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몸길이 2m, 무게 280kg까지 자라는 전설의 대물 돗돔이 5년 만에 부산공동어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200kg을 버티는 특수 줄과 붕장어 미끼를 동원해 거친 대한해협에서 사투를 벌인 끝에 하루 두 마리를 낚아 400만 원 수준의 경매가를 기록했습니다.
- 1시간 30분에 걸친 고된 비늘 제거와 해체 작업을 거쳐 30명이 즐길 수 있는 감칠맛 나는 보양 회로 거듭나 현장에 큰 기쁨을 안겼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수산물로 북적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산공동어시장. 이곳에 최근 수많은 사람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주인공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사람 키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크기의 전설의 물고기, 돗돔입니다. 어시장 관계자조차 “2020년 이후 무려 5년 만에 들어온 귀한 몸”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실물을 접하기 힘든 희귀 어종인데요.
평소 손님 맞이로 분주하던 위판장이 순식간에 들썩였고, 부르는 게 값이 될 만큼 열띤 경매가 펼쳐졌습니다. 용왕님이 점지해 주어야만 잡을 수 있고, 3대가 덕을 쌓아야 겨우 맛본다는 이 거대한 심해어는 대체 어떤 사연을 품고 우리 곁으로 찾아온 걸까요?
5년 만에 나타난 귀한 손님 덕분에 평소보다 한층 더 활기 넘치는 위판장의 현장입니다.
왜 5년 만에 나타난 전설의 돗돔에 열광할까
돗돔이 '전설의 물고기'라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최대 몸길이 2m, 무게 280kg까지 자라나는 돗돔은 평소 수심 400m에서 600m 사이의 깊은 심해 암초 지대에 숨어 살아갑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깊은 바닷속에 머물다 보니 평상시에는 조업이 불가능에 가깝죠.
다만 일 년 중 4월에서 7월 사이, 산란을 위해 얕은 연안으로 잠시 올라오는 시기가 있습니다. 어부들에게는 일 년에 단 한 번 찾아오는 이 산란기가 돗돔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셈입니다. 이번 어시장에 입찰된 돗돔 역시 낙찰가가 마리당 4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바다 사나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로또 당첨과도 같은 귀한 결실입니다.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만큼 갓 잡은 돗돔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준비하는 얼음의 양도 엄청납니다.
수심 400m 심해어, 어떻게 낚아 올리는가
전설의 대물을 낚기 위해 어부들은 새벽 2시부터 대한해협 인근 바다로 향합니다. 배로 2시간 30분을 내달려 도착한 곳은 남해와 동해 경계의 깊은 바다. 돗돔은 입맛이 까다로워 웬만한 미끼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데, 10년 차 김광효 선장과 선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찾은 비장의 무기는 바로 살아있는 붕장어입니다. 붕장어의 머리를 바늘로 꿰어 바닷속에서 오랫동안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핵심 비결이죠.
장비 역시 상상을 초월합니다. 웬만한 대형 어종에도 절대 부러지지 않는 특수 제작 낚싯대에, 성인 손가락보다 긴 7~8cm 크기의 특대형 바늘, 그리고 무려 200kg의 무게를 버티는 낚싯줄과 강력한 전동릴이 동원됩니다. 돗돔의 입 안은 사포처럼 날카로워 바늘을 통째로 삼키면 200kg짜리 줄도 단숨에 쓸려 끊어지기 일쑤입니다. 실제로 조업 중 첫 입질에서 줄이 끊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심해의 거물답게 강력한 힘과 날카로운 입 구조 때문에 낚싯줄이 끊어지는 일은 다반사입니다.
성인 남성 4명이 달라붙은 사투와 현장의 변화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두 번째 입질. 바닥에 바위가 걸린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던 대물이 드디어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돗돔이 물속에서 발휘하는 힘은 그야말로 황소와 같아서 어부 혼자 힘으로는 끌어올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성인 남성 4명이 달라붙어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고, 아가미에 줄을 걸고서야 겨우 갑판 위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물고기를 끌어올리는 일은 낚싯바늘이 휘어질 만큼 온 힘을 다해야 하는 고된 사투입니다.
갓 낚아 올린 돗돔은 선도 유지가 생명입니다. 어창에 20kg 얼음 6개를 준비해 영하 1도 상태를 철저히 유지하고, 피를 깔끔하게 빼내어 비린내를 잡습니다. 이렇게 잡힌 돗돔은 전문 가게로 이동해 해체 작업을 거치는데, 갑옷처럼 딱딱하고 두꺼운 비늘을 벗겨내는 작업에만 전체 해체 시간의 절반이 걸립니다. 비늘 제거부터 부위별 해체까지 총 1시간 30분의 정성이 들어가야 비로소 식탁에 오를 준비가 끝납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거친 사투 끝에 마침내 전설의 대물을 낚아 올린 어부들의 기쁨이 전해집니다.
차가운 심해가 선물한 30인분의 풍성한 별미
돗돔 한 마리로 나올 수 있는 회의 양은 무려 30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보통 흰살생선은 지방이 적고 담백하지만, 돗돔은 차가운 심해의 수온을 견디기 위해 몸속에 풍부한 지방을 축적합니다. 덕분에 흰살생선임에도 참치나 소고기처럼 붉은 빛깔의 마블링과 함께 씹을수록 사각거리고 쫄깃한 기름진 풍미가 일품입니다.
특대형 볼살과 등살, 중간 뱃살, 지느러미살은 물론, 고소한 생간과 쫄깃한 껍질까지 거의 모든 부위를 버릴 것 없이 별미로 즐길 수 있습니다. 거친 바다에서 구슬땀을 흘린 어부들의 노고가 묵묵한 시간과 만나 최고급 요리로 결실을 맺는 순간입니다.
예상치 못한 입질에 아쉬움을 삼키며 다시금 낚시에 집중하는 선원들의 긴장된 현장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살피고 지켜봐야 하는가
하루에 두 마리의 대물 돗돔을 낚아 올린 선원들은 기쁨을 누리면서도, 바람이 거세지자 미련 없이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4월에서 7월 산란기 조업은 수확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바다 생태계와 어족 자원을 보호해야 하는 숙제도 함께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광효 선장은 훗날 돗돔을 산 채로 포획해 관련 연구 기관에 기증하고 싶다는 또 다른 꿈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수심 400m 깊은 바닷속 비밀을 품고 있는 돗돔이 앞으로도 우리 바다에서 건강하게 삶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정직한 노동을 이어가는 바다 사나이들의 앞날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게 됩니다.
FAQ
돗돔은 왜 잡기가 어렵고 '전설의 물고기'라고 불리나요?
돗돔은 평소 수심 400m~600m의 깊은 심해 암초 지대에 서식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업으로는 잡을 수 없습니다. 1년 중 4월에서 7월 사이 산란을 위해 얕은 연안으로 올라오는 시기에만 제한적으로 잡히기 때문에 매우 희귀합니다.
돗돔을 낚기 위해 사용하는 특수 장비와 미끼는 무엇인가요?
돗돔의 강력한 힘에 견디기 위해 절대 부러지지 않는 특수 낚싯대, 7~8cm 크기의 특대형 바늘, 200kg의 무게를 견디는 낚싯줄과 전동릴을 사용합니다. 미끼로는 바닷속에서 오래 살아 움직이는 생 붕장어를 사용합니다.
돗돔 회의 맛과 식감은 일반 생선과 어떻게 다른가요?
일반 흰살생선과 달리 심해의 차가운 수온을 견디기 위해 몸에 지방을 많이 축적하므로 기름지고 풍미가 깊습니다. 살이 탱글탱글하고 쫄깃하며 식감이 사각거려 참치나 소고기와 유사한 고급스러운 맛을 냅니다.
잡힌 돗돔의 크기와 경매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돗돔은 최대 몸길이 2m, 무게 280kg까지 자라납니다. 이번 조업에서 잡힌 돗돔은 부산공동어시장 경매에서 마리당 약 400만 원 수준의 높은 가격에 낙찰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