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하게 굳은 밥도 갓 지은 밥처럼 돌아옵니다"…찬밥 데울 때 '이것' 한 스푼만 뿌려보세요


전자레인지용 흰 도자기 그릇에 평평하게 담은 찬밥 위로 소주를 고르게 뿌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전자레인지용 흰 도자기 그릇에 평평하게 담은 찬밥 위로 소주를 고르게 뿌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저녁에 남은 밥을 한 공기씩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면 다음 날 꺼냈을 때 숟가락이 잘 들어가지 않을 만큼 딱딱하게 뭉쳐 있다.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겉은 뜨거운데 가운데는 그대로 차고 단단해서, 한 끼 먹으려다 결국 물을 부어 죽처럼 끓이거나 그냥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이 쓰는 방법이 물을 한두 스푼 뿌려서 데우는 것인데, 물을 넣으면 밥알 겉면만 축축해지고 속은 여전히 설익은 것처럼 질척하게 남는다. 양을 조금 늘리면 바닥에 물이 고여 밥이 떡처럼 들러붙어 버린다.

이때 물 대신 소주를 한 스푼 뿌려 데우면 굳어서 뭉쳐 있던 밥알이 하나씩 떨어지면서 갓 지은 밥처럼 고슬고슬해진다.

냉장고에 하룻밤 둔 밥이 돌처럼 단단해지는 이유

냉장 보관한 밥이 한 덩어리로 굳은 상태를 숟가락으로 살펴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 보관한 밥이 한 덩어리로 굳은 상태를 숟가락으로 살펴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밥이 딱딱해지는 것은 밥알 속 전분이 변하기 때문인데, 갓 지었을 때는 풀어져 있던 전분이 0~10도 사이의 냉장 온도에서 다시 촘촘하게 뭉치면서 단단한 덩어리를 만든다. 이렇게 전분이 뭉치는 동안 밥알이 품고 있던 수분이 밖으로 밀려 나오기 때문에, 겉은 축축한데 씹으면 속은 모래알처럼 꺼끌거리는 상태가 된다.

여기에 물을 뿌려도 잘 풀리지 않는 것은 물이 100도가 되어야 끓어 증기로 바뀌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 안에서 물은 밥알 겉면에 머물다가 늦게 증기가 되고, 그사이 밥 바깥쪽만 먼저 뜨거워져 가운데 뭉친 덩어리까지는 김이 들어가지 못한다.

소주에 든 알코올은 78도쯤에서 끓어 물보다 먼저 증기로 바뀌고, 물보다 표면장력이 낮아 밥알 사이 좁은 틈으로 잘 퍼진다. 가열이 시작되자마자 밥 덩어리 속으로 김이 번지면서 뭉친 전분을 안에서부터 풀어 주는 셈이다. 알코올은 데우는 1분 사이에 모두 날아가므로 다 된 밥에서 술 냄새나 술맛은 나지 않는다.

굳은 밥 고슬고슬하게 데우는 방법

금속 장식이 없는 흰 그릇의 밥 위를 숟가락 등으로 평평하게 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금속 장식이 없는 흰 그릇의 밥 위를 숟가락 등으로 평평하게 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소주 한 스푼이 전부다. 밥 한 공기에 밥숟가락으로 한 번 뜬 양, 약 15밀리리터를 쓰고 두 공기를 데울 때는 두 스푼을 넣는다. 소주는 집에 있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고, 과일 향이 들어간 것은 향이 남을 수 있어 일반 소주가 낫다.

먼저 밥을 전자레인지에 쓸 수 있는 그릇에 옮기고 가운데 봉우리처럼 솟은 부분을 숟가락 등으로 눌러 평평하게 편다. 그 위에 소주를 한곳에 붓지 말고 밥 전체에 뿌리듯 고루 끼얹는다. 금테나 은테가 둘러진 그릇은 불꽃이 튈 수 있어 쓰지 않는다.

그다음 뚜껑이나 접시를 한쪽이 살짝 열리게 덮고 1분을 돌린다. 완전히 밀폐하면 김이 빠져나가지 못해 밥이 질어지고, 아무것도 덮지 않으면 수분이 날아가 더 푸석해지므로 한쪽을 조금 띄워 두는 것이 좋다. 냉동실에서 바로 꺼낸 밥이라면 1분을 더 돌린다.

전자레인지 안에서 접시 한쪽을 살짝 띄워 밥그릇을 덮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전자레인지 안에서 접시 한쪽을 살짝 띄워 밥그릇을 덮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돌아가면 그릇이 뜨거우니 마른 천으로 잡아 꺼내고, 주걱으로 아래위를 한 번 뒤섞어 30초쯤 그대로 둔다. 김이 한 김 빠진 뒤 주걱으로 떠서 밥알이 서로 붙지 않고 하나씩 떨어지면 제대로 된 것이다. 가운데가 아직 단단하면 소주를 더 넣지 말고 20초만 더 돌린다.

데운 밥을 흰 플라스틱 주걱으로 가볍게 섞어 밥알을 풀어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데운 밥을 흰 플라스틱 주걱으로 가볍게 섞어 밥알을 풀어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단, 냄새가 변했거나 표면이 끈적한 밥에는 쓰지 않는다. 이 방법은 굳은 밥의 식감을 되돌리는 것일 뿐이라서, 상한 밥은 데워도 그대로다. 밥을 남길 때 처음부터 한 공기씩 나눠 식혀 두면 다음에 데울 때 훨씬 고르게 풀린다.

남은 밥을 버리기 전에 소주 한 스푼만 뿌려 데워 보길 권한다. 밥 한 공기를 살리는 일은 식구들이 다음 끼니에 먹을 밥상을 한 가지 덜 걱정하게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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