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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고개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
벚꽃 명소라고 하면 대부분 평탄한 공원이나 호숫가를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경상남도 창원에는 산봉우리를 따라 S자로 구불구불하게 올라가는 고갯길 위로 벚꽃이 층층이 쌓이며 전혀 다른 스케일의 봄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 있다. 창원 안민고개다.
평지에서 보는 벚꽃과 산등성이에서 보는 벚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수십 년 된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겹겹이 층을 이루며 만개하는 이 고갯길은, 시선을 위로 향할 때마다 하늘을 가리는 거대한 벚꽃 터널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듯한 엄청난 공간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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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고개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
3월 말에서 4월 초 벚꽃 절정 시기, 안민고개는 경남에서 가장 웅장한 봄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산등성이를 감싸는 겹벚꽃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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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고개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
안민고개의 풍경이 다른 벚꽃 명소들과 철저하게 차별화되는 지점은 지형이 빚어내는 입체감이다. 경사면을 따라 벚나무들이 겹겹이 층을 이루며 늘어서 있어 어느 지점에 서도 위아래 사방으로 벚꽃이 가득 찬 압도적인 공간 속에 잠기는 느낌이 든다.
고갯길 정상 부근에 다다르면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시야가 뻥 뚫리며 발아래로 진해 시가지의 아기자기한 풍경과 잔잔한 진해만의 푸른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아득하게 펼쳐진다. 벚꽃 터널과 바다 전망이 동시에 펼쳐지는 이 조합은 안민고개에서만 만들 수 있는 장면이다.
구불구불한 차도 옆으로는 보행자를 위한 나무 덱 산책로가 길게 조성되어 있어 드라이브와 산책 모두 즐길 수 있다. 경사가 있지만 덱으로 잘 정비되어 있어 벚꽃을 바로 옆에서 마주하며 걷는 색다른 산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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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고개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
매년 이 시기를 맞춰 찾아오는 여행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산등성이를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벚꽃길이 평지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웅장함을 줬고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고 나무 덱 산책로를 걷기에도 완벽했다", "상업적인 시설이 없고 오롯이 벚꽃과 바다, 산세만 있어서 풍경에 깊게 몰입할 수 있었고 탁 트인 전망을 내려다보니 가슴이 뻥 뚫렸다"는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진해만 노을과 벚꽃 실루엣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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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고개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
안민고개 풍경의 진짜 클라이맥스는 해 질 녘에 찾아온다. 낮 동안 차갑고 푸르던 진해만 바다가 일몰과 함께 순식간에 강렬한 주황빛과 붉은빛으로 타오른다.
이때 능선을 덮고 있는 거대한 벚나무 가지들과 흩날리는 꽃잎들이 노을빛을 받아 어두운 실루엣으로 강조된다. 화려한 색채를 비워내고 빛과 그림자만으로 그려내는 이 장엄하고 낭만적인 풍경은 안민고개가 단순한 벚꽃 명소를 넘어 경남 최고의 봄 일몰 명소로도 꼽히는 이유다.
낮의 벚꽃 터널과 저녁의 일몰 실루엣을 모두 즐기려면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 도착해 벚꽃 드라이브를 즐기다 정상 전망 포인트에서 노을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알찬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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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고개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
안민고개는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안민동 일대에 위치하며 별도 입장료는 없다. 부산에서 차로 약 40분, 창원 시내에서는 약 20분 거리다. 고갯길 곳곳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나 벚꽃 절정 주말에는 차량이 집중되므로 이른 오전이나 평일 방문이 여유롭다.
산책로를 걷고 난 방문객들의 소감도 한결같다. "해 질 녘에 진해만이 내려다보이는 뷰 포인트에 섰는데 노을 지는 바다와 벚꽃 실루엣이 교차하는 풍경에 정말 숨이 멎는 줄 알았고 제 인생 최고의 일몰 명소였다", "이런 벚꽃 뷰는 직접 올라와 보기 전까지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스케일이었고 매년 봄마다 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