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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주방세제 거품 / 사진=더카뷰 |
설거지하며 주방 세제를 쓸 때 거품이 풍성하게 일어야 기름때가 잘 닦인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거품이 부족하다 싶으면 세제를 한 번 더 펌핑하게 되고, 풍성한 거품을 보면서 제대로 씻기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거품이 세정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세제 사용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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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주방세제 / 사진=더카뷰 |
주방 세제의 세정력은 계면활성제가 기름 분자를 감싸서 물에 분산시키는 유화 작용에서 나온다.
계면활성제 분자는 한쪽은 기름을 좋아하고 반대쪽은 물을 좋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기름 주변을 동그랗게 감싸 물 속으로 끌어내는 방식으로 기름때를 제거한다.
거품은 이 계면활성제가 기름이 아닌 공기를 품었을 때 생기는 부산물이다. 즉 거품은 계면활성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일 뿐, 세정력 자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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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세척기 세제 / 사진=더카뷰 |
이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식기세척기 세제다. 식기세척기 세제는 거품이 거의 발생하지 않도록 소포제를 넣어 만들지만 세정력은 오히려 강하다.
거품이 많으면 기계 안에서 넘치거나 제대로 배출이 안 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세탁기 세제도 같은 이유로 거품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진다. 거품이 없어도 세정력은 충분히 강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제조사들이 주방 세제에 발포 성분을 따로 첨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품이 풍성해야 잘 닦이는 느낌을 준다는 소비자 심리를 고려한 설계이지 세정력 향상과는 무관하다. 거품을 보고 세제를 더 추가하는 행동이 결국 불필요한 낭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세제 많이 쓸수록 헹굼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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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주방세제 거품 / 사진=더카뷰 |
세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세정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헹굼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대한환경공학회지 연구에 따르면 7초 헹굼으로는 모든 용기에서 계면활성제가 검출됐지만 15초 이상 헹구면 대부분 불검출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제를 많이 쓸수록 잔류 세제가 식기에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를 완전히 제거하려면 헹굼 시간을 늘려야 한다. 뚝배기처럼 다공성 소재는 30초 이상 충분히 헹구는 것이 권장된다. "세제를 많이 썼는데 오히려 그릇에서 세제 냄새가 난다"는 경험이 있다면 헹굼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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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주방세제 / 사진=더카뷰 |
식약처 권장 기준은 물 1L에 세제 2.5mL다. 이 기준보다 많이 쓴다고 세정력이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헹굼 횟수만 늘어나는 결과가 생긴다. 수세미에 세제를 직접 펌핑해서 쓰는 방식은 양 조절이 어려워 과다 사용으로 이어지기 쉽다.
세제를 분무기에 물과 희석해 사용하면 양 조절이 쉽고 수세미 전체에 골고루 분사되어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세정력을 낼 수 있다. 거품 대신 계면활성제 농도에 집중하는 것이 세제를 올바르게 쓰는 방법이다.