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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이란 등으로부터 저렴하게 원유를 대량 매입해 막대한 비축유를 확보하며 유가 충격에 대비해 왔습니다.
  • 또한 원유와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과거의 기술인 '석탄 화학'을 부활시키고, 석탄 발전소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전력망과 산업을 안정시켰습니다.
  • 이는 10년 전부터 기획된 공급망 독립 전략의 결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사후 대응을 넘어선 장기적인 경제 안보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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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뉴스가 연일 쏟아지는데, 정작 중국은 쏙 들어갔습니다. 가만히 있을 나라가 아닌데 아무 소리도 안 하고 있죠. 왜 그럴까요?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뒤에서 흐뭇하게 웃고 있는 표지가 실렸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미국의 이란 공습과 중동 위기가 오히려 시진핑 주석의 '에너지 독립 정책'이 옳았음을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중국은 이번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서 거의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지난 10년간 미국이 장악한 공급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치밀하게 에너지를 비축하고, 석탄을 활용한 독자적인 산업 구조를 만들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가 유가와 천연가스 폭등에 떨고 있을 때, 중국이 뒤에서 조용히 웃을 수 있는 진짜 이유를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제재 국가의 원유를 쓸어 담는 '그림자 함대'

전쟁으로 원유 공급망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아야 할 나라는 중국처럼 보입니다.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석유를 많이 쓰는 나라이고, 필요한 석유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중국은 지난 수년간 수입 원유의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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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05:27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입니다. 2021년 연간 5억 배럴 수준이던 이들 국가로부터의 수입량은 최근 10억 배럴 이상으로 두 배 훌쩍 뛰었습니다. 사는 사람이 중국밖에 없으니 굉장히 싼값에 기름을 사 와서 비축유로 쟁여두는 겁니다. 현재 중국의 전략 비축유 규모는 약 12억 배럴로, 미국의 4.6억 배럴이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회원국에 풀라고 권고한 4억 배럴을 아득히 뛰어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중국이 미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그림자 함대'와 스위프트(SWIFT) 결제망을 우회하는 독자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명분을 내세워 불량 국가들을 제재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이 제재를 활용해 자신들만의 '에너지 밥그릇'을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중동 해협이 막히든 말든 중국은 이미 싼값에 넉넉한 기름을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석유 대신 석탄으로 플라스틱을 만든다

원유 공급망 위기는 단순히 연료 부족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원유에서 뽑아내는 '나프타(Naphtha)'가 끊기면 플라스틱을 비롯한 모든 화학 산업과 공산품 생산이 멈춥니다. 한국은 연간 6천만 톤의 나프타를 쓰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800만 톤을 중동 등에서 수입합니다. 중동에서 문제가 생기면 당장 쓰레기봉투 대란이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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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10:25


그런데 중국은 다릅니다. 전 세계에서 나프타를 가장 많이 쓰지만 수입량은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171만 톤에 불과합니다. 정유 공장이 많은 것도 이유지만, 진짜 비밀은 '석탄 화학 산업'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는 원유나 천연가스에서 기초 화학 원료를 뽑아냅니다. 하지만 중국은 땅 파면 나오는 석탄을 가스화해서 메탄올, 암모니아, 에틸렌 같은 기초 유분을 만들어냅니다.

사실 석탄 화학은 1920년대 유럽에서 쓰던 구식 기술입니다. 물을 엄청나게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뿜어내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도태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 더럽고 비싸더라도 해상 봉쇄의 위험이 없는 석탄을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중국은 암모니아의 78%, 메탄올의 84%를 석탄으로 만들며 원유 공급망이 완전히 끊겨도 화학 산업을 굴릴 수 있는 독자 생존망을 완성했습니다.

가스 대신 석탄으로 버티는 전력망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전기요금이 폭등하는 것도 전 세계적인 상식입니다. 재생에너지를 늘릴수록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는 '간헐성' 문제가 생기는데, 이를 메워주는 기동성 좋은 발전원이 바로 천연가스(LNG)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 전기요금 인상의 고리마저 아예 끊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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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20:09


중국의 전력 믹스를 보면 천연가스 발전소의 비중은 고작 2%에 불과합니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또다시 '석탄'입니다. 중국은 태양광 발전이 쏟아지는 낮에는 석탄 발전소의 출력을 확 줄이고, 해가 지면 다시 출력을 높이는 '탄력 운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습니다.

탄소를 줄이겠다며 재생에너지를 깔면서 탄소 배출의 주범인 석탄으로 백업을 한다는 게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중국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친환경도 좋지만, 미국이 해협을 막아서 가스가 끊기면 어떡할 거냐"는 겁니다. 결국 자국에서 무한정 조달 가능한 석탄을 유연성 전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천연가스 가격 폭등에도 전기요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산업 경쟁력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10년을 준비한 중국,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나

결국 이번 사태는 10년 전부터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공급망 독립을 준비해 온 중국의 전략이 빛을 발한 결과입니다. 전쟁이 끝나고 나면, 싼값에 에너지를 조달하고 전기요금 인상 압박도 피한 중국 산업의 원가 경쟁력은 훨씬 더 무서워질 것입니다.

반면 한국의 상황은 뼈아픕니다. 우리는 일이 터져야만 부랴부랴 어디서 무엇이 부족한지 찾고 대체 수입선을 알아봅니다. 자유무역 시대에는 "싼 것을 사다 쓰면 된다"는 논리가 통했지만, 지금은 공급망 자체가 무기가 되는 시대입니다.

일본은 이미 경제안보법을 만들어 의존도가 높은 물품의 국산화와 대체재 마련을 법률로 강제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사후약방문식 대응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당장 친환경이라는 명분에 갇혀 우리가 가진 자원과 인프라의 활용 가능성을 좁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최악의 공급망 단절 상황에서 우리 산업을 어떻게 굴릴 것인지 냉정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다시 짜야 할 때입니다.


FAQ

중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70%나 되는데 어떻게 유가 충격을 피했나요?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으로부터 시장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원유를 대량으로 사들였습니다. 또한 미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독자적인 결제망과 그림자 함대를 구축해 약 12억 배럴에 달하는 막대한 비축유를 확보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환경 오염에도 불구하고 석탄 화학 산업을 키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해상 수송로가 막혀 원유 수입이 끊길 경우 플라스틱 등 공산품 생산의 필수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환경 오염이 심하더라도 자국에서 풍부하게 생산되는 석탄을 활용해 기초 유분을 생산함으로써 에너지와 산업 안보를 지키려는 전략입니다.

재생에너지를 늘리면서 가스 대신 석탄 발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보통 재생에너지의 불규칙한 발전량을 보완하기 위해 기동성이 좋은 천연가스(LNG) 발전을 주로 사용하지만, 중국은 천연가스 비중을 2%로 낮추고 석탄 발전소의 출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탄력 운전'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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