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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입자의 대항력은 다음 날 0시에 발생하고 은행의 근저당은 즉시 발효되는 맹점을 악용한 '당일치기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실시간 정보 연계가 추진됩니다.
  • 부처 간 칸막이와 시스템 구축 비용, 그리고 전체 사기의 0.1%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40년간 방치되었으나 최근 전세사기 사태로 해결책이 마련되었습니다.
  • 법안 통과 후 약 6개월의 시스템 구축을 거쳐 이르면 올해 9월부터 은행이 대출 전 세입자의 전입 및 확정일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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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날 아침 일찍 주민센터에 가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는데, 같은 날 오후 집주인이 그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식적으로는 먼저 전입신고를 한 세입자가 보호받아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세입자의 법적 권리인 대항력은 신고 다음 날 0시에 발생하지만, 은행의 근저당 설정은 등기 접수 즉시 효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기막힌 틈새를 노린 이삿날 전세사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구멍이 40년 동안이나 방치되어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전세 계약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핵심만 짚어보겠습니다.


이삿날 전세사기,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나


문제의 근원은 1981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만들어질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마친 당일이 아닌, 다음 날 0시부터 권리를 인정받게 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은행 대출 시스템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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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03:08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실행할 때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여 선순위 권리자가 없는지 살핍니다. 그런데 만약 전입신고 즉시 세입자에게 대항력이 생긴다면, 은행이 대출을 내주는 그 찰나의 순간에 누군가 전입신고를 해버릴 경우 은행은 꼼짝없이 후순위로 밀려나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됩니다. 과거에는 동사무소 직원이 수기로 서류를 관리하던 시절이라 실시간으로 전입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세입자를 보호하려다 집주인의 정상적인 담보대출마저 완전히 막혀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권리관계의 선후를 명확히 하고자 전입신고의 효력을 하루 늦추는 타협을 한 것입니다.


왜 40년 동안이나 방치되었을까?


그렇다면 인터넷이 보급되고 실시간 전산 처리가 가능해진 2000년대 이후에는 왜 이 법을 고치지 않았을까요? 가장 큰 장벽은 부처 간 칸막이와 시스템 동기화의 어려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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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14:03


대출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모으려면 법원(등기부), 행정안전부(주민등록), 국토교통부(실거래가 및 임대차 정보)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맞물려야 합니다. 하지만 사법부 관할인 등기부 정보를 외부 행정기관이나 은행에 실시간으로 개방하는 것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가 컸고, 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더 뼈아픈 이유는 이른바 '비용 대비 효과'라는 냉혹한 계산이었습니다. 전입신고 당일 대출을 받는 악의적인 전세사기는 전체 전세사기 사건의 약 0.1%에 불과했습니다. 피해 금액으로 치면 수십억 원 수준인데, 이를 막기 위해 전국적인 통합 전산망을 구축하는 데 수백억 원의 비용을 쓰는 것이 맞느냐는 행정 편의주의적 회의론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결국 소수의 억울한 피해자들은 각자도생의 영역으로 방치되어 왔습니다.


이제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


최근 전세사기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드디어 해결책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나 시스템 구축 비용보다 국민의 주거 안전과 권리관계의 투명성이 훨씬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변화의 핵심은 은행과 정부 부처 간의 통합 시스템 구축입니다. 앞으로는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기 전에 실시간 통합망에 접속하여 해당 주택에 확정일자를 받거나 전입신고를 한 세입자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게 됩니다. 만약 세입자가 있다면 은행은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승인을 거절할 수 있으므로, 세입자는 다음 날 0시가 되기 전에 은행에 밀려 보증금을 잃는 억울한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통합망의 데이터를 활용해 '전세안심앱'도 고도화될 예정입니다. 다가구 주택처럼 여러 세대가 모여 있어 기존에는 파악하기 힘들었던 선순위 보증금의 총액과 권리관계를 앱을 통해 미리 분석해 볼 수 있게 되어,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부터 시행되며,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관련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여야 간 큰 이견이 없어 통과가 유력합니다. 다만 법이 통과되더라도 흩어진 데이터를 모으고 은행망과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약 6개월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실제 가동은 이르면 올해 9월경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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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더스탠딩 : 세상의 모든 지식 제공 영상 · 30:35


이삿날 사기를 막는 통합망 구축은 환영할 일이지만,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둘러싼 일관성 없는 정책은 여전히 씁쓸함을 남깁니다. 최근 정부는 세입자 보호를 위해 경매 시 국가 세금(당해세)보다 세입자의 보증금을 먼저 빼주도록 배당 순서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LH를 동원해 경매에 나온 피해 주택을 비싸게 매입해 주는 등 땜질식 처방을 내놓고 있습니다.


단 한 명의 피해자라도 시스템의 맹점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국가가 보호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여론이 들끓을 때만 부랴부랴 편법에 가까운 구제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애초에 이런 사기가 불가능하도록 제도의 허점을 미리 메우는 합리적이고 일관된 룰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FAQ

전입신고를 일찍 해도 당일 대출을 받으면 왜 세입자가 불리한가요?

법적으로 세입자의 대항력은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하지만, 은행의 담보대출(근저당 설정)은 등기 접수 '즉시'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같은 날 이루어지면 은행의 권리가 세입자보다 무조건 앞서게 됩니다.

은행은 앞으로 세입자의 전입 여부를 어떻게 확인하나요?

법원,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의 데이터를 하나로 모은 실시간 통합 시스템이 구축됩니다. 대출 심사 시 은행이 이 시스템에 접속해 해당 주택에 전입신고나 확정일자를 받은 세입자가 있는지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대출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새로운 제도는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며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법 통과 후 각 부처의 전산망을 통합하고 은행 시스템과 연계하는 데 약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실제 가동은 이르면 올해 9월경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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