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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전라남도 순천에 봄이 되면 같은 사찰을 두 번 찾는 여행자들이 있다. 3월 말 매화가 절정일 때 한 번, 4월 중순 겹벚꽃이 만개할 때 또 한 번이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천년 고찰 선암사 이야기다.
대부분의 봄꽃 명소가 한 번의 절정으로 끝나는 것과 달리, 선암사의 봄은 매화에서 시작해 겹벚꽃으로 이어지며 한 달 넘게 계속된다.
4월 중순 겹벚꽃 시즌 스냅사진 프로그램이 판매 시작 일주일 만에 전 회차 매진될 만큼 이 시기의 선암사 풍경은 그 가치를 이미 증명하고 있다.
매화에서 겹벚꽃으로, 끊이지 않는 봄의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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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3월 말 현재 선암사 경내 곳곳의 매화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선암매를 비롯해 원통전 뒤편과 각황전 돌담길을 따라 피어난 홍매화와 백매화가 고풍스러운 전각과 어우러지며 봄의 첫 번째 절정을 완성한다.
매화가 지고 나면 선암사의 봄은 끝나지 않는다. 4월 중순이 되면 경내 곳곳의 겹벚꽃 나무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린다. 일반 왕벚꽃보다 꽃잎이 겹으로 풍성하게 피어나는 겹벚꽃은 만개했을 때의 밀도와 화사함이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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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고즈넉한 사찰의 고풍스러운 전각들을 배경으로 겹벚꽃이 터지는 이 장면은 선암사가 봄 내내 전국에서 방문자를 불러 모으는 이유다.
매년 이 시기를 맞춰 찾아오는 여행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매화 보러 왔다가 한 달 뒤 겹벚꽃 때 또 찾게 됐다. 같은 절인데 전혀 다른 풍경이라 두 번 다 가길 잘했다", "겹벚꽃 스냅 예약을 못 해서 아쉬웠지만 그냥 산책만 해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승선교 아래 강선루, 선암사의 시그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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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선암사에는 경내로 들어서기 전부터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장면이 있다. 사찰 입구 계곡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석교 승선교 아래에서 바라보면 강선루가 프레임처럼 담기는 구도가 완성된다.
조선시대 홍교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승선교의 완벽한 반원 아치와 그 너머로 보이는 강선루의 조합은 선암사에서 가장 많이 담기는 포토스팟이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이 구도를 눈에 담는 순간, 유네스코가 왜 이 사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경내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흙길로 조성되어 있어 老幼 가릴 것 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봄꽃과 함께 도솔천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이 길은 선암사가 단순한 꽃구경 명소를 넘어 깊은 산사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임을 증명한다.
순천완주고속도로 승주 나들목에서 15분, 무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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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선암사는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길 450에 위치하며 현재 입장료는 무료다. 자가용 이용 시 순천완주고속도로 승주 나들목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다.
대중교통은 순천역에서 버스를 이용해 선암사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약 20분이면 경내에 닿는다. 4월 중순 겹벚꽃 절정 주말에는 방문객이 크게 몰리므로 이른 오전 방문이 한적하고 여유롭다.
겹벚꽃 스냅사진 프로그램은 시즌 전 빠르게 마감되므로 관심 있다면 사전 예약 일정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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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산책을 마친 방문객들의 소감도 한결같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말이 괜한 게 아니었고 승선교 아래에서 바라본 강선루 풍경은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깊이가 있었다", "겹벚꽃 때 다시 오겠다고 다짐하고 왔는데 매화도 겹벚꽃도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