질이 인기를 끌면서 점차 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뜨개인들은 SNS를 중심으로 외부에서 간편하게 뜨개질을 할 수 있는 방법이나 이에 필요한 물품, 그리고 뜨개질을 하기 좋은 공간 등을 공유하는 시도도 나타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뜨개질을 하며 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뜨개 카페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네이버 검색창에 뜨개질 카페를 입력하면 각 지역별로 검색 키워드가 나타날 정도로 뜨개질을 위한 공간을 찾는 이들이 많다. 2022년 촬영한 바늘이야기 연희점 1층 전경 /윤미지 기자 바늘이야기는 대표적인 뜨개 공간으로 뜨개인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각각 연희점과 파주점이 운영 되고 있으며 뜨개질을 위한 재료를 판매하는 매장과 커피를 마시며 뜨개질을 할 수 있는 카페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 지난 1월 연희점을 직접 방문한 당시에도 뜨개 공간을 이용하기 위한 손님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여성 고객이었고 10대 후반~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고객의 비율도 적지 않았다. 처음 매장에 들어서면 뜨개실을 진열한 거대한 포토월을 만나볼 수 있는데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곳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이 인기다. 바늘이야기 연희점에서 만난 포토월, 이곳에서 인증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인기다 /윤미지 기자 1층에서는 뜨개질에 필요한 실과 바늘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완성된 니트 제품을 샘플로 진열하고 있고, 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안과 패키지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종류의 실을 구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2층 카페는 뜨개질을 하면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공간인 만큼 이미 다수의 고객들이 뜨개질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누뗀은 최근 젊은 세대에서 떠오르는 뜨개 핫플레이스다. 뜨개사계절의 오프라인 매장이자 뜨개 컨셉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지난 주말(29일) 직접 누뗀을 방문해봤다. 다수의 젊은 세대 고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으며, 뜨개질을 하며 이용할 수 있는 카페라는 점 외에도 빈티지한 유럽 감성 인테리어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은 듯 보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누뗀 1층 일부 공간을 촬영한 모습, 뜨개 관련한 다양한 재료들을 구매할 수 있다 /윤미지 기자 1층에서는 실과 바늘, 단추 등 다양한 뜨개질 재료들을 판매하고 있다. 또 니트나 가방 등을 만들 수 있는 실을 패키지로 구매할 수 있었는데 이에 대한 샘플 제품도 진열되어 있어 이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누뗀 1층 일부 공간을 촬영한 모습, 뜨개 관련한 다양한 재료들을 구매할 수 있다 /윤미지 기자 1층에서 메뉴를 주문하면 2층 카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청계산 뷰가 보이는 메인 소파 자리와 함께 적절한 공간을 두고 여러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다. 각각의 테이블에서 이어폰을 꽂고 뜨개 영상을 시청하며 뜨개 작업에 몰두한 고객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뜨개질을 할 수 있는 뜨개상영회도 매월 정기적으로 열린다. CGV는 지난 1월 한 차례 진행한 뜨개상영회가 전석 매진되며 뜨개인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CGV강변을 비롯해 전국 10여 개 극장에서 이를 확대 진행키로 했다고 지난 2월 밝혔다. 지난 1월 CGV강변 씨네앤포레에서 진행된 뜨개상영회 현장 /CGV 뜨개상영회는 말 그대로 영화관 내에서 영화를 보며 뜨개질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다. 상영관 내 조도를 높여 편안하게 뜨개질을 하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한다. 또 앞서 뜨개상영회에서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리틀 포레스트> 등 뜨개질에 집중할 수 있는 잔잔한 장르의 영화를 선보인 점도 눈길을 끈다. CGV에 따르면 실제로 뜨개상영회에 참여한 관람객들은 “이색적인 뜨개 장소라고 하면 비행기나 기차 등 이동 수단이었는데 영화를 관람하며 뜨개질을 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즐거움이 배가됐다”라는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르세라핌 사쿠라도 뜨개질 중… 일본 젊은 세대서 트렌드로 떠올라 뜨개질의 인기는 바다를 건너 일본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 X(구 트위터)에서는 지난 1월 일본 트렌드 키워드에 ‘뜨개질 붐’이 오르기도 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그간 뜨개질은 노년층 취미로 분류되어 왔으나, 최근의 인기는 10·20대를 주축으로 한 MZ세대에서 나타나고 있어 흥미롭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 다수의 일본 언론들은 K팝 그룹 르세라핌의 일본인 멤버 사쿠라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사쿠라는 지난 2023년 말부터 자신의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직접 만든 뜨개 작품을 공개하고 있다. 이는 국내외 팬들에게 높은 화제성을 보였으며 다수의 일본 언론은 이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사쿠라가 직접 뜬 바라클라바를 착용한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했다 /사쿠라(@39saku_chan)의 개인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쿠라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뜨개질 영상 /사쿠라(@39saku_chan)의 개인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 예로 젊은 여성들의 관심사를 다루는 일본의 파우치(Pouch)는 한 뜨개질 도안 서적을 소개하는 기사를 보도하며 ‘한국 아이돌이 짠 것 같은 소품의 뜨개질 레시피 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르세라핌 사쿠라는 지난 1월 뜨개질 굿즈 브랜드 꾸로셰(KKUROCHET)를 론칭했다. 자신의 취미 생활을 팬들과 함께 향유하고자 선보인 개인 굿즈 브랜드로 키링이나 스트랩, 파우치, 가방 등 DIY 키트를 선보였다. 뜨개질 머치 꾸로셰 론칭 /쏘스뮤직 뜨개질 인기… 힐링·반도파민 영향으로 분석 이러한 뜨개질의 인기는 최근 힐링·반도파민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숏츠(짧은 영상), 맵고 단 자극적 음식, 음주, 쇼핑 등 도파민 중독의 시대 속에서 이에 반하고자 하는 다수의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며 독서나 운동 같은 취미 활동이 주목을 받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뜨개질에 몰두하며 힐링과 휴식을 느낄 수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픽셀스 뜨개 카페에서 만난 이 씨 역시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서울에 거주한다고 밝힌 30대 여성 이 씨는 17세부터 지금까지 약 20년 간 뜨개질이라는 취미에 몰두해왔다. 그는 “뜨개질을 하면 다른 잡념을 잊게 된다”라며 “손을 계속 움직이면서 몰입하다 보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좋다”라고 말했다. 30대 여성 이 씨가 뜨개질로 만들고 있는 니트 가디건의 일부 촬영 /윤미지 기자 국내외 다수의 언론 역시 현재의 뜨개질 붐이 스트레스가 과다한 사회 속에서 정신 안정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점과 연관되어 있다고 말한다. 지난 2월 13일 일본의 JB프레스는 ‘남자들도 몰입! 왜 뜨개질이 붐이 되었을까? 아이돌·스포츠 선수들이 불을 지핀 이유… 스트레스 과다 사회에서 정신 안정에 효과’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는 “장기적으로 뜨개질과 수공예 인구가 감소 추세에 있으나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재난 등이 발생하면 다시 인기를 되찾기도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뜨개질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손으로 작업에 몰두하는 과정에서 사람과의 연결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라고 말한다. 이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서 피난민들이 거주하는 임시 주택 등에서 뜨개질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당시 독일 뜨개질 작가 베른트 케스틀러(Bernd kestler)가 제안한 ‘거대한 담요 만들기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대신 뜨개바늘 잡은 MZ들 뜨개질의 인기가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뜨개질에 관련된 정보와 콘텐츠가 활발하게 공유되는 것은 물론, 뜨개질 재료를 판매하는 전문점이나 뜨개질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존의 뜨개인들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뜨개질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이와 관련된 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바늘이야기에서 구매할 실을 장바구니에 담은 모습 /윤미지 기자 일상 속에서 휴식과 힐링을 위해 스마트폰 대신 뜨개바늘을 잡은 젊은 세대가 늘고 있는 요즘 앞으로 뜨개질의 인기가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뜨개질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으며 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 역시 기대가 되는 바다. 윤미지 기자 
최화정·강민경도 빠진 맛... 그리스 국민 소스 ‘차지키’빵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는 차지키 소스 /픽사베이 저속노화 식단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건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었다. 자극적이고 당류가 높은 음식보다는 신선한 재료가 들어간 레시피가 인기를 끌면서 그리스 전통 소스 차지키(Tzatziki)가 관심을 받고 있다. 맛있는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박나래는 물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최화정, 센스 있고 감각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강민경도 즐겨 먹는 소스라고 알려진 차지키는 어떤 음식일까. 그릭 요거트로 맛 낸 건강한 소스 지중해식 식단이 건강한 식생활의 대명사로 주목받으며 이중 국내에서는 그리스 요리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스 요리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음식이 바로 차지키 소스다. 건강하게 곁들여 먹기 좋은 차지키 소스 /픽셀스 차지키 소스는 담백하면서도 산뜻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어 ‘그리스 쌈장’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그릭 요거트를 베이스로 해 기본적으로 크리미한 소스지만 특유의 상큼한 맛과 허브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있어서 깔끔하게 곁들이기 좋은 맛이다. 핵심 재료는 바로 그릭 요거트와 오이, 허브의 한 종류인 딜, 레몬즙, 마늘 그리고 올리브 오일이다. 조리법이나 비율, 허브의 종류 등은 일부 조절이 가능하며 취향에 따라 소금이나 후추 등을 추가로 뿌려줄 수 있다. 차지키 소스의 주요 재료인 요거트와 오이, 마늘, 딜 /윤미지 기자 오이는 차지키 소스 특유의 산뜻한 맛을 끌어올려주고 식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잘게 채 썰어 소금을 넣고 절이다가 물기를 꼭 짜서 사용하고, 여기에 나머지 재료들을 함께 넣고 버무려주면 완성이다. 차지키 소스, 언제부터 먹었을까 그렇다면 상큼한 감칠맛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이 차지키 소스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여러 요리 전문가들과 문헌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 요리를 대표하는 소스인 차지키의 기원은 오스만 제국이라 알려진다. 오스만 제국은 14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친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다. 넓은 땅만큼이나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어 있었으며 비옥한 환경과 활발한 교역을 기반으로 신선한 채소, 고기, 향신료 등을 얻을 수 있어 지역마다 요리 문화가 발달됐다고 한다. 오이가 듬뿍 들어간 요거트 소스 /윤미지 기자 특히 요거트는 오스만 제국에서 흔히 소비되던 식재료다. 당시 이 요거트에 오이나 민트, 마늘 등을 넣어 먹는 요리가 존재했다고 알려지며, 더운 여름철에는 요거트를 더 묽게 해 시원하게 즐겼다고도 한다. 이러한 요거트 오이 소스의 형태가 바로 현대 차지키 소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차지키 소스의 원형은 오스만 제국이 기원으로 알려진다 /픽사베이 실제로 오스만 제국 시기 같은 문화권 안에 있던 튀르키예에도 이와 비슷한 소스가 존재한다. 바로 자즈크(Cacik)다. 튀르키예의 오이냉국으로도 유명한 이 소스는 요거트와 오이를 기반으로 만드는 차가운 요리라는 점에서 거의 유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차지키가 더 딥 소스 형태에 가까우며, 자즈크는 이보다 조금 더 묽은 형태로 수프 같은 느낌이라는 점이다. 17세기 오스만 제국 시대의 유명한 여행가 데르비시 메흐메트 질리(Derviş Mehmed Zillî)가 에블리야 첼레비(Evliya Çelebi)라는 필명으로 쓴 여행기 세야하트나메(Seyahatname)에 이 자즈크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세야하트나메는 당대 생활상을 문화, 역사 등의 측면에서 생생하게 담아낸 기행문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Evliya Çelebi의 Seyahatname 표지, 1895년 판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다만 해당 책에서 자즈크가 현대의 요거트 소스를 의미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음식에 첨가하는 허브’ 정도로 묘사되고 있으며, 훗날 이 단어의 의미가 확장되며 튀르키예에서 허브가 들어간 요거트 소스를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는 설이 존재한다. 오이가 들어간 요거트 소스에 대한 기록은 19세기 오스만 제국에서 출간된 요리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메흐메드 카밀(Mehmed Kâmil)이 쓴 멜제우트 타바힌(Melceü't-Tabbâhîn)이라는 오스만 제국의 요리책이다. 온라인에 공개된 해당 요리책의 사본에 따르면 자즈크라는 이름으로 요리를 표기하고 있으며, 다진 마늘과 물기를 뺀 진한 요거트를 섞고, 소금에 버무린 다진 오이 위에 부어 얼음 몇 조각을 더해 시원하게 먹으면 된다고 기록한다. 또 지역에 따라 여기에 식초 소량을 넣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구이, 스튜 등 다양한 요리에 곁들일 수 있어 그렇다면 차지키 소스를 어떤 방법으로 먹어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을까. 차지키 소스를 먹는 방식은 다양하다. 빵이나 채소에 곁들여 딥 소스로 먹거나 고기 요리 위에 얹어 함께 먹는 것도 흔한 방법이다. 이외에도 샌드위치나 샐러드 드레싱으로 먹는 것도 잘 어울린다. 차지키 소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곁들여 먹을 수 있다 /픽셀스 차지키 소스를 크래커와 곁들여 먹어도 잘 어울린다 /윤미지 기자 배우 겸 MC로 활동하고 있는 최화정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간단하게 차지키 소스를 만드는 방법을 공개하면서 이를 생 야채와 빵에 곁들여 먹었다. 특히 빵에 곁들일 때는 크러쉬드 레드 페퍼를 살짝 뿌리기도 했다. 가수 강민경 역시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차지키 소스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토스트한 베이글에 차지키 소스와 연어를 올려 오픈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가수 강민경이 차지키 소스로 만든 연어 베이글 샌드위치 /강민경(@iammingki)의 개인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배우 최화정이 차지키 소스를 만드는 모습 /최화정(@hellochoihwajung)의 개인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프랑스의 유명한 셰프 장 피에르(Jean Pierre)의 레시피와 요리 팁 등을 공개하고 있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차지키 소스 레시피와 함께 이를 어떻게 곁들여 먹으면 맛있는 지에 대한 팁이 게재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상큼한 차지키 소스 레시피: 정통 그대로, 부드럽고 고소하게(Refreshing Tzatziki Sauce Recipe: Authentic and Creamy)’ 글에 따르면 차지키 소스를 즐기는 세 가지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요리와 곁들이기 좋은 차지키 소스, 사진은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픽셀스 먼저 자이로와 케밥에 양념으로 곁들이는 방법이다. 양념한 닭고기나 소고기 또는 양고기에 차지키를 더해 구운 고기의 풍미에 산뜻한 균형을 더하라고 말한다. 또 신선한 야채의 딥 소스로 활용해 크리미하고 시큼한 맛을 즐기는 방식 그리고 바삭한 감자 요리인 감자 라트케스와 함께 먹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건강한 재료로 영양 또한 풍부해 차지키 소스는 건강한 재료로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젊은 세대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고 있다. 채소와 요거트 조합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재료들이 주재료로 사용돼 영양 면에서 만족스러운 요리다. 요거트, 오이, 마늘에 올리브 오일까지, 건강한 재료들의 조합 /픽셀스 또한 만드는 방식이 까다롭지 않고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만약 딜을 구하기 어렵다면 다른 허브로도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 다가오는 봄 건강하면서도 산뜻한 맛의 한 끼를 즐겨보고 싶다면 차지키 소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윤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