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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트라스테베레 가이드 |
콜로세움과 바티칸의 인파에 조금 지치셨나요? 그렇다면 로마의 중심부를 흐르는 테베레 강을 가로지르는 시스토 다리를 한 번 건너보세요. 다리를 경계로 화려한 랜드마크의 로마는 잠시 사라지고, 마치 영화 세트장에 들어온 듯한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나타납니다.
이곳이 바로 트라스테베레입니다. 강 너머라는 단순한 뜻의 이름을 가진 이 동네는,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지 중 하나이자 현지인들이 가장 로마다운 곳으로 손꼽는 자부심 넘치는 지역입니다.
로마의 인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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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인사동? |
트라스테베레의 낮은 서울의 인사동을 닮았습니다. 수백 년 된 성당과 작고 소박한 공방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고즈넉한 정취를 자아내죠.이 지역의 중심인 산타 마리아 인 트라스테베레 광장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을 즐겨보세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인 이곳의 황금빛 모자이크는 오후의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납니다.
골목마다 숨어있는 가죽 장인의 공방이나 빈티지 소품샵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관광객을 위한 조잡한 기념품 대신, 로마의 세월이 묻어나는 독특한 아이템들을 발견할 수 있어 여행자들의 수집욕을 자극하죠.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창가에 널린 빨래와 화분들이 연출하는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예술적인 로마의 민낯을 마주하게 됩니다.
로마의 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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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을지로와 닮았다 |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트라스테베레는 180도 다른 모습입니다. 마치 서울의 을지로 노가리 골목처럼, 조용하던 거리로 젊은이들과 예술가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죠. 골목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식당들이 야외 테이블을 펼치고,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와인 잔 부딪히는 소리가 동네를 가득 채웁니다.
트라스테베레가 로마 미식의 중심지로 불리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대를 이어 내려오는 노포들이 관광객의 입맛에 타협하지 않고, 진짜 로마의 맛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죠. 투박한 나무 테이블에 앉아 거칠게 썰어낸 치즈와 햄, 그리고 진한 풍미의 파스타를 즐기다 보면 왜 로마 사람들이 주말마다 이곳으로 모여드는지 몸소 체험하 실 수 있습니다.
트라스테베레 맛집 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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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엔초 알 29 (Da Enzo al 29)
이곳을 빼놓고 트라스테베레를 논할 수 없습니다. 예약조차 받지 않는 배짱 두둑한 곳이지만, 문을 열기도 전에 늘어선 줄이 맛을 보장합니다. 특히 돼지 볼살 항정살(Guanciale)의 고소함과 페코리노 치즈의 풍미가 폭발하는 까르보나라는 인생 파스타가 될 것입니다.
피제리아 이보 (Pizzeria Ivo)
로마식 피자의 정석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입니다. 얇고 바삭한 도우 위에 신선한 토핑을 얹어 화덕에서 구워낸 피자는 혼자서 한 판을 다 먹어도 느끼하지 않습니다. 활기차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덕분에 로마의 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요.
바 산 칼리스토 (Bar San Calisto)
식사 후 가볍게 들러보세요. 세련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수십 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는 이 동네의 터줏대감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에스프레소나 맥주 한 잔을 즐기며 광장의 버스킹 공연을 구경하는 것이 트라스테베레를 즐기는 가장 현지인다운 방법입니다.
로마는 아는 만큼 보이고, 걷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도시입니다. 거창한 유적지 사이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강 너머 트라스테베레로 향해 보세요. 투박한 벽돌 사이로 피어난 꽃들과 골목을 메운 맛있는 냄새, 그리고 사람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여러분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줄 것입니다.
(본문사진출처:ⓒ인포매틱스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