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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벚꽃 시즌이 끝난 것 같다고 생각할 때쯤, 충청남도 서산에서는 봄이 다시 시작된다. 일반 벚꽃이 지고 난 뒤 1~2주 뒤인 4월 중순, 개심사 경내에 전국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꽃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이름은 청벚꽃이다. 국내 학계에 보고된 수종으로는 개심사가 유일한 곳이다. 4월만 되면 개화 시기를 묻는 문의 전화가 쇄도해 사찰 측이 따로 공지를 올릴 정도로, 이 꽃 하나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진다.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 창건된 충남 4대 사찰 중 하나인 개심사는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영산회괘불탱 등 귀중한 문화재를 품고 있다. 그러나 4월이 되면 문화재보다 청벚꽃의 인기가 더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만큼, 봄의 개심사는 꽃이 주인공이 된다.
국내 유일, 햇살 따라 색이 바뀌는 청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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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청벚꽃은 멀리서 보면 나뭇잎이 달린 것처럼 보여 가까이 다가가게 만든다. 붙어서 보면 꽃의 형태는 일반 벚꽃과 같지만 꽃잎 전체에서 은은한 옥빛과 연둣빛이 감돌며 햇살 방향에 따라 색감이 달라진다. 화려한 일반 벚꽃과 달리 차분하고 오묘한 분위기를 내는 것이 청벚꽃만의 특징이다.
서산시 해설사에 따르면 원래 경내에 자생하던 것을 이식해 현재 경내에 총 4그루가 있으며 그중 경내에 있는 것이 가장 크고 화려하게 개화한다. 개심사의 청벚꽃과 왕벚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될 만큼 귀한 수종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이 꽃을 신비로운 나무라 부르며 봄마다 찾아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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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청벚꽃 옆으로는 솜사탕처럼 풍성한 분홍빛 겹벚꽃이 나란히 피어 있어 두 꽃의 색감 대비가 더욱 선명해진다. 화려한 분홍빛 겹벚꽃과 차분한 옥빛 청벚꽃이 나란히 서 있는 이 장면은 개심사에서만 연출되는 봄의 풍경이다.
매년 이 시기를 맞춰 찾아오는 여행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개심사의 문화재만큼이나 청벚꽃의 인기가 대단한 것 같았고 겹벚꽃과 청벚꽃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는 개심사는 다른 사찰보다 훨씬 고즈넉하고 분위기 있었다"는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안양루 세 개의 문 너머로 담기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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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주차장에서 사찰까지 이어지는 약 2km 진입로 양옆으로 겹벚꽃 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 경내에 들어서기 전부터 봄 풍경이 시작된다. 경내 안으로 들어서면 안양루 세 개의 문 너머로 봄 풍경이 프레임처럼 담기는 구도가 완성된다.
무량수각 앞 대형 겹벚꽃 나무와 연못 주변이 여행객들이 특히 많이 머무는 지점이다. 인공미가 적은 사찰로 알려진 개심사는 꾸며지지 않은 자연스러운 공간 배치 덕에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봄꽃과 전각이 어우러지는 완성된 그림이 나온다.
규모는 작지만 서산 3경에 속하는 풍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만개 시기 주말에는 주차장이 꽉 찰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1년 중 개심사에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가 바로 청벚꽃 피는 때라는 말이 돌 정도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에서 20분, 무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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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개심사는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1-86에 위치하며 입장료와 주차 모두 무료다.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자가용 이용 시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다. 대중교통은 서산버스터미널에서 개심사 방면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청벚꽃 개화 시기는 해마다 기온에 따라 달라지므로 방문 전 개심사 공식 채널을 통해 개화 현황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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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산책을 마친 방문객들의 소감도 한결같다. "벚꽃이 다 진 줄 알고 기대 없이 갔는데 청벚꽃이라는 것을 처음 봤고 이런 꽃이 세상에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전국 유일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고 개심사를 알고 나서부터는 매년 4월 일정이 자동으로 잡힌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