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지역사회 심정지 생존율 향상을 목표로 혼합현실(XR) 기반 시민 심폐소생술 교육 모델의 현장 적용과 효과 검증에 나선다. 서울대병원은 2026년 2월부터 서울시 노원구와 협력해 XR 기술을 활용한 심폐소생술 교육 프로그램 ‘HEROS 4.0’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심정지 환자의 예후는 현장에서의 초기 대응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목격자가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경우 생존율이 약 2.4배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시민이 최초 대응자로서 적절한 처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돼 왔다.
서울대병원은 2013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서울형 전화도움 심폐소생술 교육’을 개발·운영하며 시민 대상 응급대응 교육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HEROS 4.0은 이러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차세대 교육 모델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이면서도 교육의 질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교육은 사전 온라인 학습과 현장 실습을 결합한 2단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는 방문 전 약 40분 분량의 온라인 교육 영상을 이수한 뒤, 현장에서 20분간 XR 기반 실습을 수행한다. 전용 교육 부스에서 헤드셋과 심폐소생술 마네킹을 활용해 심정지 인지, 119 신고, 가슴압박,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까지 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훈련하도록 구성됐다. 실제 상황과 유사한 몰입형 시나리오를 통해 상황 판단 능력과 술기 숙련도를 동시에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시범 운영은 노원구청 별관 1층 심폐소생술 교육장에서 진행되며, 최근 1년 이내 심폐소생술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18세 이상 50세 이하 성인 120명이 참여한다. 참여자는 혼합현실 기반 교육군과 기존 강사 주도형 교육군에 무작위로 배정된다. 기존 교육은 영상 시청과 강사 지도를 포함해 60분간 진행된다.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연구실은 두 교육 방식 간 심폐소생술 수행 품질 차이를 객관적으로 비교·분석할 계획이다. 교육 직후에는 모든 참여자를 대상으로 표준화된 모의 심정지 시나리오 평가를 실시한다. 가슴압박의 깊이와 속도, 압박 유지율 등 객관적 수행 지표를 중심으로 품질을 측정하며, 상황 대응 능력과 자기 효능감, 교육 사용성 등도 함께 분석한다. 동일한 평가는 6개월 후 반복 시행해 기술 유지 여부와 지속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혼합현실 기반 심폐소생술 교육 모델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향후 서울시 전역은 물론 타 지자체로 확산 가능한 근거 기반 시민 교육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시민이 최초 대응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지역사회 안전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최동현 응급의학과 교수는 “혼합현실 기반 교육은 실제 상황에 가까운 반복 훈련이 가능해 기존 집합 교육을 보완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기정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축적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사회 심정지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림] 혼합현실(XR) 기반 심폐소생술 교육 화면. 심정지 인지부터 119 신고, AED 사용까지 실제 상황처럼 훈련할 수 있다. |
[사진] 혼합현실(XR) 기반 심폐소생술 교육 ‘HEROS 4.0’ 실습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